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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Title수양과 덕치의 고전 ≪대학ㆍ중용≫ 증자ㆍ자사 지음 김원중 옮김2023-01-08 07:53
Writer

대학ㆍ중용≫ 

 

서문

주희(朱熹)는 사서로 대변되는 유가 경전 가운데 대학중용을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과 맨 마지막에 읽어야 할 책으로 꼽았다.
• ≪논어맹자에 비해 편폭이 짧지만 사서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중요한 책이라고 분명히 밝혔고, 이런 독서법은 금과옥조처럼 지켜졌다.

○ ≪대학이나 중용은 서지학적으로 예기의 일부분이지만, 주희의 발언과 치열한 노력 덕분에 논어맹자에 비견할 만큼, 아니 그보다 더 강력한 위상을 확보하면서 유학의 판도가 오경(五經, 시경ㆍ서경ㆍ주역ㆍ예기ㆍ춘추)보다도 사서(四書, 논어ㆍ맹자ㆍ대학ㆍ중용) 중심으로 바뀌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즉 유학으로 들어가는 초학자의 입문서가 대학이라면 중용은 공자 문하의 심법(心法)에서 요체 역할을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주희는 이 두 권의 책을 단순히 채택만 한 것이 아니라 장구(章句)라는 말을 붙여 전혀 다른 의미로 확장하려고 시도한 만큼 이 두 책에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자신의 사상을 대폭으로 개입시켜 글자뿐만 아니라 문장 순서도 바꾸는 원본 개조 작업도 병행하여 유학의 본령을 확립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유학의 입문서로서 대학을 읽는 것은 의미가 있다.
• ≪대학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무엇보다도 자신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는 것이 실제적인 정치에 매우 중요한 것임을 일깨워준다.
자식 사랑의 치우침을 경계하고, 왜곡된 물욕을 경계하고, 위정자는 모름지기 재물을 올바른 곳에 쓰라고 경계하는 등 어느 한 문장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깊이를 보여준다.

○ ≪중용대학보다 꽤 어렵다.
이 두 권에 온 정성을 들여 편집한 주희조차도 어렵다고 할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인해 선현들은 중용을 읽고 또 읽으며 그 심오한 의미를 깨닫고자 늘 노력했다.
중용이라는 단어는 논어에 이미 나왔으나 공자도 꽤 어렵게 생각했기에 이 경지에 다가서려고 노력한 것을 보면 모든 지식인의 공통과제였던 셈이다.
단순한 자구의 의미보다는 인간과 도, 그리고 하늘과 성인 및 ()’ 등의 개념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중용의 광범위함에도 난해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읽으면 읽을수록 곱씹는 맛이 분명히 있다.

 

 

대학大學

해제

대학중용의 탄생 배경과 주희의 역할

○ ≪대학중용이 나오게 된 송대(宋代)의 사상적 배경은 이러하다.
송대는 유가(儒家)를 표방했으므로 기본적으로 사상과 문화, 풍속 등 모든 방면의 사유체계가 유가에서 나왔다.
그런데 문치를 숭상하다 보니 자연스레 국방력의 약화로 이어졌고, 1127년 북방의 이민족이 쳐들어와 금()나라를 세우자 남송(南宋) 시대가 열린다.
서로 다른 문화를 북방과 남방이 공유하는 상황이 되자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감과 정치 참여 의식이 고양되었다.

