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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길가메시 서사시≫_반신반인의 비극적 영웅 이야기, N. K. 샌다즈 2021-06-17 20:21
Writer

길가메시 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의 영웅 서사시적 가치 N. K. 샌다즈

수메르족은 메소포타미아 민족 중 최초로 문자를 사용한 민족이었다.
수메르 사람들은 분명하지는 않으나 대략 기원전 5천 년경부터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이 흐르는 메소포타미아의 평야에 나타나 살기 시작하였다.(주동주 지음, 수메르 문명과 역사, 범우, 2018, 22)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 인류가 사용한 최초의 문자는 기원전 3500년경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방의 수메르 도시였던 우르크(Uruk, 우룩)에서 사용된 것이다. 성서의 창세기(10:10)에 이름만 나오는 바벨과 에렉에서 에렉이 이곳일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의 이라크(Iraq)라는 나라 이름도 우르크와 관련이 있다.(주동주, 20)
수메르 문자는 한자처럼 글자 하나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니는 표의(表意)문자와 한글처럼 발음만 표시하는 표음(表音)문자가 같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표기법은 우리나라 고대 표기법인 이두(吏頭)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며, 현대의 일본어에서도 사용되고 있다.(주동주20)

길가메시 서사시는 대부분 기원전 2천 년대의 초반에 이미 씌여졌으며, 수세기 전에도 거의 같은 형식으로 존재해 있다가 앗시리아 왕국의 마지막 왕이었던 골동품 수집가 앗수르바니팔(Assubanipal)의 도서관에서 7세기경에 마지막으로 교정을 거쳐서 완전한 형태로 편집되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토판의 발굴은 위대한 발굴작업이 시작되었던 19세기 중엽의 일이었다.
1839년 영국인 오스틴 헨리 레이야드(A. H. Layard)란 젊은이가 앗시리아의 작은 구릉(니느웨Nineyeh와 니무릇Nimurud)에서 깨진 토판을 파내어 영국 박물관으로 옮겼다. 여기에 쐐기 모양의 문자가 있었다.
1853년 니느웨에서 레이야드의 조수였다가 후계자가 된 라쌈(Rassam)길가메시 서사시를 정리한 토판이 포함된 자료들을 발견했다. 이 발굴의 주요성은 20년이 지난 187211월 새로 조직된 성서고고학협회 회의에서 조지 스미스(G, Smith)얼마 전 나는 영국에 있는 앗시리아 토판들 중에서 홍수에 대한 언급을 발견했다라고 보고하고 나서야 인정되었다. 그것은 길가메시 서사시의 열한 번째 토판에 기록되어 있었다.
그 후 스미스는 칼디어의 홍수 설화와 함께 길가메시 설화의 줄거리를 출판하였다.
19세기 말 니파르(Niffar), 니푸르(Nippur), 남부 이라크(Iraq)의 구릉에서 존 피넷 피터즈(J. P. Peters)의 인솔 아래(1888년에서 1889년 니푸르에 피터즈와 그 일행이 도착하면서) 진행된 발굴에서 수메르어로 씌어진 것 중 가장 오래된 형태의 길가메시 서사시의 원형이 발견되었다.

고고학적 발굴과 문서의 해독으로 서사시의 역사적ㆍ문학적 배경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들은 이미 수메르 문학에 산발적인 시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으며, 아마도 이 시가 기록되기 훨씬 전부터 이야기는 읊어져 구전(口傳)되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고고학적 발굴로 인해 기원전 3천 년경의 고대 수메르나 초기 왕국의 문명이 슈르루팍, 키시, 우룩 등 몇몇 중요한 도시가 홍수를 겪은 후에야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홍수는 엠뎃 나스르 시기라고 부르는 선사 시대의 종결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위의 여러 곳에서 동시에 홍수가 일어났다는 것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수메르 문서에서 길가메시와 관련된 시가 다섯 편 발견되었다. 이 중 둘은 이 시의 나중 부분과 관련되어 있다. 이 둘은 <길가메시와 생명의 땅> 그리고 <길가메시의 죽음>이다.
홍수 설화는 수메르 문학 중 길가메시에 대한 작품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노아(Noah)와 같은 인물인 지우수드라에 대한 독특한 시이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도 기원전 2천년대 전반에 속하는 홍수 설화가 있었는데 여기에는 아트라하시스(Atra-Hasis, 이는 최고로 현명한 자라는 뜻이다. 주동주, 224)라는 영웅이 등장한다. 이 시에서는 홍수가 인류를 멸망시키는 최후의 수단으로 등장한다.

길가메시가 역사적인 인물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 시를 감상하는 데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 학자들은, 기원전 3천년대 초반 우룩을 잠시 동안 통치했던 길가메시가 실재 인물이었다는 확실한 주장을 하게 되었다.
<수메르의 열왕기>에 의하면 길가메시는 홍수 이후 우룩의 첫째 왕조 다섯 번째 통치자로서 그의 아들은 30년밖에 통치하지 못했으나 그는 126년간 왕 노릇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몇 가지 연대기적 모순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길가메시를 역사적인 인물로 보는 데 반론이 될 수는 없다.

