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세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Title26가지 키워드로 읽는 김수영≪이 모든 무수한 반동이 좋다≫-고봉준 김명인 외2022-07-21 19:12
Writer

이 모든 무수한 반동이 좋다

서문 김수영의 거침없는 문학적 모험

이 책은 2021년 김수영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겨레가 기획ㆍ연재한 글 26편을 모은 것이다.
거대한 100, 김수영이라는 타이틀 아래 연재된 이 글들은 가족, 전통, 구수동, 여편네, 니체, 전쟁포로 체험, , 비속어, 온몸, 죽음, 사랑, 풀 등 26개의 주제를 다룬다.
한 시인에 관해 국내 유수의 일간지에서 반년간 신문 한 면을 통째로 열러 특집을 꾸민 것은 아마도 최초의 사례인 듯 싶다.
24명의 시인과 문학평론가들이 참여하였으며, 여러 목소리로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의 음량과 진폭 또한 풍부하고 다채롭다.
김수영의 문학적 위상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추가된 셈이다.

문학의 위태로운 소명을 김수영은 오직 자신의 양심에 따라 현재진행형으로 돌파해 나갔다.
혁명이 좌절된 어둠의 시대에 김수영은 사랑이 이어져가는 밤’(사랑의 변주곡)의 고요하고 끝없는 행진을 보았고, 사랑=혁명의 미래가 포함된 사랑의 현재를 창조하는 법과 사명을 후대에 남김없이 물려주었다.
혼란과 모험은 문학이 누려야 할, 끝날 수 없는 불안한 축복이다.
김수영의 문학을 읽고 평가하는 일도 예외일 수 없다.

 

목차
서문 김수영의 거침없는 문학적 모험

1부 탄생과 일제 강점기
1 가족: 아버지를 바로 보지 못하던 시인, 그렇게 아버지가 되다 _이경수
2 유교: 모더니즘 이전에, 이미 핏줄에 흐르고 있던 선비 정신 _김상환
3 일본, 일본어: 망령 씐 식민지 국어라도 맘껏 부려 썼다 _김응교
4 만주 이주: 이주와 패배, 그 극복의 원체험 _박수연

2부 한국전쟁기
5 한국전쟁: 나는 민간 억류인’, 친공포로냐 반공포로냐 택일을 거부했다 _이영준
6 설움: ‘제일 욕된 시간벌거벗은 긍지사이 생활고의 설움 _엄경희
7 박인환: 야아, 수영아, 훌륭한 시 많이 써라 _맹문재
8 기계: 기계와 사물의 운동을 꿰뚫어 본 관찰자 _오영진
9 하이데거: ‘시간에 민감했던 시인, 현실과 역사 앞에 물러섬 없었다 _임동확

3부 구수동 거주 시기
10 마포 구수동 시절: 생활의 감각과 사랑의 기술 _나희덕
11 전통: 전통적 인간에서 전통을 생성하는 존재로 _남기택
12 엔카운터: 냉전적 의도가 담긴 잡지 봉투를 뒤집어 시의 초고를 써 내려가다 _정종현
13 : 노란 꽃을 받으세요, 지금 여기에 피어난 미래를 _오연경
14 자유: 시인으로서 자유로우려면 시민으로서도 자유로워야 한다 _진은영

44 ·19혁명 이후
15 혁명: 시와 삶과 세계의 영구 혁명을 추구한 시인 _김명인
16 : 짙은 자기 환멸을 내쉴지언정 조국을 미워할 수는 없었다 _심보선
17 여편네: 독살을 부리는 자본 옆에서, 졸렬한 타박이라도 하여야 했다 _맹문재
18 : ‘의 아이러니 속에서 싸우다 _김행숙
19 비속어: 시임에도 욕설을 쓴 게 아니라, 시라서 욕설을 썼다 _김진해
20 번역: ‘덤핑 출판사12원짜리 번역 일, 그 고달픔은 시의 힘이 됐다 _고봉준

