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정권의 폭력에서 검-판 카르텔의 폭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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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폭력의 시대다. 큰 흐름 속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자.

한국 현대사는 국가 폭력과 민초들의 저항이 점철된 역사가 줄기를 이루었다. 박정희와 전두환 군사 독재 정권 때는 정권 탄생 자체가 쿠데타로 이루어졌고 모든 국가 권력이 독재자에게 집중되었으며 이에 항의하고 저항하는 세력들을 무참하게 총칼로 탄압하던 시기였다. 수많은 학생들과 민주인사들이 죽음과 고초를 당했으며, 광주 항쟁 때는 불의에 분연히 일어나 싸우던 수천 명의 시민들이 살상을 당하고 그 후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공포를 무릅쓰고 저항을 하여 얻어낸 것이 6.29 선언이고 대통령 직선제 쟁취였다. 그때는 선출 권력을 국민들 스스로 뽑으면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권으로 이어지며 민주주의 체제는 서서히 발전했지만 일제 강점기 이후 형성된 검-판-언-재벌 카르텔의 힘은 더욱 공고해져 왔다. 이 카르텔과 본격적으로 싸운 최초의 정권이 노무현 정권이었다. 이전 정권에서 검-판 세력은 정권의 하수인에 불과했다. 그들의 입맛에 맡게 정치적으로 움직여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누리는 밀월을 계속할 수 있었다. 이것을 노무현 대통령이 깨려고 하자 그들은 다음 정권을 잡은 MB 세력과 결탁하여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는 MB 정권 시기에 그 밀월은 윤석열의 말대로 ‘가장 쿨한 시대’로 밀착된 시기였다. 박근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노골적으로 김기춘과 우병우 등 검찰 출신들과 함께 정권을 유지하고 정치를 해나갔다. 그리고는 정치적 부패와 무능의 뿌리가 국정 논단으로 이어지고 어쩔 수없이 검찰이 그들을 단죄할 수밖에 없는 사태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 때 윤석열이라는 검사가 혜성같이 등장해서 ‘나는 개인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시의적으로 멋진 말을 남기며 박근혜를 단죄하는 데에 앞장선다. 국민들은 열광했다. 그는 정치 검사가 아니라 옳은 일에 앞장서는 올곧은 검사인 줄 알았다. 결국 국민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촛불 정권의 검찰총장이 된다.

그런데 너무도 놀라운 반전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윤은 대통령이 임명한 조국 법무장관 후보를 가족까지 수사하며 악랄하게 탄압하고 한 집안을 도륙하더니 급기야는 임기 후 야당에 들어가서 대통령 후보가 되려 한다. 왜 그는 우리 사회 썩은 기득권 세력을 혁파하는 데에 앞장서 달라는 대통령과 국민들의 뜻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이런 반동적인 행위를 했을까? 이제까지의 흐름에서 그 이유가 명백해졌다. 그는 검찰 개혁으로 검사들이 누리던 기득권을 건드리고 저해하려는 것을 막고 정치 검찰들 스스로 정치의 주체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의 가장 심각한 잘못은 검찰 개혁 실패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동시에 가장 큰 성과는 검찰이 얼마나 부패하고 악랄한 조직이고 그들이 사법부와 얼마나 공고한 카르텔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가를 드러낸 것이다. 그 공의 거의 전부는 조국 교수와 그의 가족의 희생과 고초에 힘입었으며 추미애 전 법무장관도 큰 역할을 하였다.

이제까지의 역사의 흐름에서 명백해진 것이 있다. 검-판 세력은 이제 대통령도 입법부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아무리 그들이 제멋대로 폭력을 휘두르며 악랄한 짓을 해도 대통령도 입법부도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견제 받지 않는 세력은 더욱 더 기승을 부리고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똑같은 패턴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악한 독재 정권이 총칼로 민주 인사들을 탄압할 때 야당 정치인들은 제대로 싸우지 않고 타협하며 누리고 있었고 오직 용감한 학생들과 민초들이 나서 싸웠다. 검-판의 악랄한 횡포를 보고도 민주당은 제대로 나서서 싸우고 있지 않다. 국민의 힘 세력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과 다시 결탁할 세력에게 뭘 바랄 수 있을까?

이제는 알게 되었다. 폭력의 주체가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 독재 정권에서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선택적 수사와 기소권과 정치적 판결 무기로 똘똘 뭉친 검-판 카르텔 세력으로 변하고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검-판 세력이 독재와 권위주의 통치 정권 때는 아부하며 누리다가 민주 정권 때는 그들에게 자율을 주었더니 민주 정부를 물어뜯고 자기들 기득권을 개혁하려는 세력에게 무참한 폭력을 행사하며 겁박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곧은 대통령을 뽑고 집권 여당에게 180석을 몰아주면 저들과 잘 싸워서 이 사회를 올바로 개혁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런데 그들은 철저히 촛불 시민들을 배반하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주인공은 민초들이다.

저들과 싸우기 위해 촛불을 다시 들자~~~!!!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언어학을 공부했고, 언어문화의 보편성과 다양성 관련 주제들을 연구하며 언어를 통해 정치와 사회와 문화를 분석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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