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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제목≪사피엔스≫유발 하라리-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2020-10-21 22: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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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한국의 독자들에게    유발 노아 하라리

생명의 미래에 관한 우리의 결정은 지금껏 시장의 맹목적인 힘과 덧없는 유행이 좌우해왔다. 우리는 무모한 소비에 열중한 나머지 우리 행성의 많은 부분을 파괴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다음 선거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 드문 상황에서 말이다.

나는 이 책이 독자 스스로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처럼 막대한 힘을 얻게 되었는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나는 또한 이 같은 이해 덕분에 생명의 미래에 대해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나는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한국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딜레마(첨단 기술의 위험도, 자살률, 낮은 행복지수)를 더욱 압축해서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1부 인지혁명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세계무대에 이미 등장하였지만, 당시까지는 아프리카의 한구석애서 짜기 앞가림을 해나가고 있을 뿐이었다. 호모 사피엔스라고 불리는 동물이 언제 어디서 처음 진화했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대부분 과학자들이 동의하는 사실은 15만 년 전 동부 아프리카에 우리와 똑같이 생긴 사피엔스가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1만 년간 호모 사피엔스는 유일한 인간 종이었다. 우리는 이 사실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다른 가능성을 그려보기가 어렵다. 우리는 형제자매가 없는 탓에 스스로가 창조의 최고 샘플이며, 우리와 나머지 동물계 사이에는 깊은 간극이 있다고 상상하기 쉽다.
찰스 다윈이 호모 사피엔스는 동물의 한 종류에 불과하다고 암시하자 사람들은 격분했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만일 네안데르탈인이 살아남았다면, 그래도 우리는 다른 종과 동떨어진 존재라고 인식할까?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

인지혁명이란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무엇이 이것을 촉발했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는 이론은 우연히 일어난 유전자 돌연변이가 사피엔스의 뇌의 내부 배선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전에 없던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언어(놀라울 정도로 유연하다)를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직 호모 사피엔스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원숭이를 설득하여 지금 우리에게 바나나 한 개를 준다면 죽은 뒤 천국에서 무한히 많은 바나나를 갖게 될 거라고 믿게끔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허구 덕분에 우리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서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성경의 창세기, 호주 원주민의 드림타임 신화, 현대 국가의 민족주의 신화들을 짜낼 수 있다. 그런 신화 덕분에 사피엔스는 많은 숫자가 모여 유연하게 협력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사피엔스는 수없이 많은 이방인들과 매우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다. 개미는 우리가 남긴 것이나 먹고 침팬지는 동물원이나 실험실에 갇혀있는 데 비해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라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지식의 나무

인지혁명의 결과 사피엔스는 기술과 조직의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으며, 그 덕분에 아프로아시아를 벗어나 외부세계에 정착하는 데 필요한 전망까지도 품을 수 있었을 것이다. 최초의 업적은 45,000년 전에 호주에 정착한 것이었다.

최초의 인류가 호주까지 여행을 한 것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도달하거나 아폴로 11호 탐험대가 달에 착륙한 것 못지않다. 이것은 인류가 어떻게 해서든 아프로아시아 생태계를 떠나는 데 성공한 최초의 사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 선구자들이 그 신세계에서 저지른 짓이다. 최초의 수렵채취인들이 호주 해안에 발을 들인 순간은 호모 사피엔스가 특정 대륙에서 먹이사슬의 최상층부로 올라가고 이후 지구라는 행성의 연대기에서 치명적인 종이 되는 순간이었다.

호주에는 몸무게 2백 킬로그램에 키 2미터인 캥거루, 대륙에서 몸집이 가장 큰 포식자였던 호랑이만한 유대목(캥어루처럼 주머니가 있다) 사자, 타조 두 배 크기의 날지 못한 새, 나무 위에는 몸짓이 너무 커서 귀엽거나 깜찍한 것과는 거리가 먼 코알라, 용 같은 도마뱀과 5미터 길이의 뱀, 무게 2.5톤의 웜뱀(작은 곰같이 생긴 호주 동물)인 디트로토돈이 패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새와 파충류를 제외한 모든 동물이 유대목이었다. 이들은 캥거루처럼, 아주 작고 무력한 태아 같은 새끼를 낳은 뒤 배에 있는 주머니에 넣어 모유를 먹여 키웠다.

