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남 품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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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남녀와 반품남녀: [사람은 상품] 은유

나익주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

*이 글은 «말과 글» 2018년 여름호에 실린 글입니다.

 

“어떻게 보면 개업식에 와 있는 심정입니다. 웬만하면 물건팔아주고 싶은데 물건이 도저히 하자가 심해서 팔아줄 수 없는 딜레마에 봉착해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런 경우에는 물건을 파시는 분이 뭔가 해명을 좀 하셔야 할 것 같다.”

이낙연 총리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5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언주 의원이 한 말이다. 이 발언에서 화자인 이언주 의원은 부인의 위장 전입으로 도덕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이낙연 총리지명자를 불량 상품으로, 국민들의 대표자인 국회의원들을 상품의 구매자로, 이제 막 출범한 정부를 신장개업한 상점으로, 이낙연을 총리로 지명한 대통령을 불량상품을 팔려하는 상점 주인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사람이 상품일 수 있을까?

이언주 의원은 어떻게 이러한 인식을 했을까? 바로 은유 때문이다. 은유는 단순히 언어의 일탈적인 사용으로 전달 효과를 높이거나 장식적인 효과를 강화하는 문체상의 기교가 아니라 우리의 개념 체계와 사고 과정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인지 기제이다. 따라서 은유는 우리의 언어 사용은 물론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인지적으로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작동한다. 이언주 의원의 발언은 바로 은유의 본질과 작동 방식에서 나왔다. 우리 마음속에 사람을 상품으로 인식하는 기제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낙연 총리지명자의 부도덕성을 비판하기 위해 이언주 의원은 별다른 노력 없이 아마도 거의 무의식적으로 ‘상품의 심각한 하자’라고 묘사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 위의 발언은 우리 마음속의 개념적 은유 [사람은 상품]이 언어적으로 드러난 표현이다.

 

품절되는 사람들, 반품되는 사람들

‘상품’은 상거래의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다. 상거래 프레임은 상품과 돈, 판매자, 구매자로 구성된다. 상거래 관계에서 판매자는 상품을 가지고 있고 구매자는 돈을 가지고 있으며, 판매자와 구매자는 적절한 가치 평가에 따라 돈과 상품을 서로 교환한다. 품질이 좋은 상품은 많은 구매자들이 사려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팔리고 품질이 나쁜 상품은 아무도 사려하지 않기 때문에 값이 내려간다. 상품을 샀다 하더라도 구매자는 구매를 취소하기도 한다.

상거래 관계의 요소와 특성은 다양한 인간관계(예: 결혼)를 이해하는 데 사용된다. 상거래 관계의 특성이 두러지게 나타나는 인간관계의 하나는 ‘결혼’이다. 이것은 ‘결혼’과 ‘중매’가 상거래 장소를 가리키는 ‘시장’과 결합한 합성어 ‘결혼시장’과 ‘중매시장’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이 시장에서 매매되는 상품은 당연히 신랑이든 신부이든 배우자로 선택되는 사람들이다. ‘품절남과 품절녀’라는 표현이 최근 누리고 있는 인기는 배우자를 상품으로 보는 인식이 우리의 마음속에 깊숙이 반영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 가요계 테리우스 신성우 품절남이 되던 날
  • 이제 막 결혼한 성유리 씨를 비롯해서 많은 품절녀 스타들이 예쁘고 행복하게 잘 살길……
  • 윤진서는 지난달 30일 제주도에서 일반인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리며 품절녀 대열에 합류했다.
  • 봄바람 불자 스타들 품절남 품절녀 행진
  • 아이돌 1세대 남자 아이돌이 품절되고 있다……오늘 그룹 신화의 리더 에릭이 …… 배우 나혜미씨와의 결혼 소식을 전했다.
  • 여성스럽게 생긴 외모에 국문학을 전공한 새침데기 아가씨의 인기를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어떤 운 좋은 남자에게 금방 품절되어서 결혼을 한 뒤 현모양처의 길을 걸었다.

