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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제목<望嶽(망악)> 외, ≪정본완역 두보전집≫제1권【두보초기시역해1】두보2020-07-03 22: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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望嶽(망악)

岱宗夫如何(대종부여하) 齊魯青未了(제노청미료)
造化鐘神秀(조화종신수) 陰陽割昏曉(음양할혼효)
盪胸生曾雲(탕흉생증운) 決眥入歸鳥(결자입귀조)
會當凌絕頂(회당릉절정) 一覽眾山小(일람중산소)

- 태산을 바라보다

태산은 대저 어떠한가?
제와 노에 걸쳐 푸른 모습 끝이 없다.
조물주는 신령스럽고 빼어난 기운을 모아 놓았고
산의 앞쪽과 뒤쪽은 밤과 새벽을 갈랐다.
층층의 구름이 생겨나니 마음이 후련히 씻기고
눈을 크게 뜨고 보니 돌아가는 새가 산으로 들어간다.
언젠가 반드시 산꼭대기에 올라
뭇 산들이 작은 것을 한 번 내려다보리라.

飲中八仙歌(음중팔선가)

知章騎馬似乘船(지장기마사승선) 眼花落井水底眠(안화락정수저면)
汝陽三斗始朝天(여양삼두시조천) 道逢麹車口流涎(도봉부거구류연)
恨不移封向酒泉(한불이봉향주천) 左相日興費萬錢(좌상일흥비만전)
飲如長鯨吸百川(음여장경흡백천) 銜杯樂聖稱避賢(함배락성칭피현)
宗之瀟灑美少年(종지소쇄미소년) 舉觴白眼望青天(거상백안망청천)
皎如玉樹臨風前(교여옥수림풍전) 蘇晉長齋繡佛前(소진장재수불전)
醉中往往愛逃禪(취중왕왕애도선) 李白一斗詩百篇(이백일두시백편)
長安市上酒家眠(장안시상주가면) 天子呼來不上船(천자호래불상선)
自稱臣是酒中仙(자칭신시주중선) 張旭三杯草聖傳(장욱삼배초성전)
脫帽露頂王公前(탈모로정왕공전) 揮毫落紙如雲烟(휘호락지여운연)
焦遂五斗方卓然(초수오두방탁연) 高談雄辨驚四筵(고담웅변경사연)

술을 마시는 여덟 신선의 노래

하지장은 말을 타도 배를 탄 듯하니
눈이 어질하여 우물에 떨어지면 물 바닥에서 잔다.

여양왕은 서 말을 마셔야 비로소 천자를 알현하는데
길에서 누룩 수레를 만나면 입에서 침을 흘리며
주천으로 봉지를 옮기지 못한 것을 한탄한다.

좌상은 날마다 흥이 나서 만 전을 쓰나니
큰 고래가 모든 강물을 빨아들이듯 술을 마시며
술잔을 입에 물고는 성인을 즐기고 현인을 피한다고 한다.

최종지는 말쑥한 아름다운 젊은이여서
술잔 들어 백안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바람 앞에 선 옥나무처럼 빛난다.

소진은 수놓은 부처 앞에서 오래도록 재계를 하였지만
취하면 종종 참선에서 빠져나가길 좋아한다.

이백은 술 한 말에 시 백 편을 쓰는데
장안 저자의 술집에서 잠들어
천자가 불러서 와도 배에 오르지 않고
스스로 신은 술 취한 신선입니다라고 칭한다.

장욱은 석 잔 술을 마시면 초서의 성인이라고 전해지는데
왕공 앞에서 모자 벗고 정수리를 드러내고는
붓을 휘둘러 종이에 쓰면 구름안개와 같다.

초수는 다섯 말 술을 마시면 바야흐로 출중해져
고담과 웅변으로 사방 자리의 삼을 놀라게 한다.

