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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Title<홍매> ≪소동파 사선≫ 소식2021-10-10 18:03
Writer

<홍매> 소식

잠이 좋아 늦게 피어도 늦다고 싫어 않고
얼음 같은 찬 얼굴은 계절에 안 맞을세라
복사꽃과 살구꽃의 불그레한 색을 띠어
느긋하고 우아하나
눈서리 같은 앙상한 자태는 아직도 남았구나.

한적한 그 마음을 가지고 세태를 따를 것 없는데
무슨 일로
술기운에 생긴 홍조가 옥 살결에 스몄는가?
노시인은 매화에 품격이 있음을 모르고
매화를 읊조림에
어찌하여 푸른 잎과 가지만 보았는가?

<定風波· 詠紅梅 정풍파 · 영홍매> 蘇軾

好睡慵開莫厭遲自憐冰臉不時宜
호수용개막염지 자련빙검불시의
偶作小紅桃杏色, 閒雅尚餘孤瘦雪霜姿
우작소홍도행색 한아 상여고수설상자
休把閒心隨物態, 何事, 酒生微暈沁瑤肌
휴파한심수물태 하사 주생미훈심요기
詩老不知梅格在, 吟詠, 更看綠葉與青枝
시로부지매격재 음영 경간록엽여청지

해설 : 원풍 5(1082) 봄에 황주에서 자신의 시 <홍매(紅梅三首)> 가운데 제1수를 <정풍파> 곡조에 맞추어 개작한 것이다. 보통의 매화, 즉 백매보다 늦게 피고 흰색 바탕에 불그스름한 기운이 섞여 있는 홍매의 아름다우면서도 고고한 자태와 그 속에 깃든 고매한 품격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해학적으로 묘사했다.

()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아주 특이한 문학양식이다. 중국문학에서는 당시(唐詩), 송사(宋詞), 원곡(元曲)’이라는 밀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한 시대를 대표하는 중요한 문학양식이다.

()는 쉽게 말하자면 대중가요 가사라고 할 수 있다. 사는 대중가요의 가사이기 때문에 통속성을 그 본령으로 했는데, 이 때문에 시문을 중시하는 정통문인들에게 천시당하는 경향이 많았다.

소동파(蘇東坡)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의 사는 문집이나 시집에 실리지 않았으나, 시문 못지않은 가치가 있어 별도의 사집이 간행되었다. 소동파의 사는 개인적인 감정을 노래했기 때문에 사가 단순히 대중가요의 가사에 머물지 않고 서정시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사에 사패(詞牌) 이외에 별도의 내용을 나타내는 제목을 붙이는 기풍이 생겼으니 이는 간과할 수 없는 소동파의 공로였다.

소식 저, 류종목 역, 소동파 사선, 지만지,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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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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