‘상품이 다 팔리고 없음’을 뜻하는 ‘품절’이 위의 표현에서는 ‘결혼 적령기의 남성과 여성이 미혼에서 결혼으로 상태가 변화함’을 지시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결혼 적령기에 있다고 해서 누구나 낱말 ‘품절남’과 ‘품절녀’의 범주에 들어가거나, 동사 ‘품절되다’의 서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성우’ ‘성유리’ ‘윤진서’ ‘에릭’ 등과 같이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현재 상당히 높은 소득을 얻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여겨지는 연예계 스타들이 주로 ‘품절남녀’의 범주에 들어간다. 마지막 예문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비록 연예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빼어난 미모와 매력을 지닌 결혼적령기의 여성은 ‘품절녀’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빼어난 미모와 매력은 흔히들 경제적으로 많은 보상을 주는 높은 인기의 근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구입했던 상품의 품질이 자신이 원했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할 때, 구매자는 약정 조건에 따라 상품을 반품할 수 있다. 결혼이 배우자라는 상품을 구매하는 거래 행위로 개념화된다면, 이혼한 사람은 당연히 구매자가 마음을 바꾸어 반환하는 상품으로 개념화된다. 이것은 자신이 이혼을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별로 상관이 없다. 더 나아가 결혼을 전제로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연인 관계가 파탄이 난 경우에도, 해당 연예인들은 흔히 서로에게서 반품당한 상품, 즉 ‘반품남’과 ‘반품녀’로 간주된다. 이러한 인식은 아래의 표현들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 최근 주아민과 결별한 MC몽이 반품남 클럽 막내로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 노홍철이 ‘소지섭 결별설’을 언급하며 ‘반품남팀 합류’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여자 친구와 헤어진 과거를 들춰낸 바 있었다.
  • ‘무한도전’의 반품남이 된 하하와 노홍철에 이어 반품남 대열에 합류
  • ‘여자 스타와 결별한 가장 매력적인 반품남은?’이란 설문조사에서 이병헌이 1위를 차지했다.
  • 반품녀‘로 안방극장 돌아온 이민정, 로코퀸 예약?
  • 5년 째 연인관계를 이어오던 하하-안혜경 커플, 반품남 반품녀 대열에 합류

대중적으로 아주 높은 인기를 누리는 연예인을 배우자감으로 가리키는 ‘품절남’과 ‘품절녀’이나 그 반대어인 ‘반품남’과 ‘반품녀’는 네이버의 뉴스라이브러리에 2008년에 처음 등장했고 2009년 유행어가 되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도 텔레비전의 인기 있는 오락 프로그램(예: 무한도전)이나 신문 지상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네 합성어는 배우자나 연인의 여러 속성 중에서 현재의 경제적 능력과 미래의 경제적 역량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세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역사 속의 [사랑/결혼은 상거래] 은유: 남성은 구매자, 여성은 상품

결혼 관계나 연인 관계를 상거래 관점에서 이해하는 은유적 사고는 역사적으로 ‘돈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속에만 있는 것일까? [결혼은 상거래] 은유는 물론 하위 은유인 [배우자는 상품] 은유는 역사적으로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영국의 화가 에드윈 롱Edwin Long이 1875년에 그린 ‘바빌론의 결혼 시장’이라는 제목의 그림은 이 은유의 역사성을 보여준다.

이 그림은 기원전 500년경 역사상 최초의 경매시장을 묘사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시장에서는 아름다운 여성 순으로 경매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 그림이 묘사한 경매 시장에서 상품은 여성이었고 구매자는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능력(돈), 사회적 지위를 지닌 남성이었을 것이라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여성이 경제적 역량을 지닌 구매자로서 건장하고 매력적인 남성을 선택했다고 추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바빌론의 고대 사회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지 않았고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우월적 권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젊은 여성은 배우자로서든 단순히 성적 파트너로서든 남성 우월 사회에서 흔히 부를 소유한 남성이 자신의 구매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물건―상품―이었다. 2천년 이상이 지난 현재에도 ‘상품으로서의 젊은 여성’이라는 이 인식은 젊은 여성을 사고파는 인신매매 조직의 불법 행위 속에 그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바빌론 시대의 남성 구매자들은 어떤 여성에게 최고의 값을 매겼을까? 성품의 우아함이나 추구하는 가치나 취향의 고상함보다 여성의 아름다운 외모와 성적 매력이 남성들의 선택 기준이었을 것이다. 남성이 배우자나 연인을 선택할 때 여성의 미모와 성적 매력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경향은 현대의 연애문화나 결혼문화에 여전히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이것은 그렇게 빼어난 미모와 성적 매력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여성 연예인들이 주로 ‘품절녀’라 불린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인이나 배우자만 상품일까? 교사도 상품, 학생도 상품인 시대