그래서 지식인들은 벼슬길에 오르기 전부터 천하를 걱정했고, 관직에 나가서도 자신들의 뜻을 펼치려고 했으며, 책임감 또한 이전 시대 지식인과는 달랐다.
송대 사대부의 현실 참여 의식과 사명감은 천하가 걱정하기 전에 먼저 걱정하고 천하가 즐거워한 이후에 즐거워해야 한다(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라는 범중엄(范仲淹)의 방언에서 이미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말하자면 대중보다 먼저 근심하고 나중에 즐긴다는 이타주의적 사유가 그들의 내면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유학을 새롭게 해석한 학자가 다름 아닌 주희였다.
주희는 송대 지식인의 정신을 학술 사상에 그대로 반영하여 송대 학풍을 열었으며, 무엇보다 유가의 회복에 뜻을 두었다.
선진(先秦) 시기의 유학은 쇠락한 예악(禮樂), 정치 및 문화의 재건을 주요 과제로 삼은 데 비해, 도가나 불교는 명리(名理), 현학(玄學), 심성학(心性學) 등의 개념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사상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유학(新儒學)은 도가와 불교를 비판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유학을 건설하기 위해 우주본체론(宇宙本體論), 인성론(人性論), 공부수양론(工夫修養論), 정치ㆍ사회철학 같은 철학적 이론체계의 확립을 절실하게 바랐다.

아울러 유학자들은 사회 저변에 민중을 중심으로 널리 퍼진 불교에 대해 특히 우려를 나타냈다.
인륜을 저버리는 승려와 신도의 증가는 적지 않은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유학의 핵심은 가족인데, 불교는 가족의 해체를 전제했고, 수신제가와 치국을 같은 흐름 속에서 바라보는 유가의 시각으로 볼 때 당연히 배척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 ≪대학중용과 더불어 오경(五經) 중 하나인 예기의 한 편명으로 수록되어 있던 것을 주희가 진면목을 알아채고 책으로 격상시켰다.
주희는 대학의 첫머리에 나와 있는 세 가지 강령과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 등의 조목에 주목했다.
이런 명제들은 적어도 사회적 도덕을 실천함으로써 국가를 확립한다는 명제에 충실할 수 있는 확고한 근거로 충분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유가의 가족 중심 윤리 사상은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소지도 있다.
선진 유학과 마찬가지로 군주와 신하,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 형과 아우, 친구와 친구 사이의 친소관계가 강조되어 객관적인 정치가 가능하느냐는, 일종의 감성주의적 정치 성향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주희는 유학의 본령을 회복하는 것이 한족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판단했고, 그런 사상적 흐름을 주도할 독서의 구심점을 확립해야만 했다.

○ ≪대학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주희가 대학, 논어, 맹자, 중용의 순서대로 읽으라 했고, 이러한 순서는 율곡 이이의 격몽요결(擊蒙要訣)의 독서 지침에도 그대로 수용되었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주장이었다.

소학은 소인지학(小人之學)이고 대학은 대인지학(大人之學)이다.
• ≪중용에서는 군자(君子)’와 그보다 높은 경지의 성인(聖人)’이 거론되는데, 대학에서는 대인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주희의 입장은 대학을 통해 학문의 규모를 접하고, 논어에서는 근본을 배우고, 맹자에서는 발현된 부분을 관철하고, 중용에서는 옛사람의 미묘함 부분을 구하라라는 것인데, 바로 이 점이 사서의 독법이다.

주희는 사서 중 대학을 가장 먼저 읽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들었다.
사람으로 태어나 큰 공부를 하는 일을 세 가지 강령과 그에 따른 여덟 가지 조목을 중심으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왜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지 등 공부의 목적과 그 기본자세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에게 강력한 지침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학을 읽는 이유는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자기 수양과 치세를 위한 기초 인문학적 소양 함양에 있다.

 

1장 공자의 말씀을 증자가 풀어서 설명한다

대학의 도가 제시하는 세 가지 강령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히는 데 있으며(明明德), 백성을 새롭게 하는 데 있으며(親民), 지극한 선에 머무르게(止於至善) 하는 데에 있다.

* 원문의 자에 대하여 정이천(程伊川)과 주희는 으로 풀이하여 백성을 사랑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왕양명(王陽明)과 정약용(丁若鏞)은 정이천의 자로 교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는 오자가 아니며 친애하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대개 주자학에서는 신민으로, 양명학과 교본을 중시하는 학자들은 친민으로 풀이한다. 여기서는 정이천과 주희의 설에 의거하여 자로 번역했다.

