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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Title‘고대의 석유’-‘소금’을 통해서 보는 인류의 정신문화사 ≪소금의 문화사≫ 피에로 라즐로/김병욱 옮김2023-01-15 08:25
Writer

 소금의 문화사≫ 

글머리에

나는 많은 대중을 위하여 이 책을 썼다.
문학, 분석학, 역사, 인류학, 생물학, 경제학, 예술사, 물리학, 정치학, 화학, 민속학, 언어학 등 여러 전공을 포괄하는 교육, 그 어떤 교육상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유목민의 행렬(1)은 물이 있는 곳들뿐만 아니라, 소금이 있는 곳들을 따라 도정을 짠다.
그들은 정착민들에게 소금을 인도해주기도 한다.

정치 권력자들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이는 늘 상수로 존재한다은 소금 공급 통제권(2)을 장악하고, 가격을 통제하고, 나아가 세법까지 통제한다.

서양 사회는 식품 저장에, 특히 단백질 저장에 소금을 사용해왔다(3).

단세포 생물에서 인간에 이르는 모든 유기체들이 소금을 필요로 하지만, 지나칠 경우엔 해를 끼친다(4)

1인당 1년에 수 에 달하는 생리적 필요량으로 인해 소금 수확은 필요 불가결하다.
그런데 광산에서 채취하건 염전에서 채취하건 소금 채취작업은 힘들고 결과가 불확실한 일이다(5).

생존문제를 극복한 인간은 알고자 한다.
자신을 둘러싼 자연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그 일의 시작을, 그저 단순해 보이지만, 여러 개념들의 기원이며 나아가 분광학(6) 같은 학문의 기원을 이루는 이 소금이라는 화학물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생물체의 피와 땀과 눈물의 짠맛은 신화의 갖가지 위안과 대조를 이룬다.
여러 문화권에서 보게 되는 이들 신화적 위안은 정결 의식(儀式)에서 축제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그 맛에 특별한 가치를 지니게 된, 즉 음식에뿐만 아니라 존재 전체에 맛을 제공하는 것으로서 특별한 가치를 인정받는 소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7). 

1장 유목민

1. 정착민과 유목민

정착민들은 항상 소금을 보급받을 수 있어야 했다.
고고학자들은 최초의 사람들이 집단으로 거주한 곳이 햇볕에 물을 증발시키는 것만으로 소금 채취가 가능했던 바닷가인 까닭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고 본다.
나중에 내륙으로 이주해 간 것은 소금을 생산하는 연안 지방의 거주자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내륙의 주민들에게 소금을 보급하는 수단을 강구해 놓고서야 가능했던 일이다.

유목민들은 이동시에 가져가야 할 소금의 양을 정확히 측정해야 했으며, 물의 위치뿐 아니라, 소금이 묻힌 지층과 소금이 노출된 곳들, 즉 소금이 은닉된 곳이나 나중에 세운 보관소 등의 위치를 그들의 여행 지도에 그려 넣어야 했다.
소금을 너무 실으면 걸음이 무거워진다.
소금이 충분치 않으면 사람과 가축이 모두 소금 결핍증에 시달리고, 일행 모두가 자칫 죽음의 위협에 처하게 된다.

2. 낙타를 타고

낙타가 아프리카 사하라 지역에 들어온 건 7세기경 아라비아 팽창 때였다.
이보다 한 세기 전, 마호메트는 당시 비잔틴과 페르시아 두 나라 틈에서 핍박당하고 있던 아라비아를 그 질곡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종교를 바탕으로 한 정복자 아라비아를 주창했다.
말이 수레를 끄는 대상들이 이미 사막을 횡단하고 있던 때였다.
그러다가, 한결 경제적이고 오래 견디는 낙타가 말을 대체하게 되었던 것이다.

12세기에서 대략 16세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황금이 검은 아프리카 대륙의 왕국들(가나, 말리, 송하이)에서 북아프리카로 왔다.

