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으로 해일로 우리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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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으로 해일로 우리는 간다

장석 詩

너는 아주 빠르게 내려왔다

폭염을 피해 어디로 떠날까
밥 뜸드는 냄새에 취해
미래를 여전히 선물로 바라는 우리에게
우리의 심장 속으로
쿵 하고 들어왔다

그 찰나
경악과 황망 중에
의연하게 당연하게도
우리의 피는 심방 안에서 하나가 되어
미래세의 동맥으로 흘렀구나

강삭에 매달린 무거운 추가 내려 오고서야
우리는 올라갈 수 있었다

너는 내려가 멈추어
우리에게 묵음의 손신호를 보낸다

그래 다시 오르겠다
비창의 발걸음으로
너의 여진이 되어

지독한 연애와
치명적 사랑을 준 사람아

고단한 발에서 양말을 벗다가
자칫 넘어져 웃고 있는 사람아

이 어리석도록
찬란하게 아름다운 사람아

너의 여진으로
해일로 몰려가는 우리를 보아라.

 

영혼이 맑고 언어가 우아한 청년, 20대의 나이에 등단한 천재 시인. 통영에 가면 장 석 시인을 찾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