우리는 결혼이나 연애만을 상거래 관점에서 이해하고 연인이나 배우자만을 상품으로 개념화하는 것일까? 연인과 배우자 범주가 아닌 다른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역시 흔히 상품으로 이해한다. 아래에 제시한 표현만을 보아도, 사람을 상품으로 이해하는 은유적 사고방식이 현 시대 한국인들의 마음속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교육자는 상품]
  • 학교장 리더십을 강화해 ‘명품 교장‘이 될 수 있는 방법
  • 명품 교재에 맞는 명품 교사가 되자!
  • 특성화된 명품 학급을 운영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실천하는 명품 담임

‘명품’은 원래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의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엄청나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리에 팔리는 상품”의 의미로 사용된다. 위의 표현에서는 ‘명품’이 교사와 교장, 담임을 서술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이러한 부류의 사람을 상품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즉, 위의 표현은 개념적 은유 [교육자는 상품]의 언어적 발현이다.

이 은유로 인해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은유는 우리의 언어생활에만 머물지 않으며, 사고 체계의 중요한 일부로서 우리의 행동 양식을 규정한다. 2007년부터 서울의 꽤 유명한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는 학년 초에 담임교사를 학생들이 선택하는 행사를 한다고 한다. 사립학교만이 아니라, 경기도 교육청 산하 공립학교인 여주시의 ○○중학교에서도 2017학년도에 담임 선택제를 실시했다. 이 제도나 행사는 학생들의 선택적인 상품 구매 행위로서, 바로 담임교사를 하나의 상품으로 간주하는 은유 [교사는 상품]에 근거한다.

[학생은 상품]
  • 유명대학에서 입도선매 식으로 체육특기자를 싹쓸이해가는 풍토는 많이 사라질 것
  •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가 ‘우수학생 입도선매‘하는 현행 고교 선발체제
  • 입도선매‘ 교육으로 300대 1 경쟁률 뚫고 대기업 입사!
  • 간호사 입도선매 자제 합의 인력난 해소 물꼬 틀까
  • 3학년을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리 간호사를 선발하는 입도선매를 제한하고 4학년 1학기를 마친 졸업예정자로 모집 대상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입도선매(立稻先賣)’는 “다 자라기 전의 벼를 서 있는 채로 판다”를 의미하는 한자어로, 본래 자금이 부족한 농민이 현금을 구하기 위해 논에서 자라고 있는 벼를 파는 행위를 가리킨다. 오늘날 이 낱말은 의미 확대로 공산품에도 적용되어, 완제품을 생산하기 전에 생산자가 구매자로부터 예정된 생산량의 값을 미리 받고 파는 행위를 지시한다. 대개 입도선매는 중간상인이 장래의 수요 공급을 예측하고 영세농민이나 생산자의 자금 부족을 이용하여 매점매석함으로써 이익의 극대화를 노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위의 표현에서 ‘입도선매’는 벼에 대한 매매 행위가 아니라, 교육기관이나 기업의 신입사원 선발이다. 이것은 ‘학생 선발’이나 ‘사원 채용’과 같은 활동이 상거래의 관점에서 개념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은유적 개념화에서는 진학이나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은 판매를 위해 재배되고 있는 벼나 완제품에 이르지 못한 상태의 공산품에 해당한다. 위의 표현은 [학생은 상품]과, [선발은 구매], [교육기관은 상인]라는 은유의 언어적 발현 사례이다.

아래의 예에서 보듯이 한국인들은 전문적인 직업인의 범주에 들어가는 의사나 변호사도 역시 하나의 상품으로 이해한다. 경쟁 만능의 신자유주의 시대에 어떤 의사가 다른 의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더 뛰어난 역량과 기량을 보여줄 때 이 의사는 더 나은 치료를 받기를 원하는 환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더 좋은 상품으로 인식된다. 이것은 변호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소송 사건이나 형사 사건에서 어려움에 처한 의뢰인들에게 당연히 실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변호사는 꼭 구매해야 할 좋은 상품이 된다.

