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역사 함께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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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역사 함께할 미래

-제90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다녀와서- 이은주

아들: “딱장(설거지 장인)에서 쌀장(밥하는 장인) 되었어요.”

엄마: “드디어 면천을. 3대 천직-하데스(배수구청소), 딱장(설거지장인),야쓰(야외 쓰레기청소)-에서 벗어났구나.” 쌀장이 되었다는 아들의 말에 크게 안심을 한 엄마인 나는 군 입대 두 달 째, 아직도 후반기교육 중인 막내, 자칭 모가베레나쓰의 면회를 어제(2일) 기분 좋게 마쳤어요. “이왕 멀리 온 짐에 마침 휴일인데 내일까지 좋은 데 구경하고 가자.”는 남의 편 제안을 단번에 거절하고, 밤차를 타고 광주로 부랴부랴 내려 온 이유는 3일 있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꼭, 반드시 참석하고 싶어서지요.

오늘(3일) 아침, (※참석하는 분이 많아 교통이 혼잡하오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시고 10:20까지 기념식장에 입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며칠 전 받은 초청 안내장에 쓰여진 대로 하기. 9시 10분, 일찍 나가기로 했어요. 아이고. 서둘러 나가다 보니 책상에 놓아 둔 초청장을 안 가져 왔어요. 다시 집으로 마구 뛰어 가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 보네요. 버스를 타고 전남여고 앞에 내려 문화전당 역 쪽으로 걸었어요.

도대체 어디서 행사를 하나? 사람들이 안보여요. 안내원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1번 게이트로 가라고 하네요. 내가 있는 곳은 9번 게이트였어요. 1번 게이트 쪽으로 가니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보여요. 학생들에게 또 물어서 아래쪽으로 내려갔어요, 넓은 광장이 나오고 행사장이 꾸며져 있네요.

몸 검색대를 통과하고 초청장을 내미니 학교에서 왔다고 학생용 뱃지를 주네요. 뱃지를 달아야 입장이 허가되어요. 학생은 파랑색, 유족 및 각계대표는 보라색, 행사 주최 측은 하늘색. 나는 순간 노안인 학생이 되었어요. ‘오늘은 학생이 주인이니 영광일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내심 보라색 뺏지가 부러워요. 왜냐하면 앉는 장소가 달라요. 보라색은 앞자리, 일반시민 및 학생은 뒷자리여요. 비어 있는 앞자리를 두고 뒷자리에 앉으니 10시5분. 너무 빨리 왔나? 두리번거리며 앉아 있는데 전화벨 진동이 울려요. 시외 전화. 군대 간 아들 전화라는 걸 딱 감 잡았지요. 다행히 주변에 아직 사람이 없어서 전화를 받았어요.

엄마: “아들, 왠 일이니?”

아들: “엄마, 어디세요?”

엄마: “나, 학생독립운동 행사장에 왔어.”

아들: “좀 쉬시지. 아침 일찍부터. 또 행사 갔어요?

엄마: “학생독립운동이 중요한 날이더라.”

아들: ……., “어제 면회 와 주셔서 감사해요.”

“아빠한테 전화할게요. 끊어요.”

내가 앉아 있는 자리는 뒤쪽이라서 행사장면이 잘 보이지도 않고 앞자리가 좋아서 조금 앞으로 갔어요. 보라색 뱃지를 단 사람들이 나를 보는 것 같았지만 의연하게 앉았어요. 온 순서로 앉는다면 나는 제일 앞에 앉아도 되는데……ㅠ, ㅠ. 뒷자리서 같이 옆에 앉았던 한 시민은 7시부터 왔다고 해서 속상한 마음이 들었어요. 11시. 행사 시작까지 더 기다려요. 계속 앉아 있으니 추워요. 다행히 식전 행사를 했어요. 남자 중학생과 여자 고등학생 두 명이 사회를 보네요. 제일 먼저 자연과학고 학생들이 힘찬 모듬북 공연으로 가라앉는 내 마음을 확 끌어 당겨 주었어요.