길가메시 서사시오디세이아만큼 세속적인 시로 나타나고 있다. 죽은 자에 대한 애도나 지혜의 단편 속에 약간의 종교적인 요소가 보인다 해서 이 시를 바빌로니아 창조 설화 에누마 엘리시처럼 종교적 의식 중에 낭송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시는 철저하게 세속적이며 영웅적인 삶을 전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홍수 설화는 길가메시 서사시에 삽입된 독립적인 시이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지난 세기에 비로소 복구되었다.
니느웨는 기원전 612년 메데스와 바빌로니아의 연합군에 의하여 정복되어 다시는 일어설 수 없도록 처절한 파괴를 당하였다.
게다가 앗수르바니팔의 도서관은 앗시리아 수도의 자갈 밑에 파묻히고 말았다.
이 기원전 7세기야말로 고대 근동 지방에서 우룩의 길가메시 서사시같은 위대한 문학이 완전히 사라질 최후의 순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프롤로그
우룩의 길가메시 왕

지금부터 길가메시의 행적을 알리노라. 그는 모든 것을 알았고, 세상 모든 나라를 알았던 왕이다. 슬기로왔으며, 신비로운 사실을 보았고, 신들만 알던 비밀을 알아내었고, 홍수 전에 있었던 세상에 대해 우리에게 알려주었도다. 그는 긴 여행 끝에 피곤하고 힘든 일에 지쳐 돌아와 쉬는 중에 이 모든 이야기를 돌 위에 새겼노라.
신들은 길가메시를 창조할 때 그에게 완전한 육체를 주었으니, 즉 위대한 태양의 신 샤마시(Samash)는 그에게 아름다움을 주었고 폭풍의 신 아닷(Adad)은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으며, 그 외의 많은 신들이 그에게 거대한 들소처럼 강한 힘을 주어 보통 사람들을 능가하게 하였도다. 3분의 2는 신이요. 3분의 1은 인간으로 만들었도다.
그는 우룩에 담들과 거대한 성벽을 쌓았노라. 그리고 대지(大地)의 신 아누(Anu)와 사랑의 여신 이시타르(Ishtar)를 위해 아름다운 에아나(Eanna)의 신전을 세웠노라. 지금도 볼 수 있으니, 바깥벽은 구리의 광채를 띠며 번쩍이고 안벽도 마찬가지라. 이와 같은 성벽은 다시 없으리로다. 사랑과 전쟁의 여신 이시타르가 살고 있는 에아나에 가볼지어다. 후대의 어느 왕이, 어느 인간이 그와 같은 신전을 지을 수 있으랴! 우룩의 성벽에 올라가 볼지어다. 다시 말하건대, 그 토대(土臺)와 석공술(石工術)을 살펴볼지어다. 구운 벽돌인데도 훌륭하지 아니한가? 일곱 성현(聖賢)들이 그 기초를 놓았도다.

1. 엔키두와의 만남
2. 숲 속의 여행
3. 길가메시와 이시타르 그리고 엔키두의 죽음
4. 영원한 생명을 찾아서
5. 홍수 이야기
6. 귀향
7. 길가메시의 죽음

N. K. 샌다즈 지음, 이현주 옮김, 길가메시 서사시, 범우사, 2020(4)

이 책을 읽는 분에게 _이현주

길가메시 서사시는 유명한 호메로스의 서사시보다 약 15백 년 정도 앞선 기원전 3000년 전경 메소포타미아의 도시 우륵(Uruk, 우르크)을 다스린 위대한 왕 길가메시의 이야기이다. 그 안에는 인간의 문명에 항거하는 투쟁과 우정, 사랑, 모험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무릇 모든 이야기가 다 그렇지만 이 길가메시 서사시도 읽는 이의 입장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이 인간의 이야기이며, 생명ㆍ죽음ㆍ연애ㆍ투쟁 등 궁극적인 문제를 테마로 하여 엮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아마도 인간 최고의 기록일지도 모른다는 신비로움이 행간(行間)에 면면히 흐른다는 점이다.

주동주 지음, 수메르 문명과 역사, 범우, 2018

이 책은 인류 최초로 문자를 만들고 도시를 만들어 인간에게 문명사회를 가져다준 중동의 고대 민족, 수메르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책이다. 그들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7천여 년 전인 기원전 5천 년경부터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이 흐르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나타나 화려한 문명사회를 건설하고 살다가 우리의 단군 할아버지가 고조선을 건설했다고 하는 기원전 2천 년쯤에 사라진 민족이다. 5천 년 문화민족이라고 자랑하는 우리 한민족의 역사를 무색하게 만드는 머나먼 역사 속의 민족인 것이다.
이 책은 그들이 어떤 민족이고 어떤 문화를 건설했으며,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소개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그들이 남긴 문화가 오늘날 현대인의 정신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는 기독교의 성서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는 논의에 주목하여 이 문제를 따로 조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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