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잔치·인문강좌…광주에 인문향기 퍼뜨린다
곽병찬·황지우 초청 강연·대담
고전읽기·인문통신·명사 초대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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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광주시 북구 일곡동 작은 공간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고전읽기를 시작했다. 고전을 읽는 교사 모임, 철학을 읽는 엄마 모임 등 작은 소그룹들이 자연스레 생겨났고, ‘주역’, ‘성경’, ‘조선왕조실록’,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소설을 ‘함께’ 읽으며 마음이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기회를 가졌다. 모임의 갈라잡이는 ‘철학콘서트’의 저자 황광우 작가였다.
오랫동안 모임을 지속해온 회원들은 최근 산수동으로 터전을 옮기고 광주에 인문학의 향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사)인문연구원 동고송(冬孤松)을 꾸렸다.
모임 이름 ‘동고송’(冬孤松)은 도연명이 사계절에 대해 읊은 사시(四詩)’ 중 겨울을 노래한 부분의 한 구절인 ‘겨울 산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네’(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에서 따왔다. 겨울 눈보라 풍상 속에서도 그 결기를 잃지 않고 꿋꿋이 서 있는 소나무의 외로움 처럼, 인문 모임 역시 의연하게 ‘인간(人)이 아로새긴 무늬(文)’인 인문(人文)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인문학을 연구하고 광주에 인문 정신을 보급하기 위해 힘을 합친 (사)인문연구원 동고송(冬孤松)이 19일 오후 6시 광주시 동구 산수동 오월의 숲(필문대로 205번 길 10-1)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창립식을 겸한 작가 초청 ‘책잔치’에는 ‘동고송’ 이사로도 참여하고 있는 곽병찬 전 한겨레 신문 기자가 자신의 저서 ‘향원익청 1·2’를 주제로 강연하며 2부에서는 황지우 시인, 황광우 작가가 대담을 진행한다.
‘동고송’은 무엇보다 여러 형태의 공부모임을 꾸리려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모여서 다양한 주제로 책을 읽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또 시민들이 만나보고 싶은 저자,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자신의 책을 쓰는 필진 발굴에도 힘쓸 생각이다.
‘동고송’은 다채로운 사업을 진행한다. ‘배우고 익히는 학문교실-학이시습(學而時習)’은 시민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으로 고전연구모임을 바탕으로 새로운 책읽기 모임을 만들 생각이다. ‘트고 연결하는 인문통신-소소통통(疏疏通通)’은 동고송이 발행하는 매체로 SNS와 이메일을 통해 각계 각층 저명인사들의 책에서 발췌한 내용 등 삶의 지혜와 경륜을 전하려한다.
‘찾아가는 인문교실-불원천리(不遠千里)는 학생, 청년, 시민 곁으로 찾아가는 인문교실이다. 5~6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오월의 인문강좌’를 광주일고, 지혜학교, 지산중학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찾아오는 인문교실-자원방래(自遠方來)’는 광주를 명사들이 가장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면 좋겠다는 기획 아래 ‘작가와의 대화, 책잔치’, ‘명사 초대석’ 등으로 꾸며지는 행사다. ‘함께하는 인문교실-여민동락(與民同樂)’은 지역 단체들과 광주를 디자인하는 사업으로 ‘1박2일 나주 역사 기행-합수윤한봉 기념사업회와 함께 떠나는 역사기행’(6월22일), ‘오월의 책’ 독후감 쓰기 대회, 의향 광주 뿌리 찾기 심포지엄 등을 구상중이다.
모임 이사장은 광주전남개혁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하고 현재 광주전남행복발전소 고문을 맡고 있는 유용상 광산수완미래아동병원장이 맡았으며 황광우 작가가 상임이사를 맡아 모임을 이끈다. 이사로는 정석구 전 한겨레신문 편집인, ‘다시 대한민국을 묻는다’를 펴낸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 민영돈 조선대 의대 교수, ‘루쉰 전집’ 역자인 한병곤 순천대 중문과 교수, 노성태 교사, 박갑주 변호사 등 광주을 비롯해 전국에서 30여명이 참여했다. 문의 010-9435-2426.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