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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Title≪부모은중경≫ㆍ≪대방편불보은경≫-“부모님의 크신 사랑, 그리고 그 보은의 길”2021-05-0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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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은중경≫ ≪대방편불보은경

옮긴이의 말

이 책은 본래 부처님이 설하신 것이 아니라 후에 중국에 와서 지어진 가짜 경전이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 번역을 제안받았을 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조사해 보니 이미 십여 종이 번역되어 나와 있고, 각 사찰에 무수히 배포되어 있으며, 분량도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지기에 턱도 없이 부족해서 식자우환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경을 번역하면서 중국에서 가짜 경전 취급을 받던 돈황본 부모은중경은 전혀 다른 내용임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었다.

돈황에서 발견된 경전의 사본들에 대해서도 이전에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었는데 앞으로 각 방면에서 활발히 이용할 만한 중요한 자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의 크신 사랑, 그리고 그 보은의 길
부모은중경대방편불보은경

동양의 전통에서 효()는 정치ㆍ사회적인 면에서 매우 강조되는 사상이다.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중국에 온 인도 승려나 선구적으로 불교를 받아들인 중국 승려들은 불경의 형식을 빌린 경전을 만들어 냈지만 유교나 도교의 사상이 스며들어 있다.
이것이 의경(擬經)과 위경(僞經)이 나타난 배경이다.
•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대방편불보은경(大方便佛報恩經)은 그렇게 만들어진 위경 가운데에서 효정신이 드러난 불경이라고 인정된 경전이라고 알려져 있다.

역사상 부처님은 2,500여 년 전에 인도의 작은 왕국의 왕자로 태어나 일주일 만에 어머니를 잃고 양어머니 손에 길러졌으며, 결혼하여 자식까지 있는 상태에서 아버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이력을 읽어보면 부처님은 참으로 배은망덕한 사람이다.
• ≪부모은중경대방편불보은경에서는 한 세상에서 자신의 부모에게 효도 하면서도 깨달음을 얻어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 더 크고 효를 행하는 근본이 된다는 것을 다루고 있다.
이것이 일생으로만 한정하거나 깨달음을 얻고 자기만 열반으로 들어가 버리는 소승(小乘)의 아라한의 입장이 아니라, 대승(大乘) 보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효행관이다.
일생만을 놓고 생각하거나 대승적인 입장에서 설명하지 않고 현실 중심적인 유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불교는 불효한 가르침이 분명하다.
그래서 특히 이런 부분에 민감한 유학자들과 부분적으로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은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내용을 불경으로 제작하는 일이었다.
• ≪부모은중경부모은난보경(父母恩難報經)(대장경 권 16, 후한 2세기경 안세고 한역), 대방편불보은경의 편집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태어난 작품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편의 부모은중경

1. 돈황본 부모은중경

인도에 원전이 없다고 전해지는 부모은중경은 전래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중국에서 지어진 위경이라고 여겨졌다. 따라서 지은이와 역자에 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다.
이 경은 595년 당나라 명전(明佺) 등이 엮은 대주간정중경목록(大周刊定衆經目錄)에서 <위경목록(僞經目錄)> 안에 최초로 등장하였다.
그 후 730년 지어진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에서도 <위망난진부(僞忘亂眞部)> 안에 기록되어 있다.
이것들은 단지 불경목록을 기록한 책들로 여기에는 단지 명칭만 적혀 있지만, 지금의 돈황장경이 묻혀 있던 동굴에서 부모은중경이라는 경전이 발견되었고 또한 부모은중경변상도라는 벽화도 여러 점 발견되었다.
따라서 이후 이 글은 돈황에서 발견된 것을 돈황본이라 하고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부모은중경은 한국본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역자가 번역한 돈황본은 대장경(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의 약칭) 85권에 실려 있다. 이것은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돈황본을 저본으로 하였다.
돈황본 부모은중경5세기에서 10세기 사이에 제작되었거나 유입된 것으로 그 작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대륙에서 유통되었던 불경목록에서는 처음부터 위경으로 취급되었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돈황에서는 보다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돈황 지역에서 제작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돈황본이 인도에서 찬술되어 전래되었는지의 여부는 더 자세한 연구를 필요로 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내용에 있어서 돈황본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과 그 사랑을 배반하는 자식에 관해 질책하는 것으로, 깊은 효사상을 이끌어내기보다는 상식적인 선에서 부모님의 은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715일 우란제일(盂蘭祭日)은 중국의 명절이기도 하지만 이날의 기원과 관련된 우란분은 인도 고유의 풍속에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풍속의 차이를 들어 중국에서 지어진 위경이라고 고집할 수만은 없다.

