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시작] 공자_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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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삶은 가까이 있다_ 공자의 『논어論語』

 

상갓집 개 취급을 당하다

이마는 요임금처럼 생겼고,
목은 순과 우임금 때의 재상 고요 같으며,
어깨는 자산을 닮았소.
그렇지만 허리 아래는 우임금보다 세 치나 짧았고,
초췌한 모습은 상갓집 개와 같았소.

『사기(史記)』의 「공자세가(孔子世家)」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자공(子貢)이 스승을 찾아 헤맬 때, 성문 문지기는 그렇게 말하였다. “상갓집 개 모양으로 초췌한 노인이 당신네 스승 공자란 말이오?” ‘상갓집 개’는 주인에게 밥도 얻어먹지 못하여 주린 배로 어슬렁거리는 개이다.

공자(孔子, BC 551 ~ BC 479)는 천하를 떠돌아다녔다. 천하를 바로잡고 백성을 바로 세울 방책을 유세하였으나 거들떠보는 군주는 없었다. 예법에 기초하여 서로를 배려하는 어진 사람의 세상을 만들고자 하였으나 사람들은 그를 ‘상갓집 개’ 취급했다. 자신의 뜻이 좌절되자 “뗏목을 타고 중국을 벗어나고 싶다.”라고 한탄한 사람, 그 공자로부터 유학이 시작되었다.

『논어(論語)』는 공자의 말과 행동을 제자들이 모아 편집해놓은 책이다. 이 책에는 아무런 체계가 없다. 그래서 『논어』를 읽을 때에는 자신의 관심에 맞는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 이런 수고로움이 『논어』의 생명력이다. 독자의 관심에 따라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책, 이점이 『논어』의 매력이다.

 

군자와 소인은 한끝 차이?

우리는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면 공자는 어떤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했을까? 인심 좋고 이웃에게 베풀기 좋아하는 사람일까? 사람들이 다 ‘그 사람 좋은 사람이야’ 칭송하는 사람일까? 아니다. 공자는 말한다. ‘좋은 사람이 좋아하고 나쁜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공자는 그런 사람을 그는 군자(君子)라고 하였다. 공자는 소인(小人)과 대비되는 군자의 길을 이야기한다. “군자는 자신에게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

소인은 환경을 탓한다. 소인은 나를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탓한다. 그러나 사실 문제는 자신에게 있다. 그래서 공자는 강조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내가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함을 근심하라.”

군자와 소인은 가치의 기준이 다르다. 군자의 기준은 의로움이며 소인의 기준은 이익이다. 이익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게 소인이다. 공자가 부귀를 미워한 것은 아니다. 공자는 말한다. “부귀는 사람이 원하는 바이지만 도(道)로써 얻지 않았다면 부귀에 머무르지 않는다.” 사람들은 부귀를 원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당하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면 가져서는 안 된다. “나라에 도가 없으면 부귀가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했다. 도가 없는 나라에서 부귀를 얻으려면 어떻게 할까? 남을 속이고 짓밟지 않을까? 그렇게 얻은 부귀는 부끄러운 일이다.

소인은 시기한다. 남이 잘 되는 꼴을 보지 못한다. 소인은 함께 어울려 살아가려 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만 잘되면 그뿐이다. 군자의 길은 소인의 길과 다르다. 그것은 상식과 사람의 도리를 지키는 길이다.

 

나를 극복한다는 것

군자가 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이겨야 한다. 공자가 제자 안연과 나눈 대화를 보자. “안연이 어짊(仁)에 대해 물었다. 공자가 말했다. 자신을 이겨내고 예(禮)를 회복하는 것이다. 하루 자신을 이기고 예를 회복하면 천하가 어짊으로 돌아간다.” ‘극기복례(克己復禮)’. 자신을 이기고 예로 돌아가라. 극기(克己), 자신을 이긴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리사욕을 극복하라는 말이다. 그것은 남이 이루어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추구하고 노력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신을 이겨 예로 돌아가기 위해 공자는 어떻게 했을까? 증자가 공자의 가르침을 해설하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의 도는 충서(忠恕)일 따름입니다.” 충(忠)과 서(恕)는 인을 실현하는 공자의 실천지침이다. 충(忠)은 정성스럽고 진실한 마음이다. 정성스럽고 진실한 마음을 갖는다면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다. 서(恕)는 충과 짝을 이루는 말이다. 충이 자신에 대한 진심이라면 서는 타인에 대한 진심이다. 타인을 존중하고 믿는 것이 서(恕)이다. 나와 타인을 모두 긍정하고 이를 통해 세상을 어질게 만드는 것, 그것이 공자의 지향이었다.