니제르의 관문, 통부쿠티는 검은 아프리카 대륙의 가장 큰 교역 중심지였다.
역방향, 즉 북에서 남으로 연결된 주 교역 통로로는 모리타니를 경유하거나, 모로코 남부에서 니제르 강까지 이르는 길과, 사우라 와디 계곡을 따라 리비아에서 폐잔을 거쳐 차드에 이르는 길이 있었다.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소금 무역은 그 거대한 대상들의 유일한 잔존물로서, 이 대상들은 지난 수 세기 동안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간에 황금과 노예를 실어나르곤 했다.
유목 생활에 꼭 필요하듯, 소금이 없는 고장에서도 인간의 삶에 필요 불가결한 소금은 황금만 한 가치가 있었다.
실제로, 12세기에는 모로코 남부의 시딜마사에서 가져온 소금이 가나에서 금값으로 거래되었던 것이다!
노예 한 명이 그 발 크기만 한 소금 판 하나와 맞교환되기도 했다.

니제르의 빌마에도 땅에서 생긴 소금 광산이 있다.
바로 여기가 아가데스나 좀 더 남쪽에 위치한 니제르로 가는 대상들의 출발점이다.
이 도정은 완전 사막지대를 5일간이나 지나가는데, 낙타들은 자기들이 먹을 양식까지 짊어지고 가야 한다.

낙타 등에 소금을 실어나르는 일의 경제적인 측면으로 되돌아가자면, 지금도 그것이 트럭으로 수송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빌마는 해마다 4,000천 톤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소금을 나르는 데 28,000마리의 낙타가 필요하다.
낙타 한 마리의 유효 사용 기간을 4년으로 잡으면, 낙타 사육장에는 매년 7천 마리를 길러내야 한다.
이는 낙타 사육자들에게 2백만 달러의 소득을 안겨준다.
정권은 이 전통적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데, 이는 정권은 물론, 사막 유목민 부족의 생계까지 달려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4. 소금 정신

소금은 때로는 하나의 광물로 국한되기도 한다.
단순한 광물이라고는 하나, 높은 열의 발산에 의해 볼 만한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광물이다.

소금은 그 결정체의 순수함으로 그 가치를 평가받는다.
또한, 소금은 맛과 동질성, 그 천부적 담백함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5. 소금 길

프랑스에서 소금의 생산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소금 길들은 사하라 사막에서와 마찬가지로 때로는 수백나 되기도 한다.

8세기부터 19세기와 20세기까지, 소금과 다른 상품들의 거래가 왕성해지면서, 노새 길에서 마차 길로, 그리고 철로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인 이행이 이루어졌다.
1776년에는 각종 무역을 위해 노새 18,317마리가 니스를 떠났는데, 그중 16,124마리는 쿠네오를 향했고, 2,178마리는 토리노를 떠났다.
같은 시기에 30,000에서 35,000마리의 노새가 소금을 싣고 같은 도정을 떠났다.
소금의 생산은 14세기에서 19세기까지 거의 일정했다.
1334년의 조사에 의하면 예르 염전의 생산량은 8,000에서 11,000톤이었으며, 1892년에는 10,000톤이었다.

이 막대한 무역 규모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불러일으켰다.
길의 이용 가능성과 안정성, 통과세 등의 문제 외에도, 짐바리 동물들을 구하는 문제와 짐 없이 돌아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마지막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운송 행렬은 목재, 가공상품들(직물, 옷감, 금속재 물건들, 도자기, 유리제품들), 식료품들을 싣고 돌아왔다.
짐바리 짐승들은 대개의 경우 경유 지역 마을에서 조달되곤 했다.

이 같은 여러 문제들이 바로 강한 정치 권력을 생겨나게 한 주요 원인이다.
오늘날의 교통로들(마르세유시스테롱 고속도로는 옛 소금 길이다)만이 아니라, 오늘날의 국가 역시 이 노새 행렬에서 태어난 것이다.
인간과 짐바리 짐승들과 상품들의 안전과 소금창고의 안전을 보장하고, 실질적인 징발권을 지니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치 권력이 요구되었던 것이다.