5부 시대를 비추는 거울
21 여혐: 우리는 이겼다, 아내여 화해하자 _노혜경
22 니체: 그의 산문에 두 번 등장한 니체, 닮음과 다름 _김응교
23 온몸: 무의식적 참여시의 가능성, ‘온몸의 시학을 다시 생각하며 _신형철
24 죽음: ‘죽음의 시학은 그를 여전히 살아 있는 시인으로 만들었다 _이미순
25 사랑: 사랑의 무한 학습, 지금 여기에 꽃피는 사랑의 미래 _김수이
26 : 우주의 화음을 품은 김수영 시의 극점 _유성호

대담 거대한 100, 김수영

 

2 유교: 모더니즘 이전에, 이미 핏줄에 흐르고 있던 선비 정신 _김상환

김수영을 읽으면 첨단 사상과 문예이론을 소화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후진국 시인의 눈을 날카롭게 할퀴는 서양 문물의 광채가 여기저기 번쩍인다.
따라잡을 거리, 넘어설 높이는 아득했다.
제대로 배울 스승도 선배도 없었던 김수영은 독학으로 자기 한 몸에 의지해서 역사의 격차를 줄여나갔다.
도대체 예술적 현대성이 무엇인지, 그 현대성을 뒤떨어진 현실 속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고뇌했던 몸짓은 우리 문학사의 위대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김수영 시에서는 자신을 선비로 의식하는 대목이 심심치 않게 되풀이된다.
이런 데에서 시인은 동서의 전통을 교차시켜 상호 순화와 정돈의 효과를 유도하려는 몸짓을 보여준다.
가령 모르지(1961) 같은 시를 보자.
구차한 문밖 선비가 벽장문 옆에다 / 카잘스, 그람, 슈바이처, 엡스타인의 사진을 붙이고있는 이유, / 모르지?”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각각 당대를 풍미하던 서양의 음악가, 과학자, 의사, 조각가다.
선비의 낡은 벽장문 옆에다 첨단 문화의 얼굴들을 붙여놓는 이유를 모르지?
김수영을 비슷한 질문을 거리 1(1955)에서도 던진다.
스으라(쇠라)/ 너는 이 세상을 점으로 가리켰지만 / 나는 / () / 조그마한 물방울로 / 그려 보려 하는데 / 차라리 어떠할까 / 이것은 구차한 선비의 보잘것없는 일일 것인가”.
김수영은 이런 식으로 동서 상상력의 교차가 일으킬 효과를 묻고 있다.

널리 애송되는 사랑의 변주곡(1967)에서는 선비 정신의 근간인 성리학에 대한 식견이 드러난다.
이 시의 절정을 이르는 대목 아들아 / () / 복사씨와 살구씨가 / 한번은 이렇게 / 사랑에 미쳐 날뛸 날이 올거다!”를 보자.
여기에 나오는 복사씨와 살구씨는 주자가 유가적인 의미의 사랑[()]을 설명하기 위해 끌어들였던 사례다.
인을 우주론적 원리로 확대했던 주자는 복사와 살구가 씨앗에서 나온 열매이듯, 세상만물이 인이라는 씨앗에서 나온 열매라 했다.
그런 케케묵은 이야기에서 복사씨와 살구씨를 가져와 김수영은 현대적인 상상력을 발아시켰다.

9 하이데거: ‘시간에 민감했던 시인, 현실과 역사 앞에 물러섬 없었다 _임동확

김수영은 짐짓 뚫거나 빠져나갈 구멍이 아직은 오리무중(반시론)이라고 엄살을 부렸던 하이데거를 그렇게 극복해낸다.
그는 자기의 현실에 충실하고 그것을 정직하게 작품 위에 살릴 줄아는 시인의 양심”(산문 문맥을 모르는 시인들, 1965)을 통해 순전히 자기 존재의 가능성 추구에 머물러 있는 하이데거적인 양심의 세계를 넘어선다.
그저 인류의 신념과 이상을 관조하는 데 그친 하이데거와 달리, 그는 현대사회가 제출하는 역사적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열의(산문 현대성에의 도피, 1964)와 더불어 전위적이고 현대적인 시인이 추구하는 언어적 순수성에 사회적이고 인간적인 윤리를 포함(산문 새로운 포멀리스트들, 1967)함으로써 문득 우리 앞에 광휘에 찬 신현대문학사”(이 한국문학사, 1965)를 빛내는 시인 중의 시인으로 우뚝 선다.

