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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제목≪풍속의 역사≫ 에두아르트 푹스-'계급에 따라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성 모럴'-2020-02-12 19: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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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의 도덕행위, 도덕관, 도덕률은 어느 시대에서든 그 시대 인간의 성행동의 존재방식을 좌우하는 근본이 되는데 성행동은 그 시대의 발전상을 인식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성 모럴의 역사는 인간의 사회생활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즉 합법적이거나 비합적인 모든 연애(결혼, 정절, 순결, 간통, 매춘) 의 역사, 또 성적 활동을 위한 실로 다양한 남녀의 구애의 역사, 이러한 것들이 압축된 풍속이나 관습의 역사, 나아가서는 아름다움, 재미, 즐거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역사, 그것이 정신(언어, 철학, 인생관, 법률 등)에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는가에 대한 역사, 그리고 이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성욕에 의해서 부단히 추진되는 예술을 통한 관념의 변용의 역사이다.

오늘날 모든 문명의 토대는 사유재산이다. 모든 것은 사유재산 위에 구축되어 있다. 인간정신의 가장 뛰어난 모습도 일상생활의 너절하고 자질구레한 모습도 그 모두가 역시 사유재산제와 결부되어 있다.

따라서 사유재산제의 힘은 성 모럴 분야에서도 그 토대의 형태를 결정하고 형성했다. 이 토대의 형태가 일부일처제이다. 일부일처제는 개인적인 성적 사랑과는 전혀 다른 문명의 결과로서, 사회적 요구에서 발생한 것이다.

모든 시대에는 이해관계의 차이로부터 성행동이나 도덕의 관념과 규범의 차이가 생긴다. 성 모럴은 어느 시대에서나 하나가 아니라 각 계급에 따라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인간의 사회적 삶이 반영된 모든 정신도 물론 관능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르네상스는 육체적인 방면에서는 육체로서 드러난 인간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르네상스 또한 거기에서 탄생했다

시대는 연애마저도 이러한 방향으로 관념화시켰다. (르네상스 시대의) 성애는 마치 활화산과 같이 폭발하며 대부분의 경우에 고삐가 풀린 자연력처럼 용솟음친다. 정력적인 성생할은 다산의 찬미로 이어지고 여자의 수태력은 고귀한 덕성으로 간주되었다. 아름다운 용모는 젊은 규수에게는 하나의 자본이었다.

당신이란 분이 열이 바짝 올라서 온 몸이 떨려도 좋아요.
당신이 내게 아름다운 장신구를 사주실 생각이 없다면
나도 수도사님, 영주님,
사제님이 계신 곳으로 지체 없이 달려가지요.
그런 분들은 내게 고운 옷을 사주신답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여인네들과 마찬가지로
엉덩이와 살갗으로 톡톡히 갚아드리지요.

한 시대의 아름다움의 법칙은 하나의 계급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강요된다. 르네상스시대와는 반대로 절대주의 시대에는 강한 것은 비천한 것으로 경멸되었다. 그 시대의 미학에 따르면 참으로 추악한 것이었다.

절대주의 시대의 지배계급은 다른 계급 위에 걸터앉아 지배 권력을 쥐고 있었으므로 노동처럼 비천한 것은 없었다. 앙시앵 레짐의 지배계급에게는 노동, 특히 육체노동은 불명예스러운 것이다.

그들 기생충에게 존귀하고 고상한 삶의 가치는 무엇보다도 무위도식이었다. 그러므로 무위도식이 결국 지배계급은 물론 서민계급에게도 가장 큰 이상인 것처럼 여겨졌다.

여자에게는 아름다움만이 강조되었다. 서정시인은 여인을 분명히 기술적, 도구적으로 묘사했다. 연애는 오직 쾌락만을 위한 기회였다.

성의 일반적인 퇴폐는 성적 향락을 더욱 세련화하려는 풍조에 따른 현상이다.