그 다음 첨단고 남, 여학생 듀엣의 어쿠스틱 밴드 공연. 남학생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여학생이 노래를 잘 불렀어요. 세 번째로 광주 시립소년소녀 합창단의 레몬트리 노래가 상큼하게 내 기분을 달래주었어요.

드디어 학생들과 이낙연 국무총리를 포함 많은 인사들이 기념탑 참배를 마치고 식장으로 들어왔어요. 11시 행사가 시작되고 국민의례에 이어 1929년 10월 30일 나주역에서 시작되어 11월 3일 광주에서 일어나 전국으로 확산된 본격적인 항일 시위의 내용을 자세하게 대형 화면자료와과 동시에 남, 여학생 둘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어요.

그 다음 남학생 4명의 뮤지컬 기념 공연이 있은 후, 이어진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은 학생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선 최초의 사건으로 그 후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의 발화점이 모두 학생들에 의해 일어났다.” 면서 대구에서 시작된 4.19와 , 부마 항쟁을 기점으로 한 6월 항쟁, 학생과 시민이 함께한 5.18을 예로 들었어요. 학생운동의 모태로 광주제일고 성진회 등 3개의 독서회 모임이 주가 되었다고 하며 자신의 모교인 광주제일고 학생독립운동 기념탑에 새겨진 “우리는 피 끓는 학생이다. 오직 바른 길만이 우리의 생명이다.‘는 글귀는 아직도 제 가슴 속에 고동친다. 함께 합시다.” 라고 이야기했어요.

이어서 고등 래퍼 강민수 군의 ’난세에 영웅이 탄생해.‘라는 직접 작사 작곡한 랩을 에헤라디야 흥겨운 국악 리듬에 맞추어 공연을 하였어요. 정말 어깨춤이 절로 나는 흥겨운 무대였어요. 박진감 넘치는 무대에서의 모습과 달리 마지막으로 수줍게 박수를 부탁하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어요.

이어서 이번 행사에 참여한 전국 고등학교 대표들이 자신들의 학교에서 하는 사회 참여 활동을 소개하였어요. 수원고 학생들이 지역의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그림과 포스터 작성하여 안내하는 활동, 안양 외고 학생들의 다문화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교재 개발, 현대고 학생들의 재활용품을 활용한 거북이호와 갈매기호를 만들어 플라스틱 유해성을 알리는 환경 운동 등 다양한 학생 운동을 소개하였어요.

이어서 기념공연으로 영화 ‘국가대표’ 주제가인 버터플라이를 가수 서문탁과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같이 불렀어요. 노래를 부르는 동안 대형 화면에는 전국의 고등학교의 이름이 나비처럼 꽃처럼 펼쳐져 나왔어요.

학생의 날 노래를 마지막으로 12시가 되었어요. 기념식 행사를 마치고 학생들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네요. 나는 뱃지만 학생이지 노안이라 사진 찍을 용기도 없고 그래서 혼자 행사장을 배경으로 혼자 사진 하나 찍고 나왔어요. 전남여고 앞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경기도교육청이라고 쓴 버스가 지나가네요. 경기도 학생들이 타고 온 버스인가 봐요. 나도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부러워요. 학생의 날 노래나 소개하고 마칠께요.

학생의 날 노래

이은상 작사, 안병소 작곡

우리는 이 나라 자손이다.
예서 내 살과 뼈 받고 자랐다.
내 국토 위해서라면
물불 속에라도
뛰어들마 뛰어들마.

우리는 기운찬 젊은이다
보라 전통의 힘 찬 가슴찼다.
내 겨례 위해서라면
총칼 앞에서라도
달려들마 달려들마

우리는 피끓는 학생이다
오직 바른 길만이 우리의 생명
모이자 뭉쳐나가자
정의의 횃불을
높이들고 높이들고


동고송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인문연구원의 웹진 동고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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