15 혁명: 시와 삶과 세계의 영구 혁명을 추구한 시인 _김명인

419혁명 직후인 196077일 발표된 푸른 하늘을 에는 혁명은 고독한 것이자 고독해야 하는 것이라는 유명한 명제가 나온다.
정치 사회적인 개념으로서의 혁명은 기본적으로 연대나 단결로 요약될 집단성을 전제로 하는데 거기에 고독이라는 매우 개인적인 형질을 기본값으로 부여하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 시에 대한 자평이 들어 있는 1960616일의 일기에서 그는 고독이 창조의 원동력이며 혁명이란 위대한 창조의 추진력의 복본(複本, countpart)”(일기초())이라고 썼다
즉 혁명은 답습도 보완도 개량도 아닌 그야말로 기존의 것을 완전히 뒤집어엎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떠한 인용도 참조도 불가능한 고독한 작업이고 그래야 마땅하다는 것이 이 명제의 진짜 의미이다.

16 : 짙은 자기 환멸을 내쉴지언정 조국을 미워할 수는 없었다 _심보선

시인 김수영이 살고 또한 죽었던 한국. 수십 년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후 다시금 수년간 전쟁의 포화에 숱한 사람이 죽었고, 타락한 정권을 민중의 손으로 교체했고, 곧이어 일군의 군인들이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한 나라. 절대 빈곤에서의 탈출과 민주주의와 근대화를 향한 염원이 동시에 들끓던 시절. 김수영은 에 대한 상상과 사유에 골몰했다.
그 적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그가 그토록 바라는 나라와 세상은 도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시를 읽을 때, 내게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그가 대한민국의 후진성을 발견하고 또 사랑하도록 도움을 준 텍스트가 바로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책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이었다는 점이다.
어떻게 서양 이방인의 시선을 취할 때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된단 말인가?
자신의 오리엔탈리즘을 어떻게 이리도 뻔뻔하게 드러낸단 말인가?
산문과 논문이었으면, ‘참고 문헌으로 쿨하게 책과 저자를 인용했겠지만 김수영은 시에서 나는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와 연애하고 있다라고 참으로 쿨하지 않게 고백한다.

25 사랑: 사랑의 무한 학습, 지금 여기에 꽃피는 사랑의 미래 _김수이

김수영은 사랑의 힘으로 끔찍한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고, 초토화된 절망의 폐허에서 다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젊은 김수영에게 사랑은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버림으로써 가혹한 삶을 이어가는 불굴의 생명력을 의미했다.
썩어빠진 대한민국”(거대한 뿌리, 1964)에 저항하며 새로운 시와 삶을 추구한 김수영에게 사랑은, 낡아도 좋은 유일한 것이기도 했다.
사랑의 강인하고도 순한 미덕 앞에서 그는 예외적으로 감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구한 세월을 견뎌온 거칠기 짝이 없는 우리 집안의 / 한없이 순하고 아득한 바람과 물결 / 이것이 사랑이냐 /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뿐이냐”(나의 가족, 1954).
젊은 김수영은 사랑의 영원한 가치를 배우는 한편으로, 이 사랑을 가르쳐준 의 불안한 실존 또한 예민하게 감지했다.

26 : 우주의 화음을 품은 김수영 시의 극점 _유성호

□ 「은 김수영이 지상에서 쓴 마지막 작품이다.
1968529, 그러니까 시인이 숨을 거두기 꼭 20전에 쓰인 이 시편은 김수영 사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문학8월호에 유고로 발표되었다.
누구는 이 작품을 김수영의 대표작으로 주저 없이 거론할 것이고, 누구는 김수영의 작품 가운데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난해 시편의 사례로 들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은 김수영 시의 극점이자 귀결점으로 우리 앞에 우뚝하다.

