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와 저승
세계를 삼분하였다. 하늘은 제우스가 다스리고, 바다는 포세이돈이 맡았다. 그리고 저승을 하데스가 통치하였다.사람은 죽으면 저승길에 오른다. 주검의 입술에 동전 몇 닢을 물려준다. 동서 공통의 상례이다.사자가 하데스의 궁전에 들어가려면 여러 강을 건너야 한다. 첫 번째 강이 아케론 강, 비통의 강이다. 이 강을 건너려면 뱃사공 카론에게 엽전 한 닢을 제공해야 한다.(이윤기, <그리스 로마 신화>, 205쪽)
저승에 갔다가 저승을 탈출한 최초의 영웅은 헤라클레스이다. 페르세우스의 후손 알크메네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헤라클레스는 헤라에게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헤라클레스는 이루기 힘든 난제 12가지를 부과 받는다. 열두 번째 과업은 하데스의 출입문을 지키는 개 케르베로스를 잡아 오는 것이었다. 헤라클레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저승을 갔다 온 최초의 영웅이 되었다. (토머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손명현, 동서문화사, 222쪽)
페르세포네는 어찌하여 하데스의 아내가 되었던가? 아프로디테는 자신을 무시하는 페르세포네에게 복수의 이를 간다. 아들 에로스에게 화살을 뽑으라 주문한다. 가슴에 화살을 맞은 이는 하데스였다. 하데스는 페르세포네를 연모하여 납치했다. 납치된 딸을 구하러 어머니 데메테르가 온 세상을 헤매고 다녔다. 저승으로 납치된 페르세포네는 이미 석류의 과즙을 먹은 후인지라 제우스의 도움으로도 저승에서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데메테르와 하데스는 타협을 하였다. ‘반년은 어머니 데메테르와 지내고 반년은 남편 하데스와 지낸다.’ 페르세포네는 곡물의 씨앗이었다. 일 년의 절반을 땅 속에 묻혀 하데스에서 살고, 일 년의 절반을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같은 책, 89)
오르페우스를 아는가? 뮤즈의 여신 칼리오페와 아폴론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오르페우스 말이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와 결혼을 하였는데, 에우리디케가 그만 독사에 물려 죽고 말았다. 슬픔에 젖은 오르페우스는 아내를 구하고자 저승으로 간다. 페르세포네도 오르페우스의 청을 받아들였고, 하데스도 오르페우스의 청을 받아들였다. 마침내 에우리디케가 다친 발을 절룩거리며 나타났다. 하데스는 에우리디케의 귀향을 허락하였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지상에 도착할 때까지 아내의 얼굴을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약속의 조건은 파기되라고 있는 것인가? 오르페우스는 지상으로 나가는 출구에 다다랐을 때, 무심코 뒤를 돌아다보았다. 아내가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고 싶어 뒤를 돌아본 순간, 에우리디케는 다시 저승으로 끌려갔다. (같은 책, 281)
저승에서 돌아오지 못한 미녀가 또 있다. 프쉬케이다. 가인박명이라 했다. 프쉬케는 너무 고운 미모 때문에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질투를 사게 된다.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에게 활을 쏘아버리길 주문한다. 세상에서 가장 미천한 자를 사랑하도록 만들어 버리라고 말이다. 에로스는 프쉬케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화살로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었다. 에로스의 아내가 된 프쉬케는 어머니 아프로디테에게 혹독한 시련을 당한다. 곡식알을 가려 놓아라. 금빛 양들에게서 모피를 가져 오너라. 명부에 가서 페르세포네를 만나 상자 안에 미약을 얻어 오너라. 프쉬케는 저승에서 이승으로 나오는 순간 호기심을 이기지 못했다. 상자 안의 미약이 무엇인지 보고 싶었다. 상자를 여는 순간, 프쉬케는 다시 저승으로 떨어졌다.(같은 책,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