소금 길들은 지역 간의 경제적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소금 길들은 베네치아나 한자동맹에 가입한 독일 북부 도시들처럼 경제세력을 자리잡게 만들었다.

소금 길은 또한 문화적 교류도 조장했다.

8. 싱거운 계란에 관한 속담들

소금 없는 계란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라는 포르투갈 속담이 있다.
속담의 장점은 함축성과 은유에 있다.
여기서 계란은 보다 포괄적으로 음식물을 대표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싱거운 요리는 해를 끼치지 않는 반면, 소금 친 음식은 해를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이 속담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은 무염(無鹽) 식이요법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속담에는 분명 그보다는 훨씬 포괄적인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속담은 도덕적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 감동이나 열정 없이 산다는 것, 그것은 위험부담 없이, 그저 하루하루 만족할 일도 없이 산다는 의미다.
열정 없는 삶은 실로 얼마나 단조로운가!

2장 권력 남용

1. 사회 조직과 기술

15세기와 16세기부터 시작된 유럽의 팽창에는 염전의 기술이 기반이 되었다.
청어나 대구 같은 생선의 절임은 중대한 사회적 변화를 가져온 혁신적인 일이었다.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직후, 유럽의 어부들, 특히 포르투갈 어부들은 신대륙의 먼 바다로 대구잡이를 떠났고, 생선을 유럽으로 가져오기 전에 보관하기 위해 소금을 쳐서 해안에서 말렸다.
이 절인 대구는 브르타뉴의 헤라클레스 기둥들(지브롤터 해협의 두 개의 산)과 노르카트 곶(노르웨이 북안 밖의 북극해상의 섬인 미게뢰위 섬 북부의 곶)의 해안 지대 주민들에게는 풍부한 단백질을 제공하는 원천이 되었다.

이러한 원양어업은 햄 염장이나 대구 염장, 청어 절임과 같은 소금을 이용한 단백질의 저장법을 토대로 구축되었다.
위대한 항해자들의 탐험 여행에서도 이러한 식품 저장기술, 미완료 상태의 통조림 저장법이 이용되었다.

18세기와 19세기에 일어난 유럽 팽창과 식민지ㆍ흑인들에 대한 조약, 서인도 제도에서의 사탕수수 이식재배 등은 모두가 이러한 소금 기술의지중해 지역과 한자동맹 가입 지역의 상업 도시들에서 보여지는 경제적 번영 모델의산물들이다.

14. 간디

이른 아침 바닷가에서는 기이한 의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흰옷을 차려입은 수천 명의 군중이 한 사제를 따르고 있었다.
그는 둥근 안경을 벗지도 않은 채 물속으로 들어갔고, 신도들은 말없이 뒤쪽 해변에 남아 있었다.
사제는 바닷속으로 들어가 물이 무릎까지 오는 데에 이르렀다. 그는 자기 몸에 물을 끼얹더니, 운집한 군중을 뒤로 하고 마치 무슨 세례식이라도 하는 듯 잠깐 몸을 씻었다.

평온한 바다 위로 몸을 굽히고 있던 흰옷의 사내는 몸을 일으키더니 뒤를 돌아 해변과 수많은 그의 동반자들 무리를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말라붙은 진흙땅이 드러난 곳에 햇볕으로 딱딱해진 물결 흔적 위로 몸을 숙이더니 흰 가루 한 줌을 집어들었다.

군중들은 그 몸짓에 매료되었다.
간디가 그 거친 소금을 조금 집어들었을 때, 그때까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완벽한 침묵 속에서 지켜보던 군중들의 입에서 맹수의 울부짖음 같기도 하고 안도의 한숨 같기도 한 탄성이 일제히 터져나왔다.
193046일 인도의 서부 지방 키티아와르 반도의 단디 해안에서의 일어난 일이다.

간디는 이 소금 행진을 통해 조국 독립을 호소하고자 했다.