극기복례에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자신을 이기지 못한 예(禮)는 껍데기이다. 공자는 예를 중시했다. 그래서 안연에게도 예가 아니면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행동하지도 말라고 했다. 그러나 진정한 예는 어짊, 즉 인(仁)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 형식이라면 그 행동을 하게 하는 마음은 내용이다. 마음이 없이 행하는 것은 예가 아니다. 그런 어진 마음을 가지게 하기 위해 공자는 극기(克己), 즉 나를 극복하라고 한 것이다. 극기는 어진 마음을 가지라는 의미이다.

공자는 말한다. “사람이 어진 마음이 없으면 예가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 겉으로 드러난 형식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천하에 예가 무너졌다. 예를 다시 세우자. 그렇지만 억지로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사람의 마음이 그것을 자연스럽게 행하도록 해야 한다.

공자는 말한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아는 것은 중요하다. 모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단지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공부하는 것이 나의 삶이 되려면 공부를 즐거워해야 한다. 도를 닦는 것도 그러하다. 마음을 정성스럽게 하고 예를 행하는 것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생활의 일부분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야 한다.

공자와 제자 자공의 대화를 보자. “자공이 말했다. 가난하면서도 비굴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거만하지 않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좋다. 그러나 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하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 못하다. 자공이 말했다. 시경에 이르기를 ‘자른 것처럼, 벼린 것처럼, 쪼은 것처럼, 간 것처럼’은 이를 두고 하는 말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사(자공의 이름)야. 비로소 너와 더불어 시(詩)를 말할 수 있겠구나. 가는 것을 말했더니 오는 것을 아는구나.”

가난하면서 비굴하지 않기보다 가난하면서 즐거워하기 어렵다. 부유하면서 거만하지 않는 것보다 부유하면서 예를 좋아하기 어렵다. 가난하면서 비굴하지 않고, 부유하면서 거만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경지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만 못한 것처럼 더욱 높은 경지는 예가 스스로 체화되는 경지다.

그래서 공자는 제자 안회를 아끼어서 이렇게 말했다. “훌륭하다 회(안회)여! 한 소쿠리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을 마시며 누추한 거리에 살면 다른 사람은 그 근심을 이기지 못할 것이지만 회는 그 즐거움을 아는구나. 훌륭하다 회여!” 비록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안회는 공자가 유일하게 인정한 제자였다. 그것은 안회가 마음에서 우러나온 예를 행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유효한 공자의 가르침

공자는 훌륭한 스승이었다. 그는 그 사람이 깨달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했다. 같은 내용도 그 사람에 맞추어 이야기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항상 제자들과 소통을 시도하는 스승이었다. 제자 자한은 공자에 대해 이렇게 회고하였다. “선생님은 네 가지를 하지 않으셨다. 자의적으로 하지 않으셨고 반드시 고집하지 않으셨으며 완고히 하지 않으셨고 자기중심적으로 하지 않으셨다.” 공자는 독단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스스로를 반성하고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가르침은 지금도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어느 날 제자인 염구가 스승에게 고백했다.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지만 제 힘이 부족합니다.” 이에 공자가 말했다. “힘이 부족한 자는 중도에 그만둔다. 지금 너는 한계를 긋고 있다.” 무슨 말인가? 염구는 자신은 하고 싶은데 힘이 부족하여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 제자에게 공자는 말한다. “네가 하지 못하는 것은 할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네 스스로 할 수 없다고 한계를 만들기 때문이다.”

군자가 되는 길은 쉽지 않다. 배움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길도 아니다. 오히려 배움 이전에 실천을 해야 한다. 공자는 말한다. “집에 들어와서는 효도하고 밖에 나가서는 공손하며, 근면하고 믿음이 가게 행동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사랑하고 어진 사람과 가까이 지내라. 그리고 힘이 남으면 공부를 해라.” 사람의 도리를 지키고 사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삶은 우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우리가 군자로 사는 삶 역시 멀리 있지 않다. 군자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공자는 격려의 말을 잊지 않는다. 조금만 귀 기울이면 세상 모두가 여러분의 스승이다. 그들을 본받아 행하면 군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군자의 길은 멀지 않다. “세 사람이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선한 이를 가려 그 선함을 따르고 선하지 않은 점은 고친다.”

 


공자, 『논어』

『논어』는 공자(孔子,기원전 551-479)와 제자들과의 대화, 그리고 공자 자신 및 소수 제자들의 어록 모음집으로, 공자의 사상을 실제로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문헌이다. 주희(朱熹,1130-1200)가 과거 문인들의 필독서로 『사서』(四書: 論語, 孟子, 中庸, 大學)를 펴내고 그것이 원(元,1279- 1367)대 이래 과거시험의 기본교재로 채택됨에 따라 동양의 정신문화 세계에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친 고전 중의 하나이다. 『논어』 속의 공자의 모습에서 언제나 가까운 ‘지식인의 참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송영배, 서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홍승기
인민노련 홍보부를 담당하면서 6월 항쟁을 현장에서 이끈 숨은 일꾼. 술만 사 준다면 지옥에도 함께 들어갈 천진무구한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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