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월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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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

장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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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맑고 언어가 우아한 청년, 20대의 나이에 등단한 천재 시인. 통영에 가면 장 석 시인을 찾으라.

가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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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                 장석 스스로 켠 불로 너는 아름다워라 저녁의 은행나무 작은 별과 어디엔가 있는 지혜 경건하게 아름다워 사랑을 닮으며 자란 네 가슴 이제는 감도 밝아지고 가만하게 멀리서 있는 불빛 슬픔은 세상의 맨 나중이니 환하다    

성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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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김   환상이 잠시 머물기 좋은 곳은 사랑이네 사랑은 즐거이 잠시 내게 머무네 나는 당신에게 머물고 영원은 찰나에 머물고 햇빛이 머물고 간 자리가 황금이니 우리는 그것을 오래 늘이고 넓히고 길가 자작나무 잎은 오늘 성기지만 아름답다 금빛으로 세상을 다...

장석, 귓속말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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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말의 시 귀를 열어요 나팔꽃 마냥 활짝 피우세요 귓속말을 할게요 이제껏 없던 이야기 가장 기쁜 소식을 소곤댈게요 새벽 숲의 새처럼 동죽조개의 작은 혀처럼 나에게만 평생 했던 말 심장 안으로만 퍼붓던 웅변을요 무릎을 베고 누우세요 귓속의...

時 서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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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랍 3   장석 실습실 안의 모든 풍금을 울려보고 창문을 빠져 나오면 새집이 보였다 그 안에는 작은 조약돌같은 새알 햇빛 아래서 아슬아슬한 삼층 위 좁은 창의 발코니에서 나는 위험한 전능자가 되어 깨뜨려 볼까 집에 가져갈까 지금은 덕수 디지털정보학교이고 그 주위를 나는 새의 몇몇은 그 새알의 먼 후손들이다 개미집을 허물고 개미의 똥꼬를 핥고 나무 둥치 안에서 박쥐를 끄집어 내던 나이 어린 폭군은 때로는 자비하여 새알 대신 훔친 새의 노래를 사랑하는 이에게 주곤 했는데 새의 노래를 듣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 날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날이 오면 다시 아이가 되어 홈통을 타고 창턱을 딛고 위태롭게 작고 아름다운 것에 다가 갈 일이다        

時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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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 장석 내가 묵었던 집들은 대개 무너졌으리라 그 안에 남았던 꿈들도 내가 사랑했던 이들과 밥을 함께 먹었던 사람들도 모두 떠났으리라 작별 인사도 작은 선물도 헛된 약속도 없이 내가 걸었던 거리와 골목 숲과 해변의 길은 없어졌으리라 그 빛과 공기와 새들은 어디로 갔는가 저 신개발지의 아파트들은 넓고 멋진 창문은 단호히 반짝인다 그 시간은 지나갔다고 너는 소멸했다고 유월의 마지막 날은 홑이불도 걷어 찬 채 내 옆에 있네 고단하게 누워있네 칠월의 손을 잡지 못하네 가장 질긴 것으로 짠 그물도 강철보다 굳은 포옹도 혀로 묶은 약속도 언젠가는 이울고 생각이라는 상자 속의 먼지로 기억이라는 무덤에 껴묻거리로 있다가 훅 꺼져서 사라진다고 그러나 별을 바라보리라 밝고 빠른 빛을 타고 달려도 끝이 없고 늘 새로운 우주에서 소멸은 소멸하며 허무는 허무하다 커다란 노래 안에서 우리는 각각 한 성부를 맡고 있으니 눈을 맞추며 몸을 흔들며 입을 벌려 늘 세계의 일부로 태어나기를 그렇구나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도 별빛이 오고 가는 밤 안에서 늘 함께 있으니      

詩 사소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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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차이                                                          장석 詩 나와 당신들과는 나이 차가 많습니다 나무여 돌이여 별들이여 나와 그와는  온도 차가 많습니다 타오르는 불이여 나와 당신은 생각의 차이가 있군요 사랑하는 이여 처음의 겨울을 만났었을 때처럼 근심과 시름 가득하여도 먼 곳이여 왼쪽과 오른쪽이여 오래된 것과 태어나고 있는 것이여 사랑이라는 미지여 거듭 오는 설레임으로

[장석 詩]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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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 장석 詩   내 뒤에는 은하가 흐르고 내 앞에는 홍매꽃 핀 봄이 있다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저 한송이 한송이 곧 붉은 별들이 될 것이다 내 친구는 흰 옷 검정 고무신으로 아직은 황도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있구나 토성의 둥근 고리에 바늘을 올려 주렴 노래가 유성비처럼 쏟아져 내리고 또 여름 지나면 더 멀리 가리니 온 우주가 나의 배후이다    

時 시야를 파는 안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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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를 파는 안경점 장석 눈이 어둑합니다 검안을 마친 주인이 얘기한다 손님은 개의 시야를 오래 쓰셨소 이제 바꾸셔야 하는데 먹이를 더 잘 찿으시는 게 중요하다면 젊지만 노련하기도 한 늑대의 시야도 있소 길에 표시된 계획과 운명을 읽으려면 강습하는 수리의 시야도 좋구요 나이 지긋하시니 늘 넉넉한 밀물의 시야는 어떻소 그물도 성글게 조절해 웬만한 건 다 통하게요 안경점의 진열장에는  눈빛도 없이 텅 빈  수많은 안경테들이 날 바라보고 뭐라 할까 혹 별빛의 시야는 없는가요 요즈음은 밤에 마음이 더 끌리고 전에는 미처 못보던 것들에게 잔잔히 내리고도 싶습니다만 안경테들은 더욱 공허하게 반짝인다 저 손님이  늑대와 독수리의 시야를 살 리가 없다 황금으로 인도할 뱀의 시야는 더더욱이나 가격 때문이라면 개의 시야를 그냥 고쳐서 쓰시오 익숙하고 바로 다니실 수 있습니다 왜 이제 와서 공연히 코와 입을 지상에 가깝게 대고 골목의 소리를 맡아대며 인정의 냄새에 귀를 세우며 걷기 싫은가 많은 것들이 천상의 밤으로 갔으리라 지상의 휘황이 눈을 가리지만 별들은 더욱 가득하리라 진정코 쏟아질듯이 그 사람의 시야를 줄 수 있느냐고 이 안경점의 주인에게 물을 필요가 있을까 밖은 다시 어둑하고 저 별의 시야가 참 반짝인다  

장석, 해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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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제 해시계에 오셨으니 잔설이 남은 오후 네 시로 오셨으니 젊었던 그 때 시계 바늘은 언제나 짧고 짙어 정오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우리는 돌 위에 내내 지워지지 않았고 산비탈을 내려와 마당을 가로 질러 이제는 퍽이나 긴 그림자의 끝을 제 가슴 위에 두시네요

봄, 북위 37.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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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북위 37.3445>   딱 나의 정면에서 키는 내 가슴패기까지밖에 안오는 것이 이 우주의 땅꼬마가 홍매는 혼자서 젖과 피를 내어 가지 끝마다 마침표같고 느낌표같은 망울을 맺고 있네 그의 북위 37도3분4초45에서 붉은 눈망울이 우리 별의...
곽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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