여덟 가지 조목
예로부터 천하의 밝은 덕을 밝히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리고, 그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고(), 그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몸을 닦고, 그 몸을 닦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하고,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앎에 이르러야 하니, 앎에 이르는 것(致知)은 사물을 끝까지 파고들게 하는(格物) 데 있다.

사물의 이치를 구명한 뒤의 순서들
사물의 이치를 구명한 뒤에 앎에 이르고(知至), 앎이 이르고 난 뒤에 뜻이 정성스러워지고, 뜻이 정성스러워진 뒤에 마음이 바르게 되고, 마음이 바르게 되고 난 뒤에 몸이 닦아지고, 몸이 닦아지고 난 뒤에 집안이 다스려지고, 집안이 다스려지고 난 뒤에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천하가 평정된다.

4장 본말(本末) -근본과 말단

송사가 없게 하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송사를 판결함에 나는 다른 사람과 같으니, 반드시 백성으로 하여금송사가 없게 할진저.”라고 했으니, 실정이 없는 자가 그 말을 다하지 못하는 것은 백성의 뜻을 크게 두려워하는 것이며, 이것을 일컬어 근본을 안다고 하는 것이다.

8장 수신제가(修身齊家) -몸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다.

몸을 닦는 것이 우선
이른바 몸을 가지런히 한다는 것은 그 몸을 닦는 것에 있다는 것은 사람()이 그가 사랑하는 바에 치우치며, 그가 친하게 여기고 싫어하는 바에 치우치며, 그가 두려워하고 존경하는 바에 치우치며, 그가 슬퍼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바에 치우치며, 그가 거만하고 게으른 바에 치우치나니, 그러므로 좋아하면서도 그 악함을 알고, 미워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아는 자는 드물다,

* 좋아하면서도 악함을 알고 미워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아는 자는 드문 이유는, 사람들이 다들 치우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으면 다 아름다워 보이고, 싫으면 다 미워 보이는 것이다.

10장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한다

솔선수범
윗사람에게 하기 꺼려지는 바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며, 아랫사람에게 꺼려하는 바로 윗사람을 섬기지 말며, 앞사람에게 꺼려하는 바로 하는 바로 뒷사람을 먼저 하게 하지 말며, 뒷사람에게 꺼려하는 바로 앞사람을 좇지 말며, 오른쪽에 꺼려하는 바로 왼쪽과 교분을 맺지 말며, 왼쪽이 꺼려하는 바로 오른쪽과 교분을 맺지 마라.
이것을 일컬어 곱자로 재는 도라고 한다.

소인은 국가에 재앙과 해악이다
국가를 이끌어가면서 재물을 쓰는데에 힘쓰는 것은 반드시 소인에게서 나온다.
소인에게 국가를 다스리게 한다면 재앙과 해악이 이를 것이다.
비록 어진 사람이 있다고 할지라도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국가는 이익만 추구함으로써 이익을 삼지 않고, 의로움을 추구함으로써 이익을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중용中庸

해제

중용을 탄생시킨 사상적 배경

동양의 윤리 철학을 관통하고 있는 중용예기49편 중 31편에 수록되어 있었다가 분리되어 나온 책이다.
• ≪중용은 궁극의 진리인 천()과 인간 본성과 도덕과 교학을 연결해 설명하는 도학(道學)의 사상을 담고 있다.
중화(中和)’를 뜻하는 ()’항상(恒常)’을 뜻하는 ()’이 결합된 중용이란 개념에는 신유학의 심성론과 우주론, ‘()’으로 집약되는 군자상(君子像)의 거의 모든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덕행과 윤리와 형이상학의 문제를 다룬 중용은 유학이 불교와 갈등하고 대립하는 상황 속에서 형이상학적인 사상 체계를 밝히는 작업의 일환으로 주희의 시야에 들어왔다.