르네상스 시대와 가장 큰 차이는 절대주의 시대에 들어서서 비로소 옷을 입은 인간이 탄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떤 특정한 옷을 입어야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이 된다.

옷이 바로 인간이다. 옷은 계급차별의 가장 중요한 방법의 하나이다. 따라서 새로운 옷은 언제나 지배계급에서 나타난다.

부르주아의 이상적인 미는 전체적으로 종합된 특징에서 보면 절대군주제의 이상적인 미에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다. 부르주아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매우 힘들고도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인간과 인간의 모든 관계는 새롭게 통제되어야 했다. 의지와 함께 두뇌라는 두 가지 힘이 한 인간에게, 나아가 될 수 있는 한 많은 개인에게 갖추어지는 것이 최고의 시대적 요구였다.

밝고 정력적인 눈, 긴장되고 똑바른 자세, 자신의 의지를 의식하는 몸짓, 자신에 찬 음성, 무엇인가 붙잡으려고 하고 한번 잡은 것은 결코 놓치지 않을 것 같은 손, 정력적인 걸음과 일단 차지한 지위에서는 꽉 버틸 수 있는 다리가 이상으로 간주되었고 마침내 이 모든 것이 냉정한 확신에 의해서 지배되고 조절되었다.

자본주의 발전은 여성을 다시 부르주아 계급의 남자들을 위한 고급스러운 사치품으로 전락시켰다. 자본주의적 관념이 절대주의적 관념에 승리함으로써 여성은 관념적으로는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 승격했다. 그러나 남성에 대한 여성의 현실적인 지위는 옛날과 다름없이 노예에 불과했다.

부르주아 시대의 결혼은 엄밀한 의미에서 계산결혼이다.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노동자의 결혼뿐이다. 그렇지만 일부 노동자의 결혼 역시 계산결혼일 뿐이다. 연애의 상품성이 부르주아적인 결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자본주의 발흥은 여성이 가정으로부터 해방되는 기회를 만들었던 탓에 여성의 억압을 폐지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만들었다. 가사로부터 해방과 함께 여성해방은 시작되었다.

여성이 인간이 되기 시작한 덕분에 전 인류는 과거와 비교해서 더욱 풍요롭게 되었다.

에두아르트 푹스, 이기웅, 박종만 엮음, 풍속의 역사~Ⅳ≫, 까치글방, 2001(개역판)

에두아르트 푹스(1870~1940): 독일의 사회주의 예술사가. 학문적 연구가, 미술사 연구가, 저술가, 수집가, 제본가, 풍속사 연구가, 문명사가, 미술 수집가. 스파르타쿠스단의 일원으로, 독일 공산당원의 창립 멤버로 활동, 나찌가 정권을 잡은 뒤 파리로 망명 그곳에서 사망했다. 주요 저서 풍속의 역사, 에로틱 미술의 역사, 유럽민족의 캐리커처, 오노레 도미에, 목판화와 석판화, 화가 도미에, 에로틱의 대가들≫ ≪캐리커처로 보는 세계대전, 관능적인 예술의 역사. 국내에는 풍속의 역사외에도 캐리커처로 본 여성 풍속사(전은경 역, 미래M&B, 2007)가 출판되어 있다.

저자는 풍속의 역사를 통하여 풍속, 즉 복장, 연애, 결혼, 사교생활, 매춘제도는 물론 종교와 사회제도 등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다수의 제도와 행위가 성()의 힘에 크게 지배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성의 표출은 그 사회의 경제적인 관계의 힘에 지배되고 있다는 것을 민중의 미술작품, 노래, , 속담, 만담, 글을 통하여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있다. 풍속의 역사는 민중의 눈과 글을 통하여, 각 시대의 유럽 풍속과 그것에 대응하는 상-하부구조를 분석함으로써 역사발전의 주체인 민중이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유럽 최초의 과학적 역사서라고 할 수 있다.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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