인도인에게 있어 소금은 식민지로부터의 독립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가난하건 부자건 그들은 모두 영국 왕실이 강요하는 소금에 대한 세금을 내야만 했다.
모든 간접세가 그러듯 염세도 필요나 수입에 상관없이 부과되는 것이기에 부당했다.
더구나 소금은 음식과 생존에 꼭 필요한 일차적 생필품이었을 뿐 아니라, 인도에서 생산되는데도 인도인들에게 절차를 밟지 않고 공짜로 소금을 손에 넣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1919년부터 간디는 이 같은 권력 남용을 예의주시하며 이에 항의할 방법을 모색했다.
소금 행진이라는 형태의 항의를 생각한 것은 훌륭한 전략이었다.
바닷가에서 소금 한 줌을 줍기 위해 몸을 숙이는 마하트마의 몸짓은 폭발적인 반응을 야기했다.
엄청난 숫자의 인도인들이 법을 어기고 소금을 주워 동포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함으로써 영국 왕실의 부당한 소금 독점을 맹렬히 공급했던 것이다.

당국은 탄압으로 대응했다.
6만 명 이상 영국 점령군들이 세운 법제를 우롱한 죄목으로 체포되었고, 간디 또한 193055일 체포되었다.

3장 염장(鹽藏)

2. 삼투 작업과 염장

삼투 작업은 수많은 요리 관행을 설명해준다.
계란 삶는 물에 소금을 치는 것도 그렇다.
소금을 치지 않으면 냄비 속의 물은 다공질의 계란 껍질을 통과해 계란 속으로 이동, 물보다 염분이 많은 내용물을 희석시키게 된다.
그러면 계란이 부풀어 껍질이 터진다.

식물성이건 동물성이건, 모든 종류의 유기체들은 수분이 함유된 내부환경을 지니고 있으며, 물을 투과시키는 세포막을 지닌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외부환경의 소금 농도가 세포 내부환경보다 높을 경우 그들에게 있어 소금은 유해물질이 되는 것이다.
소금은 병원균들에 대한 간단한 소독제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알코올과 함께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온 것으로 보인다. 배에서 선원들이 환부를 소독하기 위해 소금을 사용한 것은 고통스럽지만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거기서 염장법의 발명이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염장 방법은 단백질을 보다 오랜 기간 보존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부분건조 처리와 함께 이용된다.

4장 생물학

5. 물고기들

담수 물고기(민물고기)의 세포는 주변환경보다 높은 염도를 유지한다.
이 물고기들은 끊임없이 주변에 소금을 빼앗기면서 물의 흡수를 감내해야 하는 환경에 처해 있다.
이 이중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물고기는, 한편으로는 물을 버리기 위해 (소금이) 희석된 많은 양의 소변을 생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잃어버린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아가미를 통해 소금을, 다시 말해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을 활발히 흡수한다.

염수 물고기(바닷물고기)는 거의 물이 스며들지 않는 아가미를 지녔고, 그 아가미로 나트륨과 염화 이온을 분비한다.
바닷물고기의 콩팥은 소금이 고농도로 농축된(소금을 최대한 배출하기 위해) 소량의 소변을(물의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비한다.

꽤 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이 두 환경을 오가며 살고 있다.
칠성장어, 철갑상어, 상어, 송어, 연어 등이 그렇다. 그러한 물고기 대부분이 염도의 변화에 적응한다.
연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들은 봄이 되면서 생기는 햇볕과 온도의 변화에 따라 조절되는 해부학적ㆍ생리적 변모를 겪기도 하는데, 이는 새로운 환경에 더 잘 적응하기 위해 준비하는 허물벗기 같은 것이다.