ㆍ우란분(盂蘭盆) : 본래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봉양할 때 쓰는 큰 그릇을 말한다. 불교를 받드는 지역에서는 우란분경에 근거하여 매년 음력 715일에 역대 종친(宗親)을 제도하는 의식을 거행한다. 우란분을 의역하면 도현(倒懸, 거꾸로 매달리는 것)인데 죽은 자의 괴로움을 비유한 것으로 큰 괴로움을 의미한다.  


시기적으로 돈황본은 한국본보다 일찍 지어진 것으로 역자는 돈황본을 완역하고 그 다음에 한국본을 실었다.
두 경을 비교해보면 마치 돈황본이라는 아이가 자라서 한국본이라는 어른이 된 것 같은 내용과 형식임을 쉽게 알 수 있다.

2. 우리나라의 불설대보부모은중경

우리나라는 예부터 부모은중경이 널리 유통되고 있다.
단원 김홍도가 그 경의 게송에 맞게 그린 그림과 함께 불교의 효사상을 알려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불경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ㆍ게송(偈頌) : 게송의 범어는 가타(산스크리트 gāthā)로 가타(迦陀伽他)ㆍ게타(偈他)ㆍ게() 등으로도 음사하고, 풍송(諷誦諷頌)ㆍ조송(造頌)ㆍ게송(偈頌)ㆍ송() 등으로 한역한다. 이 문체로 이루어진 어구를 게어(偈語)라고 한다.

이 경은 고려말부터 유통되기 시작하여 널리 유행한 경전이지만 본래 중국 불교 경전에도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발견된 가장 오래된 경이 보물 705호로 지정된 목판본 불설대보부모은중경으로 고려시대(1378)에 조성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 경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돈황본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첫째, 이 경은 우리나라에서만 널리 유통되었고, 현재까지 일반인에게도 가장 널리 유행한 경전이다. 그러나 최근의 중국 대륙만 해도 부모은중경을 발견할 수가 없다.
둘째, 경의 장절이 초서본ㆍ정종본ㆍ유통본의 형식으로 나누어져 있는 판본도 있는데 이러한 용어는 학자들이 경을 분류할 때 쓴 것이다. 이는 중국에서 종파불교가 성립한 이후에 나타난 분류용어로 대ㆍ소승 경전 어디에도 이런 분류는 없고, 구마라집(서기 344~413. 인도 출신의 승려. 현장 이전의 구역舊譯 시대를 대표하는 최대의 번역가. 구마라집을 줄여 라집이라고도 하며 동수童壽라고 번역한다)이 살던 요진시대에도 이런 분류용어는 없었다. 또 경을 이런 식으로 분류한 것과 분류하지 않은 것으로 나눈 두 가지 판본이 존재하는 것도 경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이며, 시기적으로 후대에 나온 판본이므로 앞의 것을 바탕으로 새로 재편했을 혐의가 짙다.
셋째, 이 경은 지나치게 반복이 심하다. 같은 내용이 여러 번 반복되지만 강조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중언부언하는 듯함을 느끼게 한다. 또 돈황에서 출토된 부모은중경이나 불설부모은중경과는 달리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이라고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본래부터 내용이 유사하거나 과장되게 부풀려진 다른 경전일 확률이 높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역자는 한국본은 고려말에 성리학이 유입된 후 유학에 정통하거나 한문에 조예가 깊은 승려나 학자에 의해 성립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빠른 판본이 고려말인 것으로 보아 당시 성리학이 도입된 이후에 유교의 충효사상과 충돌하는 불교가 살아남을 방법으로 승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3. 돈황본과 한국본의 부모은중경의 내용

돈황본과 한국본은 모두 부모님의 은혜 가운데에서도 특히 어머님의 은혜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형식에 있어서도 이와 같이 들었다여시아문如是我聞이라는 불경의 전형적인 틀로 시작하고 끝날 때도 다른 경전과 유사하게 되었다.
돈황본 끝부분에 부모은중대승마하반야바라밀경’(父母恩重大乘摩訶般若波羅蜜經)을 경의 명칭으로 하라는 부분이 나오며, 한국은 경전 중심사상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것은 모두 대승적인 입장의 경임을 알게 한다.

