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3-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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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속의 귀신

“선생님, 귀신은 어떻게 모셔야 합니까?”
“살아 있는 사람도 제대로 섬기기 어려운데 귀신 얘기는 뭐 하러 하느냐?”
“그러면 죽음이란 무엇입니까?”
“아직 삶도 잘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알겠는가?”

미지생(未知生) 언능사(焉知死), 죽음에 관한 공자의 생각을 압축하는 명언이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라고 가르쳤던 공자의 솔직함이 다시 한 번 빛나는 순간이다. 물론 사후 세계에 대한 공자 나름의 견해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논어>에서 공자가 “자기 귀신이 아닌데도 이를 제사지내는 것은 아첨이다.“라고 말한 것은 춘추 시대의 일상적 관념이었다. <논어>는 제사에 임하는 공자의 경건한 태도를 기록하였다.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는 마치 조상이 앞에 앉아 계시는 것처럼 정성스럽게 하고, 여러 신령들에게 제사를 지낼 때는 마치 여러 신령들이 앞에 앉아 있는 것처럼 경건하게 하셨다.“

제사는 공자의 창안이 아니었다. 3년 상도 공자의 창안이 아니었다. 상 왕조는 기원전 1600년대에서 1100년대에 걸친 왕조였다. 상 왕조를 연 탕임금은 동이족이었다. 조상숭배와 제사 문화는 이 시기
동이족의 풍습이었다.

상 왕조 하에서는 천자만이 하늘에 제를 올릴 수 있었다. 제후는 산과 천에 제사를 드릴 수 있었다.
전통은 버리기 힘들다. 상 왕조가 무너지고 5백년이 지난 춘추 시대에도 여전히 제후들은 산천에
제를 올렸다.

주 왕조도 조상숭배와 제사 문화를 부정하지 못했다. <춘추좌전>은 “신령에 대한 제사를 숭상하고
약소국을 보호하는 것은 주왕조의 예법”이었다고 기록하였다.

<논어>에도 산천의 신령에 관한 구절이 나온다. 공자가 중궁에게 말했다. ‘사람은 얼룩소의 새끼를 제물로 쓰지 않으려 할 것이지만 제사를 받는 산천이 어찌 얼룩소 새끼를 버리겠느냐?” 중궁은 공문십철에서도 덕행을 대표하는 사인방의 한 사람이다. 훌륭한 품성을 지닌 중궁이 출신 성분이 좋지 않아, 인정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중궁을 얼룩소 새끼에 비유하여 이렇게 위로한 것이다. 사람들은 너를 버릴 지라도 산천의 신령들은 너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공자는 예의 전문가였다. 제례 속에 숨어있는 사후세계에 대한 생각을 몰랐을 리 없다. 자로에게 귀신 이야기를 삼간 공자, 번지에게도 ‘귀신을 멀리하라’고 충고하였다. “귀신을 공경하되 멀리한다면 지혜롭다고 할 수 있다“ 평소 번지가 귀신 타령을 많이 했을까? 아무튼 공자는 귀신의 존재를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귀신에 의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괴이한 일과 힘을 쓰는 일과 문란한 일과 귀신에 관한 일을 말씀하지 않으셨다.“

 

 

 

황광우
30만부가 나간 '철학콘서트'에 이어 '역사콘서트'와 '촛불철학'을 출간했다. 지난 5년 동안 운사 여창현의 문집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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