아직도 이 작품은 다양한 해석 가능성으로 열려 있는 의미론적 다면체이자, 의미보다는 탈()의미를 욕망하는 음악 자체로서 끊임없이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해간다.
서투른 솜씨로 인해 발생하는 조악한 난해성과는 다른 해석의 어려움은 바로 이러한 연유 때문에 발생한다.
의미론적으로 완벽하게 환원되지 않는 우주적 화음(和音)을 품은 명편 이 김수영의 시인으로서의 귀결점이자 풍요로운 존재의 집인 까닭이 그렇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김수영의 마지막 순간이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누운 것이라면, 이제 그는 문학사에서 바람과 친화하면서, 바람을 품으면서, 바람을 넘어 풀뿌리로 누워 있다.
바람이 한결같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 작품의 제목이 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대담 거대한 100, 김수영
김수영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 시인이 100년 후에도 기억될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요즘 젊은 시인들의 시를 보거나 청년 세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 세대나 우리 다음 세대만큼 김수영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김수영이 앞으로 100년 뒤에도 계속 읽히려면, 김수영을 오래 읽어온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도 자유롭게 김수영을 읽을 수 있는 자유, 발언권을 주어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그럴 때에야 김수영 유산이 계승되어야 하는지, 우리 시대에 왜 김수영을 읽어야 하는지, 김수영에게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_이경수

 

고봉준 김내주 외 지음 이 모든 무수한 반동이 좋다, 한겨레출판, 2022

 

김수영 : 19211127일 서울 관철동 출생. 효제보통학교를 거쳐 선린상고를 졸업한 후에 일본에 건너가 1941년 동경상대(東京商大) 전문부에 입학했으나 1943년 학병징집을 피해 귀국했다.
이듬해 가족과 함께 만주 길림성으로 이주하여 길림 제육고에서 교원을 지냈고 연극운동도 했다. 광복이 되자 귀국하여 서울에서 거주하며 통역 일을 하였고, 연희대(延禧大) 영문과 4년에 편입(1945)했으나 중퇴했다. 1945예술부락에 시 묘정(廟庭)의 노래를 발표하였으며, 1949년에는 김경린(金璟麟)ㆍ박인환(朴寅煥) 등과 합동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간행하여 모더니스트로 각광받았다.
1950년 한국전쟁 중 미처 피난하지 못해 북한군에 징집, 포로가 되었다가 거제도 수용소에서 석방되었으며(1952), 그곳에서 병원장 통역, 석방 후에는 미8군 통역, 선린상고 영어교사로 근무했다. 1954년 환도 후 주간 태평양, 평화신문에서 근무했고, 1955년 이후 자택에서 양계(養鷄)를 하면서 시작(詩作)ㆍ번역ㆍ평론에 전념하였다.
이때 그동안 발표한 작품을 모아 시집 달나라의 장난(1959)을 간행했고, 1회 시협(詩協)상을 수상하였다. 이 시기의 그의 작품은 소시민적 비애와 슬픔을 모더니즘적인 감각으로 노래하고 있으며, 헬리콥터, 폭포등이 대표작이다. 1960419혁명이 일어나자 그는 현실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표현한 참여시를 쓰기 시작한다. ······ 그림자가 없다, 육법전서(六法全書)와 혁명, 푸른 하늘을등이 이 시기의 작품으로서 혁명과 사회변화,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시의 한 전환점을 이루는 이 시기의 지속적인 주제는 사랑과 자유인데, 자유는 그의 시적정치적 이상으로, 사랑은 그 자유의 실현을 억압하는 현실적 조건에 대한 인식론적 사랑으로 나타나고 있다.
516 군사정변 후 군사정권이 들어서자 그는 자유의 실현을 불가능하게 하는 ()’에 대한 증오와 그 적을 수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 사이에서 연민탄식풍자 등을 작품화하게 되는데, 그 방을 생각하며, 등이 이 시기의 작품이다. 이후 그는 역사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을 노래한 거대한 뿌리, 현대식 교량, 사랑의 변주곡등을 썼고, 1968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갑자기 타계하기 직전에 쓴 1970년대 민중시의 길을 열어놓은 대표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그밖에도 시여, 침을 뱉어라등의 평론을 통해 참여시와 시의 현대성을 주장하였고, 브라운의 20세기 문학평론(유령ㆍ소두영 공역, 중앙문화사, 1957), A. 테이트의 현대문학의 영역(이상옥 공역, 중앙문화사, 1962) 등의 번역서를 내기도 하였다. 사후에 거대한 뿌리(1974), 시여, 침을 뱉어라(1975)를 비롯한 몇 권의 시선집ㆍ산문집이 나왔고, 1981년 민음사에서 두 권의 김수영전집이 간행되었다.[네이버 지식백과]


김수영 <>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Comment
Captcha Code
(Enter the auto register prevention c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