하지만 두 경은 뚜렷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돈황본은 불효한 자식을 원망하고 그런 자식을 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이 있지만, 한국본은 너무나 크고 깊어서 결코 단순히 효도를 하는 것으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부모님의 자애로움만을 내용으로 한다.
자식을 원망하거나 한탄하는 내용이 한국본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또 한국본에서는 불효의 대가로 받는 지옥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지만 돈황본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두 경전을 꼼꼼히 비교해보면 돈황본은 매우 상식적인 면에서 담담하게 부모님의 은혜를 나타낸 반면, 한국본은 부모님의 은혜를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효도하지 않으면 지옥에 가기 때문에 부모님의 은혜를 반드시 갚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황본을 배경으로 한국본이 지어졌을 가능성이 짙은 문장들이 있다. 거칠게 추론하면 한국본은 대방편불보은경, 부모은난보경등에서 추출되고 새롭게 만든 경이다.
고려말 조선조에 유행한 한국본은 분명히 돈황본과 전혀 다르다.

4. 부처님의 효행을 밝힌 대방편불보은경

1) 대방편불보은경의 성격
실제로 후한 때 효에 관련된 불교 경전이 번역되어 있음을 알게 하는 것이 대방편불보은경이다. 이것은 보은경, 불보은경이라고도 약칭한다.
이 경은 대장경(No 156) 3권 본연부(本緣部)에 실려 있는 것으로 모두 7권이며 아홉 개의 품()으로 되어 있다.
이 경이 실려 있는 대당대장경수(大唐大藏經數)는 중국 대륙의 장경 목록이었고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남당(南唐, 973~975) 때에 베껴 쓴 사본이다.
돈황 동굴에서 발견된 다른 경전 목록에서는 권수가 일치하지 않고 보은경이라고만 적혀 있는 것도 있고 또 몇 권만 따로 적힌 것도 있다.
이것으로 보아 이 경은 점차적으로 완성되어 가다가 10세기 이후에는 완전히 현재의 형태가 되었다고 추정된다.
그렇지만 위경이라고 전해지는 경들과는 달리 부분적으로 진경(眞經, 부처님이 직접 설법하신 내용이라고 인정되는 경)의 본생담(부처님의 전생을 엮은 이야기. 산스크리트 자타카 jātaka라고 한다) 근거한 불교의 입장에서 효도와 은혜에 보답해 가는 방법을 알게 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2) 대방편불보은경의 내용

불교에서 방편(方便)이란 어떤 의미로 쓰이는가? 방편은 우파야(산스크리트 Upāyā)의 한역어로 모든 중생의 수준과 능력에 맞게 가르침을 베푸는 것이다.
보통 방편은 임시방편이라는 의미로 진실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맞게 그럴듯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진실은 아니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교설 방법 가운데 하나로 일종의 교묘한 편법을 써서 중생을 제도할 때 사용하는 것이 방편이다.
받아들일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너무 어려운 것을 가르치면 배우려는 마음을 잃게 될 것이므로 부처님과 보살은 제도하여 깨달음을 얻게 하려는 자비심에서 방편을 쓴다.
부모님과 은인의 은혜를 알고 그에 보답해 가는 것에 대해 밝히는 것도 그러한 방편의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대방편불보은경이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생각된다.

