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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제목≪조선해어화사(朝鮮妓生史)≫ 李能和 지음2019-09-18 20: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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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新羅) 때 이미 창녀(娼女)가 있었다.
신라 중엽에 처음으로 원화(源花, 여자 화랑)를 받들었는데, 이것이 기녀(妓女)의 근원이라고 하였다.
기생(妓生) : 우리나라 옛풍속에 기학(妓學)은 의약술이었다. 가무(歌舞)의 재주[()]가 있다고 하여 이름을 기생이라고 하였는데, 지나(支那, 의 와전訛傳)의 기()를 고쳐 쓴 것과 같은 류()이다.
유신은 15세에 이미 화랑이 되었다. 풍류의 정도 있긴 했으나 경솔한 행동을 했다는 것도 가히 상상해 볼 수 있다. 유신이 교유한 이들은 도의를 아는 무리가 아니라 백정의 아이였으며, 함께 잔 여인은 원화(源花)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웃음을 파는 창녀였다.
이로 미루어 보면, 신라 원화의 제도가 존재한 때에는 음방(淫坊)과 창녀의 매춘(賣春) 풍속이 있었음이다.

고려 사람의 향염시

<서도(西都)> 정지상(?~1135년 인종13)

서도 거리에 봄바람 불어 보슬비 지나가니
티끌 일어나지 않고 버들가지 늘어졌네.
울긋불긋 창가에는 노래 소리 목매어
모두 이원(梨園)의 기생집일세.

<노기(老妓)> 이규보(1168~1241)

홍안(紅顔)이 꽃 떨어진 가지로 변해
누가 열다섯 나이의 어여쁨을 아랴.
노래와 춤은 아직도 여전하니
애처롭다, 재주가 아직도 쇠하지 않았네.

조선시대 인사의 향염시

<우중양기(雨中兩妓)> 정약용(1762~836)

가인(佳人)이 금강(錦江) 서쪽에서 와
저녁 비 내리는 양대(陽臺)에 길을 잃지 않았네.
깁버선 한 컬레로 방초(芳草)의 길을 밟고
비단치마에는 꽃이 수없이 떨어져 있네.
까만 머리쪽이 기울어져 있음은 잠잔 때문이 아니며
구슬 같은 눈물이 뺨에 맺혀 있음은 운 때문이 아닐세.
미간(眉間)엔 아직도 시름을 띠어
함께 앉아서 노래를 배우는 걸세.

서경덕과 황진이

진이(眞伊)는 송도(松都)의 명기(名技)이다. 용모와 재예(才藝)가 한 세상에서 뛰어났으며 노래 또한 절창이었다. 또한 뜻이 높고 협기(俠氣)가 있는 자였다. 사람들이 선녀(仙女)라고 불렀다. 화담처사(花潭處士) 서경덕이 뜻이 고매하여 벼슬하지 않고, 또 학문에 조예가 깊다는 말을 듣고 시험하기 위해 조대(條帶, 실끈)를 매고 책을 가지고 가서 절하면서 말하기를 남자는 가죽띠를 매고 여자는 실띠를 맨다고 들었습니다. 첩이 또한 배움의 뜻을 세워 실띠를 매고 왔으니 선생은 훈계하셔서 뉘우치게 하소서.” 하였다. 진이가 밤을 타 서로 가까이해서 마등(摩登) 아난(阿亂)을 어루만지는 것과 같이한 지 여러 날이 되어도 화담은 작은 굽힘도 없었다.어우야담

*마등(摩登)과 아난(阿亂) : 마등은 종족(種族)의 이름으로 음탕한 여자 발길제(鉢吉帝)를 가리킨다. 그는 주술로 석가의 종제이며 10대 제자의 하나인 아난을 유혹하려 했으나 아난은 석가의 힘으로 그를 물리쳤다고 한다.
*발길제(鉢吉帝) : 아난존자를 보고 부정한 마음을 일으켜 요사스러운 주술로 유인한 여인. 후에 아라한이 되었다.

*해어화(解語花) : 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뜻으로, 1) ‘미인’(美人)을 이르는 말.  2) ‘기생’(妓生)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
향염시(香匳詩) : 향염은 화장상자 또는 경대이다. 그러므로 향염시는 여인에 대한 시(이 책에서는 기생)를 말한다.

참고문헌 : 李能和지음, 李在崑 옮김, 조선해어화사(朝鮮妓生史), 東文選, 1992

이능화(1868~1943) 선생은 구한말, 일제시대의 국학자로 영, , 중, 일 4개 국어에 통달, 한일합방 후 오직 학문 연구에 몰두, 사료 수집 및 종교 민속 방면에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조선해어화사(1927)도 기생을 주제로 하여 그들의 생활 모습과 주변에 관한 자료를 집대성한 것으로, 방대한 자료수집으로 우리나라 문헌사상 최초의 기생사로서 풍속 제도사적인 위치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하겠다. 이능화 선생의 저서로는 조선불교통사(1918), 조선여속고(1926), 조선무속고(1927), 조선신사지, 조선도교사, 조선기독교급외교사등 수많은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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