6. 결핍과 갈증

동물들은 모두 생리적으로 소금을 필요로 한다.
어떤 곤충(글루피시아 셉탄트리오날리스)은 혼인철이 되면 물웅덩이에서 몇 시간을 보내면서 자기 몸무게의 6배까지 물을 흡수한 뒤, 일단 자신이 구하는 소금 형태의 나트륨을 섭취하고 나면 물을 버린다.
소금을 모은 수컷은 5시간가량 걸리는 교미 때 정액의 형태로 암컷에게 넘겨준다.
그러면 암컷은 그렇게 건네받은 나트륨의 대부분을 수정란 형태로 알들에게, 다시 말해 태어날 새끼 글루피시아들에게 넘겨줄 것이다.

짜게 먹으면 갈증이 생긴다.
그것은 세포막 양쪽의 소금 농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물이 세포막을 통과하는 것과 관계되는 기초 물리학적 현상이다.

물은 소금의 부족이나 과잉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독한 것이 된다.
소금이 너무 적게 내포된 물을 섭취하면 그 물과 접촉하는 세포들의 부피를 증가시킨다.(팽창)
그로 인해 혈청의 소금이 너무 희석되는 경향이 있어 혈관의 삼투압력이 약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산악인들에게 눈이나 눈 녹은 물을 그대로 마시지 말라고 충고하는 것이다

바닷물은 그냥 마시기에는 부적당하다.
소금이 너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만일 마실 경우에는 내부환경에 소금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말 그대로 고혈압을 유발시키는데, 이때 삼투압이 높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거의 자동적으로 세포 외부와 내부의 염도 사이에 계수 3 정도의 불균형을 보완하려 드는 세포로부터 물이 빠져나오게 된다.

등뼈동물들에게 있어서 콩팥은 소변을 생성함으로써 소금을 배출하는 주요 기관이다.
콩팥을 통과하는 피는 동맥을 통해 들어오고 정맥을 통해 나간다,
소변은 요도를 통해 콩팥을 빠져나간다.
피를 거르는 일은 콩팥의 기본 모듈에서 행해진다.
이 기관은 소변을 만들어내는데, 소변의 농도는 세포 내의 소금양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때에 따라 달라진다.

5장 수확

1. 소금 산()

15천만 년 전 쥐라기 때일까? 아니면 25천만 년 전 지구가 하나의 대륙이었던 판게아 시대의 일이었을까?
바다가 수축하고 태양이 바닷물을 말려 소금이 바닥에 고스란히 남게 되었다.
이 증발 찌꺼기는 곧 표면에서 사라졌고, 그 잔해는 산의 침식작용으로 인해 파묻혀버렸다.
시가의 흐름과 지질 형성 기간이 증발 찌꺼기를 깍아내렸고, 수 메가 톤의 침적물이 그것을 뒤덮어 소금 광맥을 형성하였다.
그렇게 해서 소금이 지표 아래 잠들어 있게 된 것이다.

6장 지식

2. 산업의 제일 원료

많은 약품들이 하나의 염소 원자를 지닌 분자들로 만들어지는데, 이 원소가 생체활동에 강한 자극을 주는 것으로 의학계에서 평판이 높기 때문이다.
1983년에 이미 빌리움이나 리비리움을 위시한 9종의 염소함유 분자들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50종의 약품 재료로 사용되었다.
염소함유 약품들은 제2차 세계대전, 특히 태평양 전쟁의 주역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독제 클로로펜이나, 효능이 좋은 말라리아 예방제 클로로구아니 외에도 클로로킨 역시 둘도 없는 말라라아 예방약이다.

폭넓게 활용되는 항생제인 여러 종의 테트라시클린 중에서 최초로 오레오마이신(혹은 7-테트라시클린)이 따로 분리된 것이 1947년이다.
같은 시기에 나온 클로르프로마진은 차후 20년간 4천만 명의 환자를 치유했다.

수 세기 동안 인간과 동물의 음식으로만 이용되어온 소금이 산업의 주원료가 된 것은 기초과학의 우연한 발견 덕분이다.
정확히 말하면 1807년 영국의 젊은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가 소듐(나트륨)과 포타슘(칼륨)을 분리시키는 데 성공한 덕택인 것이다.