좀 더 들여다보자.
송대의 정치, 문화의 새로운 분위기 아래 유학을 비판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대정신을 기반으로 하여 나온 것이 주자학이며, 당시 불교와 도교의 영향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았는데, 실제로 신유가 중 상당수가 도가 사상을 공부했다.

주희는 불교의 선험철학 가운데 일부 요소를 유학에 적용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이 철학은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었다.
주희는 사서학(四書學)’을 수립하여 한당(漢唐) 경학과 차별화된 새로운 경전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고, 사서 중에서도 특히 중용은 신유학의 철학화, 내면화의 문제를 윤리 질서와 연결하고 조화시키려 한 주희의 의도와도 맞물린다.

○ ≪중용의 저자와 주희의 편집 의도
주희는 중용을 편집하면서 송대 이전의 유학이 육경(六經, 역경ㆍ시경ㆍ서경ㆍ예기ㆍ춘추ㆍ주례) 전수만 업으로 삼았던 점에 비판적 시각을 갖고, 공자 철학을 주임으로 하는 고전을 다시 정리하여 새로운 계통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공자의 철학적 사상을 계승하면서도 철학의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공자나 맹자는 천인(天人) 관계를 이원시(二元視)했지만, 주희는 천인일원관(天人一元觀)을 제시하여 천과 인의 관계를 수평관계로 바꾸어놓았다.
이러한 관점은 한대(漢代) 유학의 독존유술(獨尊儒術) 전통에서 벗어나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으로 돌아가려는 시도와 더불어 유학 내부의 자기 성찰에 대한 모색이었다.

○ ≪중용의 의미와 구성 체제
• ≪중용에서 ()’은 균형 잡힌 마음가짐이고, ‘()’은 진실하여 중도를 잃지 않는 마음을 늘 유지하여 한순간도 벗어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을 천덕(天德), ‘을 왕도(王道)에 비유하기도 한다.
유가가 성군으로 존중하는 요임금과 순임금이 왕위를 물려주면서 지키라고 한 것이 바로 의 철학이었다.

○ ≪중용의 주제어는 ()ㆍ도()ㆍ교()’, 인간 존재의 심성에 주목하여 존심양성(存心養性)해서 하늘이 명한 성()에 순응하는 인간의 길을 제시한다.
• ≪중용의 대지(大旨)를 한마디로 하면 ()’으로, 천도(天道)와 더불어 지극한 수신의 인도(人道)를 번갈아 말하고 있다.
중용의 체용(體用)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현상의 세계를 두루 보는 광대한 영역의 ()’를 용()으로, 그 이면에 내재해 드러나지 않는 영역의 ()’을 체()로 하고 있다.
• ≪중용은 마음을 공평무사하고 광명정대하게 지속하여 하늘과 하나가 되는 삶을 살라는 공자의 가르침이 녹아 있으나, 주희가 초학자들이 이해하기에 타당하지 않은 책이다라고 말했듯이 난해한 책이다.

주희가 33장으로 나눈 중용은 제1장을 수장(首章)으로 하여 상편에서는 주로 중용의 ()’을 논하고 중용을 실천하는 과정을, 은미(隱微)에서 광대(廣大), 부부에서 천하 국가로 나아가다가 제20장의 애공문정(哀公問政)’에 치국평천하라는 정치 논리에 귀결된다.
이는 횡적 공간을 넓혀 사람 간의 문제를 주로 다룬 것이다.
반면 제21장에서 시작되는 하편에서는 ()’을 논할 때는 인도에서 천도로 방향이 바뀌고 있어서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주희의 주에서 밝혔듯이 성이란 것은 진실하고 망령되지 않은 것이다라는 명제에서 출발해 아직 진실무망(眞實無妄)’하지 않은 존재로서 천리(天理) 본연의 진실무망함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단초로 볼 일이다.
21장에서 천도와 인도를 겸하여 말하고, 22, 24, 26장은 천도를, 23, 25, 27장은 인도를 말해 세 차례씩 번갈아 천도와 인도를 말한다.
마지막 제 33장은 제1장의 내용과 수미상관을 이루며 , , 의 대미를 장식한다.

