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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제목세모에 장상시에게 화답하다(歲暮和張常侍) -도연명(陶淵明)2019-12-28 23: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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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에 장상시에게 화답하다         도연명(陶淵明)       

세상사 변화에 옛 사람을 슬퍼하고
내달리는 시간에 한 해도 저물어 탄식케 하누나.
내일 아침은 오늘이 아니니
한 해가 저문다고 내 무슨 할 말 있으리.
곱던 얼굴 윤기 잃고
백발이 이미 성성하네.
어리석도다, 진(秦) 목공(穆公)의 말이여
늙었는데 체력을 어찌 잃지 않았으리.
저물녘 되어 강한 바람 일고
차가운 구름은 서산(西山)을 덮었네.
기운이 갈수록 매서워지니
분분히 나는 새들 돌아오누나.
인생이란 오래도록 살 수 없는데
하물며 근심과 괴로움에 뒤얽혀 있어서랴.
술 마시는 것조차 종종 거르니
한창때처럼 즐길 수가 없다네.
빈곤과 현달은 염려할 게 못 되고
초췌한 몸 자연의 변화를 따른다오.
돌이켜보니 깊은 감회만 있어
한 해가 바뀌는 이때 슬픔만 더하누나.

歲暮和張常侍(세모화장상시)                  

市朝悽舊人(시조처구인) 驟騏悲泉(취기감비천)
明旦非今日(명단비금일) 歲暮余何言(세모여하언)
素顔斂光潤(소안렴광윤) 白髮一已繁(백발일이번)
闊哉秦穆談(활재진목담) 旅力豈未愆(여력기미건)
向夕長風起(향석장풍기) 寒雲沒西山(한운몰서산)
洌洌氣遂嚴(열렬기수엄) 紛紛飛鳥還(분분비조환)
民生鮮長在(민생선장재) 矧伊愁苦纏(신이수고전)
屢闕淸酤(누궐청고지) 無以樂當年(무이락당년)
窮通靡攸廬(궁통미유려) 顦顇由化遷(초췌유화천)
撫己有深懷(무기유심회) 履運增慨然(이운증개연)

* 이 시는 세모를 맞이하여 세월의 빠름과 빈곤한 처지를 슬퍼함.
1) 張常侍(장상시) : 장야(張野), 혹은 장전(張詮)을 가리킴. ‘常侍는 관명으로, 산기상시(散騎常侍)의 준말. 황제를 좌우에서 모시는 일을 관장함.
2) 驟騏(취기) : 나는 듯이 달리는 천리마. 여기서는 빠르게 움직이는 태양을 가리킴. ‘는 말이 빨리 달리는 모양. ‘는 천리마.
   悲泉(비천) : 전설에서 해가 떨어지는 곳.
3) 秦穆談(진목담) : 진 목공이 정나라를 습격하였다가 실패한 뒤, 머리가 희끗희끗한 장사들은 몸이 쇠약하나 자기는 아직 체력이 충분하다고 한 말.
4) 旅力(여력) : 등뼈의 힘. 체력.
5) 洌洌(열렬) : 차가운 모양.
6) 淸酤(청고) : . ‘는 맑은 술. 청주.
7) 當年(당년) : 장년. 한창 나이.
8) 撫己(무기) : 자신을 돌이켜보다.
9) 履運(이운) : 설이나 명절을 맞이하다.

도연명 지음, 이치수 역주, 도연명전집, 문학과지성사, 2005

도연명(陶淵明, 365~427)은 중국 동진 시기의 문학가. 본명이 잠(), 자가 원량(元亮) 또는 연명(淵明)이다. 지방 하급 관리로 관직 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일평생 은둔하며 시를 지었다. 술의 성인으로 불리며, 전원시인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대표작으로는 <오류선생전>, <도화원기>, <귀거래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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