3. 소금과 냉기

얼음을 무질서한 소금물로 변화시키는 데는 에너지를 덜 제공해도 된다.
녹은 소금물은 이미 무질서한 것이므로 증발성향이 덜하다.
그것이 끓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열에너지를 제공해야 한다.
겨울에 눈길 위에 소금을 퍼붓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일단 길에 소금이 뿌려지면 물은 아주 낮은 온도에서도 얼음이 되지 않고 액체로 머무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는 소금의 주요 용도 가운데 하나이다.

13. 소금에서 소금물로

산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염기를 만나면 소금과 물이 되는 물질이다.
염기란 무엇인가?
그것은 산을 만나면 소금과 물이 되는 물질이다.

그러면 소금은 무엇인가.
그것은 염기와 산이 결합한 결과이다.

7장 신화

1. 성경의 예배와 의례에 쓰인 소금

기독교-헤브라이 문화권에 속하는 한, 소금과 관계된 모든 의례는 성경으로 귀착한다.
유대인들에게 소금은 종교와 분리될 수 없다.
성경에는 너는 다른 모든 봉헌물과 함께 소금을 바칠지어다와 같은 명령들이 많은데, 이 명령의 의미는 꿀이나 누룩 빵 등의 봉헌을 금하는 부속 금기들에 의해 분명해진다.
꿀이나 누룩 빵은 결국 발효 음식들, 즉 부패와 변질 과정을 겪은 음식들을 대변한다.
반면 소금은 팔레스타인 기후 같은 건조한 기후에서 본래의 질을 유지한다.
바로 이 영속성이, ‘소금의 영원한 결함이란 표현에서 보듯, 인간과 신의 결합 관계를 상징하는 것이다.

소금은 그 정화 효과와 소득 효과로도 이름났었다.
그것은 예리코의 더러운 물을 정화하는 데도 쓰였으며, 신생아가 태어나면 소금으로 문질러주기도 했다.
소금은 음식의 맛을 대변하기도 했으며, 유대인들은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음식을 축성하는 데 쓰인 빵에 소금을 치는 습관이 있었다.

4. 소금 뿌리기 속담

여러 문화권에서 소금 뿌리기는 악이나 액운으로부터 보호받는다는 미신적인 의미를 갖는다.
일본에서는 기분 나쁜 방문객이 다녀가면, 장소를 깨끗이 한다는 뜻에서 약간의 소금을 뿌린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악령이나 마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금을 뿌린다.
스웨덴에서는 우유에다 소금을 약간 넣는데, 이는 귀한 암소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스웨덴에서는 고대 로마에서처럼 소금을 쏟는 것은 나쁜 징조로 치부된다.

결론 : 도덕과 정치

소금 경작은 곧 인간에 대한 착취였다.
소금은 세금을 매기기에 매우 적합한 생필품이었으므로 통치지들이 이용하기에 딱 좋았을 것이다.

고대에서는 소금 채굴이 정착 민족의 일이었을 뿐 아니라, 노예들의 직분이기도 했다.

내가 소금을 과학적 대상이자 일상적 경험 주체인, 일종의 중계자처럼 강조한 것은 그것이 과학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과학을 전하기 위한, 소위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이상적인 테마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피에르 라즐로 / 김병욱 옮김, 소금의 문화사, 가람기획, 2001

피에르 라즐로 : 국제적 명성을 지닌 화학자이자 철학자로, 프랑스의 고등기술학교와 리에주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과학의 대중화(1993), 새로운 과학(1995), 사물들의 교훈(1995), 연금술이란 무엇인가(1996) 등이 있다

김병욱 : 프랑스 사부아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술연구 교수로 일했다. 현재 성균관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옮긴 책으로 밀란 쿤데라의 불멸≫ ≪느림≫ ≪배신당한 유언들,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망친 책,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로맹 가리의 게리 쿠퍼여 안녕≫ ≪징기스 콘의 춤, 가스통 바슐라르의 불의 정신분석≫ ≪촛불≫ ≪물과 꿈, 앙투안 콩파뇽의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 ≪파스칼과 함께하는 여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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