○ ≪중용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대학중용을 비교하자면, 중용은 내적인 부분으로, 개인 수양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사변적이고 철리적이다.
말하자면 대학은 평천하(平天下), 중용은 수신(修身)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공자가 강조하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개념에서 중용의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다.
모두 지나침과 모자람의 대응 관계에서 나온 개념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공자가 말한 대로 옛 성인의 도를 행하려는 뜻만 높은 광자(狂者)’와 자신을 지키기에 급급하고 남을 교화하지 못하는 견자(狷者)’라는 개념과도 상대되는 것이 의 개념이다.
우리 사회에 엄존하는 편협성과 편집성을 지양하고 균형 잡힌 인간관계와 질서 있는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용을 형식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현실에 따른 시의성(時宜性), 시중(時中)’의 의미를 끊임없이 염두에 두어야 한다.


1장 공자가 전해준 요체를 자사가 서술하다

- 중용1장은 중용의 첫머리로, 유가 철학의 핵심 사상을 한마디로 압축해놓은 명문이다.
하늘이 명령한 것(天命)을 일컬어 ()’이라 하고, 본성을 따르는 것을 일컬어 ()’라 하며, 도를 닦는 것을 (’)라고 한다.

중과 화
기쁨ㆍ노여움ㆍ슬픔ㆍ즐거움이 드러나지 않는 것(喜怒哀樂之未發)을 일컬어 ()’이라 하고, 드러나더라도 모두 절도에 들어맞는 것을 일컬어 ()’라고 한다. ‘이란 천하의 큰 본질(大本)이고, ‘란 천하에 통하는 도이다.

2장 군자는 중용, 소인은 반중용

仲尼曰 : “君子, 中庸, 小人, 反中庸.
君子之中庸也, 君子而時中, 小人之反中庸也, 小人而無忌憚也
선생님(공자, 중니)께서 말씀하시길, “군자는 중용을 하고, 소인은 중용에 반하는 중용을한다.
군자의 중용은 군자다우면서 때에 들어맞게 하고, 소인의 반중용은 소인이면서 거리낌이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

9장 중용은 아주 어렵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와 국가를 고르게() 다스릴 수 있으며, 직위와 복록을 사양할 수 있으며, 흰 칼날을 밟을 수 있으나 중용은 할 수 없다.

12장 군자의 도

君子之道, 費而隱
군자의 도는 널리 쓰이면서도 은미하다.

군자의 도는 부부로부터
군자의 도는 부부에게서 단서를 만드니, 그 지극함에 미쳐서는 하늘과 땅에 드러나게 된다.

15장 도를 실천하는 방법

높은 곳에 오르려면
군자의 도는 비유하면 마치 먼 곳을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부터 하는 것과 같고, 비유하면 마치 높은 곳에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에서부터 하는 것과 같다.

집안이 화목하니
• ≪시경에 이르기를 아내와 자식이 잘 화합하니 거문고와 비파를 타는 듯하며, 형제가 이미 화합한 것이 화락하고 또 즐겁구나! 너의 집안을 화목하게 하며, 너의 아내와 자식을 즐겁게 한다.”라고 했다.

20장 성실함에 관하여

사람이 정치하는 것
정치를 하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으니, 사람을 취함에 군주 자신의몸으로써 하고(取人以身), 몸을 닦음에 도로써 하고, 도를 닦음에 인()으로써 해야 합니다.

, , 용의 바탕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기를 좋아하면 지혜로움에 가까워지고, 힘써 행하면 인에 가까워지고, 치욕을 알면 용기에 가까워진다.”