白絲行(백사행)

繰絲須長不須白(조사수장불수백) 越羅蜀錦金粟尺(월라촉금금속척)
象牀玉手亂殷紅(상상옥수란은홍) 萬草千花動凝碧 (만초천화동응벽)
已悲素質隨時染(이비소질수시염) 裂下鳴機色相射(열하명기색상사)
美人細意熨貼平(미인세의위첩평) 裁縫滅盡針線跡(재봉멸진침선적)
春天衣著爲君舞(춘천의저위군무) 蛺蝶飛來黃鸝語(협접비래황리어)
落絮遊絲亦有情(낙서유사역유정) 隨風照日宜輕擧(수풍조일의경거)
香汗淸塵汙顔色(향한청진오안색) 開新合故置何許(개신합고치하허)
君不見才士汲引難(군불견재사급인난) 恐懼棄捐忍羇旅(공구기연인기려)

흰 실의 노래

실 켜는 것은 모름지기 길게 해야 하지 희게 할 필요는 없다
월 지방 비단, 촉 지방 비단에 금으로 장식한 자,
상아 베틀 옥 같은 손에 검붉은 빛이 어지럽고
만 가지 풀, 천 가지 꽃에 짙푸른 빛이 움직인다.
흰 바탕이 때를 따라 물들게 됨을 이미 슬퍼하는데
우는 베틀에서 잘리어 내려오니 빛이 서로 비춘다.
미인이 세심하게 다려서 평평하게 하고
재봉함에 바느질 자국을 말끔히 없앤다.

봄날 옷을 입고 임을 위하여 춤을 추니
나비가 날아오고 꾀꼬리가 노래하며,
떨어지는 버들솜과 떠다니는 실도 정이 있어
바람에 흔들리고 해에 비치며 가볍게 들리는 춤옷과 어울린다.

향기로운 땀과 맑은 먼지가 색깔을 더럽히니
새것을 열고 옛것을 닫고서는 어디에 두는가.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재주 있는 선비 이끌기가 어려운 것을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 나그네 생활 참노라.

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 其六(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 기육)

風磴吹陰雪(풍등취음설) 雲門吼瀑泉(운문후폭천)
酒醒思臥簟(주성사와점) 衣冷欲裝綿(의랭욕장면)
野老來看客(야로래간객) 河魚不取錢(하어불취전)
秪疑淳樸處(지의순박처) 自有一山川(자유일산천)

-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린에서 노닐다. 其六

바람 부는 돌길에 어두운 눈 날리고
구름 낀 산문에선 폭포가 포효한다.
술 깨어 대자리에 누울까 하였는데
옷이 차가우니 솜을 덧대고 싶어진다.
야로가 객을 보러 와서는
강 물고기 돈을 받지 않으니,
다만 순박한 이곳에
절로 하나의 산천이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

奉陪鄭駙馬韋曲 其二(봉배정부마위곡 기이)

野寺垂楊裏(야사수양리) 春畦亂水間(춘휴란수간)
美花多映竹(미화다영죽) 好鳥不歸山(호조불귀산)
城郭終何事(성곽종하사) 風塵豈駐顔(풍진기주안)
誰能共公子(수능공공자) 薄暮欲俱還(박모욕구환)

- 위곡에서 정부마를 받들어 모시다. 其二

들의 절은 늘어진 버들 속이요
봄 밭두둑은 어지로운 물 가운데라.
화려한 꽃들 대나무에 많이 비치고
고운 새는 산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성곽에는 끝내 무슨 일이 있을 것이며,
풍진에서 어찌 젊은 얼굴 유지할 수 있겠는가.
누가 능히 공자와 더불어
해 질 녘에 함께 돌아가고자 하리요?

⊙ 강민호 · 김만원 · 김성곤 · 김수희 외 역해, ≪정본완역 두보전집≫ 제1권【두보초기시역해1】,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20

두보(杜甫, 712~770): 盛唐期의 시인. 자는 子美, 호는 少陵野老, 杜陵野老, 杜陵布衣 등이 있다. 河南의 공현(鞏縣)에서 태어났다. 그는 詩仙 李白과 함께 李杜로 불렸다. 문학을 발판 삼아 벼슬로 나아가려던 그의 꿈이 큰 성취를 이루지 못함으로써 짧은 한때를 빼고는 평생을 가난과 병으로 고생을 겪어야 했다. 남긴 시는 1500여 수에 달하며 작품집으로 杜工部集이 있다. 후세 사람들에게 詩聖으로, 시는 詩史라는 칭호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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