이 경은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먼저 부처님의 효행을 내용으로 한다.
부처님은 부모를 버리고 출가하여서 부왕에게 괴로움을 주었는데, 이 때문에 한 바라문(婆羅門, 산스크리트 브라만 brāhmaṇa’의 음역어. 고대 인도의 사성四姓 가운데 가장 높은 승려계급. 왕보다 윗자리에 있으며 제사와 교육을 담당)이 부처님을 은혜를 저버린 무리라고 비방하게 된 것이 이 경을 설하게 된 동기이다.
부처님은 수 없는 생사(生死) 동안에 모든 중생의 부모가 되었으며, 모든 중생도 또한 부처님의 부모가 되었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중생을 위하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은 그 자체로 모든 부모님을 위하여 보은을 행하는 것이라고 이 경은 밝힌다.
부처님을 은혜를 저버린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단지 현세의 한 생에 국한한 좁은 시야의 견해이다. 참된 보은(報恩)큰 자비심을 가지고 모든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각 품() 안에서 부처님의 전생의 인물들이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고 효행을 하고 은혜를 갚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경은 모두 9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서품(序品)> : 경을 설하게 된 인연에서는 이 경을 설하게 된 원인을 밝힌다. 부처님은 바라문의 비난을 듣고 돌아와 질문하는 아난에게 대방편불보은경을 설할 준비를 하신다.
2 <효양품(孝養品)> : 효도로 부모를 보양한 이야기에서는 부모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하여 육신을 바친 수사제(須闍提) 태자의 이야기를 설한다. 그리고 부처님이 전생에 지극한 효자였음을 알려준다.
3 <대치품(對治品)> :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에서는 보살이 모든 중생을 자식과 똑같이 사랑한다는 내용을 밝히고 있다. 특히 전반부의 내용은 공자의 서() 사상과 통하는 내용이며, 또 자신의 생명을 버리고 깨달음을 얻어 중생을 이롭게 하려고 한 전륜성왕의 이야기 등이 실려 있어 이 경전이 대승 경전임을 확인시켜준다.
4 <발보리심품(發菩提心品)> : 깨닫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켜라에서는 근본적으로 은혜를 알고 갚는 것에 관해 말한다. 오직 깨닫고자 하는 보리심(깨달음의 마음)을 일으켜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다른 중생에게도 보리심을 일으킬 것을 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부처님이 처음 보리심을 일으킨 계기에 관해 짤막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5 <논의품(論議品)> : 외도들과 효와 불교에 관해 논의하다에서는 외도(外道, 불교 이외의 모든 가르침과 학문)의 지도자들이 불교를 비방하면 오히려 반박하여 참된 불교 정신을 드러낸다는 내용이다. 부처님의 전생 인물인 인욕태자가 부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머리외 뼈, 두 눈을 바친 이야기, 부처님의 어머니와 관련된 녹모(鹿母)부인의 이야기 등을 설한다.
6 <악우품(惡友品)> : 제바달다 이야기에서는 부처님을 평생 원수로 여겼던 제바달다의 전생 이야기와 실제의 행위를 적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부처님의 전생인물인 선우태자를 제목으로 뽑지 않고 악우태자를 제목으로 뽑았다는 점이다. 이 편의 편집자는 악()을 단지 표면적으로만 보지 않고 선()을 돋보이게 하며 선으로 나갈 길을 도와주기 때문에, 악도 비밀스러운 보살의 행동이라고 보는 의도가 숨어 있다.
7 <자품(慈品)> : 부처님과 자비에서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겠다는 말을 하자 사리불이 부처님이 멸도하시는 것을 볼 수 없어서 먼저 자결하였던 전생의 이야기와 현세의 이야기를 적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전하는 것에 따르면 사리불은 본래 외도의 우두머리였으나 불교에 귀의하였고 부처님보다 먼저 죽었다고 한다.
8 <우파리품(優波離品)> : 계율에 관하여에서는 불교의 기본적인 계율에 관해 우파리와 부처님의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경을 끝까지 읽는다면 불교의 기초입문을 닦게 되는 셈이다.
9 <친근품(親近品)> : 보살이 은혜를 알고 보답하는 길에서는 이 경이 핵심으로 삼고 있는 보살이 되는 길, 보살이 닦아야 할 수행의 덕목들을 친절하게 열거하고 있다.
따라서 이 경은 대승적인 입장에서 출가하지 않은 사람은 부모님에게 생명까지 바치는 효를 행해야 하고, 출가하게 되면 계율을 지키고 보살행을 하여 더 큰 의미의 효를 행하기 위해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부모은중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기사굴산(중인도 마가도국의 수도 왕사성 동북쪽에 위치한 산. 부처님이 대승 경전을 설한 곳)에서 큰 보살들과 성문의 무리와 비구(출가하여 불교의 구족계인 250계를 받고 수행하는 남자 승려)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등과 함께 계셨다. 여러 천신들ㆍ사람들ㆍ하늘ㆍ용ㆍ귀신 등도 와서 한마음으로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려고 부처님 얼굴을 우러러보면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갈 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장 가까운 존재이다. 아버지가 없었더라면 태어날 수가 없었고 어머니가 없었더라면 길러질 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몸에 의탁하여 그 뱃속에 열 달이 다 되면 아이는 어머니에게서 떨어져서 세상에 태어난다. 그 뒤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식을 키운다. 유모차에 누워 있으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이를 품에 안아주며 부드럽게 달래고 말없이 미소를 띤다. 배가 고플 때 어머니가 아니면 먹을 수가 없고, 목이 마를 때 어머니가 아니면 젖을 먹을 수가 없다. 어머니가 배가 고플 때도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뱉어내어 아이에게 먹인다. 아이는 마른 곳으로 밀어내고 어머니는 축축한 곳에 눕는다. 이러한 도리가 아니면 어버이라 할 수 없다. 어머니가 아니면 자랄 수가 없으니 자애로운 어머니가 자식을 기른다. 유모차가 떠날 때까지 자식에게 먹이는 젖은 여덟 섬 네 말이다. 어머니의 은혜를 헤아리자면 하늘이라도 다할 수 없다. 아아! 자애로운 어머니의 은혜를 어찌 갚을 수 있다고 말하겠는가.”
(……