호주 해안 모래밭에 찍힌 인간의 첫 발자국은 곧바로 파도에 씻겨버렸다. 하지만 침입자들은 내륙으로 진격하면서 결코 지을 수 없는 발자국을 남겼다. 몇천 년이 지나지 않아, 대형동물은 사실상 모두 사라졌다. 몸무게 50킬로그램이 넘는 호주의 동물 24종 중 23종이 멸종했다. 이보다 작은 종도 대량으로 사라졌다. 호주 전체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붕괴되고 재조정되었다. 이것은 지난 수백만 년 이래 호주 생태계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였다.

호주 세계에서 일어난 유사한 대량멸종이 그다음 수천 년간 인류가 외부세계의 또 다른 지역에 정착할 때마다 거듭거듭 벌어졌다. 뉴질랜드의 첫 사피엔스 정착자인 마오리족이 그 섬에 도달한 것은 약 8백 년 전이었다. 그로부터 2백 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곳의 대형동물 대부분이 멸종했고 모든 조류 종의 60퍼센트도 멸종했다.

호주 대형 동물군의 멸종 이후 이보다 더 큰 생태 재앙이 이어졌는데, 이번 무대는 아메리카였다. 호모 사피엔스는 서반구 대륙에 최초로 도착한 인간 종이며 유일한 종이기도 했다. 16,000년 전, 즉 기원전 14,000년 전경이었다.

14,000년 전 미 대륙의 동물군은 지금보다 훨씬 더 풍요로웠다. 최초의 아메리카인들이 알래스카에서 카나다의 초원과 미국 서부로 남하했을 때 마주친 동물들 중에는 매머드, 마스토돈, 곰 크기의 설치류, 말과 낙타 떼, 대형 사자, 오늘날엔 전혀 알려지지 않은 대형동물 수십 종이 있었다. 그중에는 무시무시한 검치고양이(긴 칼 같은 이빨을 가졌다), 무게가 8톤이고 키가 6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땅나무늘보도 있었다.

남미에는 이보다 더욱 이국적이고 기묘한 대형 포유류, 파충류, 조류가 살고 있었다. 미 대륙은 진화의 거대한 실험실로서 아프리카와 아시아에는 알려지지 않은 동식물이 진화하고 번성한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사피엔스가 도착한 지 2천 년이 지나지 않아 이들 유일무이한 종 대부분이 사라졌다. 오늘날의 추정에 따르면 그 짧은 기간 동안 북미에서 대형동물 47속 중 34속이 사라졌다. 남미에선 60속 중 50속이 사라졌다. 3천만 년 넘게 번성하던 검치고양이도 멸종했고, 대형 땅나무늘보, 대형 사자, 미국 토종의 말과 낙타, 대형 설치류와 매머드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이보다 작은 포유동물, 파충류, 조류 수천 종을 포함해 곤충과 기생충까지도 멸종했다.

태평양에서 멸종의 물결은 폴리네시아의 농부들이 솔로몬 제도, 피지, 뉴칼레도니아 섬에 정착했던 기원전 1500년경부터 시작되었다. 대서양, 인도양, 북극해, 지중해에 흩뿌려진 수천 개의 섬 거의 모두에서 이와 유사한 생태적 재앙이 발생했다. 극히 멀리 떨어진 섬 몇 개만이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주목을 피할 수 있었고, 그런 섬들의 동물군들은 제 모습을 고스란히 지켰다. 유명한 사례를 들자면 19세기까지 인간이 살지 않았던 갈라파고스 제도가 있다.