성실함이란
성실함은 하늘의 도요, 그것을 성실히 하려는 것은 사람의 도이니, 성실함이란 힘쓰지 않아도 도에들어맞으며, 생각하지 않아도 도를터득하며, 조용한 가운데에서도 도에 맞으니, 성인의 경지이다.
성실히 하려는 것은 선을 택하여 굳게 잡는 것이다.

성실한 자의 다섯 가지 조건
• [성실하려는 자는널리 배우고, 자세히 물으며, 신중하게 생각하고, 분명하게 변별하며, 독실하게 행한다.(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辯之, 篤行之)

28장 어리석고 덕이 부족하면 자리를 탐하지 말라

재앙이 자신의 몸에 미치는 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리석은데도 스스로 등용되기를 좋아하고, 지위가 낮으면서도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을 좋아하며, 지금 세상에 살면서 예전의 도로 돌아간다면(反古之道), 이와 같은 사람은 재앙이 자신의 몸에 미칠 것이다.”

33중용의 요체

시경에 이르기를 내 밝은 덕이 음성과 얼굴빛을 크게 여기지 않음을 생각하노라라고 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음성과 얼굴빛은 백성을 교화함에 있어서 말단이다시경에 덕은 가볍기가 터럭과 같으니라고 했다. 터럭에는 오히려 비교할 만한 것이 있다. 드높은 하늘의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으니라고 한 것이 지극하구나.”

 

증자ㆍ자사 지음, 김원중 옮김, 대학ㆍ중용, 휴머니스트, 2020

 

저자() 증자 :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삼, 자는 자여子輿이며, ‘증자는 그를 높인 칭호이다. 아버지 증점曾點 또한 공자의 제자이다. 공자가 던진 말의 핵심을 가장 잘 깨달은 제자로 유명한데, 공자는 그를 그다지 총명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설도 있다. 효경孝經을 지었다고도 전해지나 신빙성은 다소 떨어진다. 송유宋儒가 도통을 세울 때 그를 극히 높이 받들었으며 공자, 맹자, 안자(안회), 자사자(자사)와 함께 유가의 오성五聖으로 꼽힌다.

저자() 자사 : 이름은 급, 자는 자사子思인데 자로 널리 알려졌다. ‘자사자子思子라고도 불린다. 공자의 손자이며 공리孔鯉의 아들이다. 증자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나라 목공穆公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중용中庸을 지어 공자의 학통을 이었고, 유가 오성의 반열에 들었다. 공자에서 증자, 자사, 맹자로 이어지는 성리학의 학통으로 인해 술성공述聖公으로 추존되는 영예를 누렸다.

역자 김원중 : 성균관대학교 중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만 중앙연구원과 중국 문철연구소 방문학자 및 대만사범대학교 국문연구소 방문교수, 건양대학교 중문과 교수, 대통령 직속 인문정신문화특별위원, 한국학진흥사업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국인문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동양의 고전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 언어로 섬세히 복원하는 작업에 매진하여, 고전 한문의 응축미를 담아내면서도 아름다운 우리말의 결을 살려 원전의 품격을 잃지 않는 번역으로 정평 나 있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최고의 번역서인 사기 열전을 비롯해 사기 본기, 사기 표, 사기 서, 사기 세가등 개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사기전체를 완역했으며, 그 외에도 MBC 느낌표선정도서인 삼국유사를 비롯해 논어, 맹자, 대학ㆍ중용, 노자 도덕경, 장자, 한비자, 손자병법, 명심보감, 채근담, 정관정요, 정사 삼국지(4), 당시, 송시, 격몽요결20여 권의 고전을 번역했다. 또한 고사성어 사전: 한마디의 인문학(편저), 한문 해석 사전(편저), 문학사와 권력, 권력의 문학사, 사기란 무엇인가, 중국 문화사, 중국문학 이론의 세계등의 저서를 출간했고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11년 환경재단 ‘2011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학계 부문)에 선정되었다. 삼성사장단과 LG사장단 강연, SERICEO 강연 등 이 시대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한 대표적인 인문학 강연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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