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 해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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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계>

 

그대가 제 해시계에 오셨으니
잔설이 남은 오후 네 시로 오셨으니

젊었던 그 때 시계 바늘은
언제나 짧고 짙어
정오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우리는 돌 위에 내내 지워지지 않았고

산비탈을 내려와
마당을 가로 질러

이제는 퍽이나 긴 그림자의 끝을
제 가슴 위에 두시네요

김장독에서 막 꺼낸
잘 익은 배추김치처럼 세상이 붉습니다

밥을 안치고
상을 차릴테여요

해시계 위에
제 마음 위에
고스란히 앉아 계셔요

 

장석
영혼이 맑고 언어가 우아한 청년, 20대의 나이에 등단한 천재 시인. 통영에 가면 장 석 시인을 찾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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