[의사/변호사는 상품]
  • (코의) 명품 옆선을 만드는 명품 의사, 김○○ 원장
  • 원칙과 소신을 지킨 컴퓨터계의 명품 의사 안철수
  • 이 사건의 자세한 내용과 적용된 법리를 명품 변호사 조○○ 변호사가 해설합니다.
  • 명품 변호사, 그의 변호사 철학은 사건준비에 필요한 충분한 검토와 조사 후에 사건을 진행함으로써……

의사와 변호사 이외에도, ‘명품 가수’ ‘명품 배우’ ‘짝퉁 개그맨’ ‘프로야구 선수 몸값’ 등의 표현에서 짐작할 수 있지만, 현재 한국인들은 어떤 전문적인 직업 범주에 대해서나 사람들을 상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 각자도생의 신자유주의 시대에 상업주의 의식이 심화될수록 이러한 경향이 끝없이 심화되지 않을까 염려한다면, 이것은 기우일까?

 

[사람은 상품] 은유는 어디에서 멈출까?: 인적자원과 스펙, 연식, 저질 체력

역사적으로 근대 시민사회가 형성되기 전 노예제 사회에서는 노동력 제공자로서의 인간―노예와 노비―은 아무런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 채 주인의 소유물로서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을 직접 사고파는 것이 불법이다. 하지만 노사관계에서는 사람이 제공하는 노동력이 흔히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간주되며, 노동자가 노동을 파는 대가로 얻는 임금이 제공하는 노동의 양과 질, 시간을 참조로 결정된다. 현 시점에도 우리는 사람의 역량―창의력, 기술력, 추진력 등―은 사고팔 수 있는 자원으로 본다. 이러한 인식은 자본주의―특히 신자유주의―의 경쟁만능과 승자독식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이것은 다양한 범주의 사람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는 품절남, 품절녀, 반품남, 반품녀, 입도선매, 명품 등의 낱말에서 이미 살펴보았다.

[사람은 상품] 은유의 언어적 발현은 이러한 표현에서 멈추지 않는다. 교육을 관장하는 정부 조직을 ‘교육인적자원부’라 명명한 김대중 정부의 발상, 방송 초기부터 자신들이 평균 이하의 ‘저질 체력‘이라고 외치던 MBC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출연진들의 주장, “요즘 연식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여기저기 고장이 나서 돈 달라고 해”라고 말하는 중년의 너스레, 더 나은 연봉과 노동 조건을 위해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대학생들의 열정은 모두 인간(의 다양한 역량)을 사고팔 수 있는 자원으로 보는 인식에 근거한다.

그러면 이 은유는 이 정도에서 멈출까? 이언주 의원은 도덕성과 품성, 덕성의 복합체로서의 이낙연이 총리라는 고위공직에 부적합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하자 물건’ ‘상점주인’ ‘팔아주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고위공직자는 상품], [정부는 상점], [대통령은 상점주인] 등의 대응이 우리의 머릿속에 관습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상거래의 측면에서 사람을 상품으로 이해하는 은유적 사고―[사람은 상품] 은유―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대응이다.

이언주 의원은 이 은유를 기민하게 활용하여 자신의 의도를 십분 달성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언주 의원의 이 성공적인(?) 언어사용이 언짢다. 품절남과 품절녀, 반품남, 반품녀라는 유행어가 불편하다. ‘사랑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홍도야 우지마라…… 아내의 나갈 길을’이라는 노랫말도 씁쓸하다. ‘명품 교장’도 별로 존경하고 싶지 않다. ‘입도선매 되는 우수학생’도 귀엽지 않다. ‘매물 시장에 나온 신부’는 더더욱 사랑스럽지 않다. 이러다가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상품이 될 판이니까. 게다가 비교를 하는 과정에서 아주 일부의 사람만이 명품이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량상품이 되어 버려지게 될 터이니까.

[사람은 상품] 은유의 약진은 어디에서 멈출까?

 

나익주
낮에는 영어 교사, 밤에는 언어학자로 살아온 두 얼굴의 사나이. ‘동고송’의 전신인 '고전을 공부하는 교사모임'의 창립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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