불설대보부모은중경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불효한 사람은 죽으면 아비무간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 이 지옥은 넓이가 팔만 유순(1유순은 약 98km)이고, 사면이 쇠로 된 성으로 그 주변에 그물이 쳐져 있다. 그 땅은 붉은 무쇠로 되어 있는데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고 맹렬한 불꽃은 천둥이 치고 벼락이 부서지는 것과 같다. 여기서 끓는 쇳물을 죄인에게 부어 넣고, 쇠로 된 뱀과 구리로 된 개는 입에서 불을 토하여 죄인을 태우고 지지고 볶고 구우며 기름에 태운다. 고통스럽고 서러우며 그 고통을 감당하여 참기도 어렵다. 쇠몽둥이, 쇠꼬챙이, 쇠망치, 쇠창 등과 칼과 칼날이 비구름처럼 공중에서 떨어져 찌르거나 베이면서 죄인에게 고통스러운 형벌을 준다. 이러한 고통을 몇 겁이 지나도록 조금도 쉬지 않는다. 다시 또 다른 지옥에 들어가서 머리에 불그릇을 이고 쇠그릇에 사지가 찢어지고 배와 뼈와 살이 불타고 문드러진다. 하루 동안에 수없이 죽고 다시 태어나며 이와 같은 고통을 받는다. 이것은 모두 전생에 다섯 가지 악행과 불효를 저질렀기 때문에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다.
(……)

대방편불보은경

6 <악우품(惡友品)> : 제바달다 이야기

부처님께서 다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때 좌선한 비구는 지금의 가섭불(迦葉佛, 석가 이전의 과거칠불 중 여섯 번째 부처이고 현겁賢劫 천불千佛 중 세 번째 부처이다. 산스크리트 카쉬야파 부다Kasyapa-Buddha를 음역한 말로, 이를 의역한 음광불飮光佛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다)이고 땅벼룩은 지금의 제바달다이다. 이때 이는 지금의 나의 몸이다. 제바달다는 이익을 위하여 부처님의 몸에서 피가 나게 하였으므로 살아서 지옥에 빠졌다. 제바달다는 항상 악한 마음을 품고 여래를 해치려고 하였다. 만약 그 일을 다 설명하려면 겁이 다해도 끝이 없을 것이지만 여래는 항상 자비의 힘으로 그를 불쌍히 여긴다. 나는 제바달다를 만났기 때문에 빨리 부처가 될 수 있었다. 그것을 은혜로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자비심과 연민을 가진다.”
(……)

8 <우파리품(優波離品)> : 계율에 관하여

여래가 곧 난타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난타여 마땅히 알라.
너는 가난하다고 천대하지 말며
부유하다고 높이지 말 것이니
출가법은 이와 같으니라.

(……) 

편자 미상, 최은영 옮김, 부모은중경대방편불보은경, 홍익출판사, 개정판 2005

부모님의 크신 사랑을 깨닫고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대승불교의 최고 경전. 특히 부모은중경은 고려 말기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 중국 돈황 동굴에서 발굴된 진본이어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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