수렵채취인들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1의 물결 다음에는 농부들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2의 물결이 왔고, 이 사실은 오늘날 산업활동이 일으키고 있는 멸종의 제3의 물결에 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았다는 급진적 환경보호운동가의 말은 믿지 마라. 산업혁명 훨씬 이전부터 호모 사피엔스는 모든 생물들을 아울러 가장 많은 동물과 식물을 멸종으로 몰아넣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대홍수

2부 농업혁명

농업혁명 이후 수천 년에 이르는 인간의 역사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단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인류는 어떻게 자신들을 대규모 협력망으로 엮었는가? 그런 망을 지탱할 생물학적 본능이 결핍된 상태에서 말이다. 간단하게 말한다면, 그것은 인간이 상상의 질서를 창조하고 문자체계를 고안해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두 가지 발명품을 통해서 생물학적으로 물려받은 것에 의해 생겨난 틈을 메웠다. -역사에 정의는 없다.

3부 인류의 통합

전통적 일신론의 속박에서 벗어난 유일한 인본주의는 진화론적 인본주의로, 가장 유명한 예는 국가사회주의, 즉 나치다. 나치가 다른 인본주의 분파와 구별되는 점은 인간성에 대해 진화론에 깊이 감화된 좀 색다른 정의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나치는 다른 인본주의자들과 달리 인류를 보편적이고 영원한 무엇이 아니라 진화하거나 퇴화할 수 있는, 변하기 쉬운 종으로 보았다. 인간은 초인으로 진화할 수도, 인간 이하로 퇴화할 수도 있었다.

나치의 주된 야망은 인류의 퇴화를 막고 진보적 진화를 부추기는 것이었다. 나치가 인류의 가장 발전된 형태인 아리아인을 보호 육성해야 하고 유대인, 집시, 동성애자, 정신병자 같은 호모 사피엔스의 퇴화된 종류들은 격리하거나 심지어 근절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종교의 법칙

4부 과학혁명

지난 5백 년간 진보라는 아이디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를 점점 더 신뢰하게 만들었다. 신뢰는 신용을 창조했고, 신용은 현실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성장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더 많은 신용을 향한 길을 열었다. -자본주의의 교리

오늘날 지구상에는 70억 명이 넘는 사피엔스가 살고 있다. 이 모든 사람을 한데 모아 거대한 저울 위에 세운다면 그 무게는 약 3억 톤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축화한 모든 농장 동물암소, 돼지, , 을 더욱 거대한 저울 위에 세운다면 그 무게는 약 7억 톤에 달할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현재 살아 있는 대형 야생동물호저에서 펭귄, 코끼리에서 고래에 이르는의 무게를 모두 합해도 1억 톤에 못 미친다. -끝없는 혁명

앞으로 몇십 년 지나지 않아 유전공학과 생명공학 기술 덕분에 우리는 생리기능, 면역계, 수명뿐 아니라 지적, 정서적 능력까지 크게 변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사피엔스 역시 사이버그로 변하는 중이다.

현대는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평등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시대이며,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자랑스러워한다.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신이 된 동물

인간의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스로의 목표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에나 지금이나 불만족하기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우리의 기술은 카누에서 갤리선과 우주왕복선으로 발전해왔지만,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힘을 떨치고 있지만, 이 힘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생각이 거의 없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유발 하라리, 조현욱 옮김, 이대수 감수, 사피엔스, 김영사, 2015

인간이 신이 될 때 역사는 시작되었고,
인간이 신이 될 때 역사는 끝날 것이다. -유발 하라리

추천사
역사와 현대 세계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
이 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작가)
수렵채집인이던 인류가
어떻게 오늘날의 사회와 경제를 이루었는지 알려주는
인류 문명화에 대한 거대한 서사!”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
눈부시다.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사피엔스는 인류 역사에 관한 최고의 책이다.
나는 이보다 더 나은 책을 읽은 적이 없다.” -헨닝 망켈(작가)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역사연대표
1부 인지혁명
1.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
2. 지식의 나무
3.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4. 대홍수

2부 농업혁명
5. 역사상 최대의 사기
6. 피라미드 건설하기
7. 메모리 과부하
8. 역사에 정의는 없다

3부 인류의 통합
9. 역사의 화살
10. 돈의 향기
11. 제국의 비전
12. 종교의 법칙
13. 성공의 비결

4부 과학혁명
14. 무지의 발견
15. 과학과 제국의 결혼
16. 자본주의 교리
17. 산업의 바퀴
18. 끝없는 혁명
19.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20.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후기_ 신이 된 동물
역자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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