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 권의 책에 담긴 지은이, 만든이, 읽는이의 고뇌와 정성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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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붕어 낚시≫ 수공 최근원 지음
- [보도자료]
- 2026-08-07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붕어 낚시≫ 수공 최근원 지음
○ 저자가 수년간 낚시를 하며 쌓아온 낚시 테크닉과 연구 자료 조사로 얻은 붕어에 대한 정보는 시너지를 일으킨다. 더불어 곡류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곡물 떡밥을 직접 제작하여 사용한다. 그의 낚시 방법은 간소하고 예민한 낚시채비와 곡물 떡밥을 통한 집어의 진가를 알린다.
○ 저자는 그간 출조 시 탐색하고 연구하며 얻은 낚시, 붕어, 그리고 곡물 떡밥에 대한 이야기를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담았다.
추천하는 글
나의 남편 수공 최근원은 낚시를 하나의 취미로 삼아 50년 이상 해오면서 축적한 그만의 떡밥 사용 노하우와 낚시 테크닉을 정리해 단행본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수공 최근원은 찌를 통한 붕어와의 대화를 위해 꾸준히 출조해 왔고 정년 퇴임 후에는 더욱 붕어 떡밥 낚시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자 노력하였다. 떡밥 재료로 쓰이는 각종 곡물의 특성과 붕어의 생리, 생태적 특성에 관한 논문을 찾아보며 환경친화적이며 조과가 뛰어난 곡물 떡밥 개발을 위해 매진하였다. 자연의 예측하기 어려우면 변화에 그때그때 대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수제 곡물 떡밥을 만들어 직접 시험해 보며 사용하고 있다.
수공의 낚시 블로그를 보고 낚시터에서 만난 한 조사님이 수공의 곡물 떡밥으로 인해 ‘낚시가 백 배는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남편의 노력이 다른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며 선한 영향을 준 것 같아 아내로서 마음이 훈훈해졌다.
이 책은 그러한 여러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수공의 ‘오늘 다루고 내일 다른 낚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낚시를 처음 하는 사람뿐 아니라 낚시를 많이 해온 사람한테도 도움이 될 만한 유익한 정보들이 들어 있어 이 책을 추천한다.
수공의 아내 박혜원
머리말
낚시는 사람에 따라 인생에서 다른 의미를 가질 것이다. 흔하지는 않지만, 낚시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 즉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직 낚시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낚시가 인생의 모든 것일 수 있다. 반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단순한 취미로 낚시하러 다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 낚시는 단순한 취미 생활을 넘어 내 삶을 만들게 한 바탕이었다. 어릴 적 내 자아를 찾는 것과 인격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대학원 시절부터 정년 퇴임할 때까지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키우게 해주고 연구자, 교육자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내 삶의 주어진 일들을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게 해준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나는 평생을 낚시하며 살아왔다. 어디서부터 나이가 든 현재까지 낚시를 통해 일 년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낚시 환경에 맞는 낚시채비, 미끼, 포인트 선정을 통해 동적이며 효율적인 낚시를 추구해 왔다. ‘수공의 낚시 이야기’에서는 자력으로 본격적인 출조를 시작했던 중학생 시절인 1960년대 후반부터 현재 이르기까지 낚시 중 경험한 나의 에피소드와 축적된 나만의 떡밥 낚시 팁들을 소개했다. 더불어 낚시에 도움이 될 만한 붕어 생리, 생태적 특성을 알기 쉽게 정리하였다.
첫 낚시
나의 낚시는 어릴 적 함께 사셨던 셋째 삼촌에 의해 시작되었다. 군에서 제대하셨던 셋째 삼촌은 다섯 살 어린 나에게 붕어 담을 주전자를 들려서 자전거 뒷자리에 태워 답십리 밭 가운데 있던 커다란 웅덩이로 낚시하러 가셨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첫 낚시터다. 많은 것이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1, 2학년 때 처음 낚싯대를 잡았는데 장소는 원주 흥업저수지였다. 서툴게 휘두른 첫 캐스팅은 뒤에 있던 풀에 걸렸고 어쩔 줄 몰라 하던 나를 구경하시던 삼촌이 웃으시며 도와주셨던 것이 생각난다.
첫 밤낚시도 비슷한 시기에 경험했다. 원주 부근 신평저수지 제방 좌측 하류 포인트였는데 텐트나 파라솔 없이 돗자리만 깔고 이슬을 맞고 자는 나를 셋째 삼촌이 춥지 않게 감싸 주었던 것과 저수지에 피어올랐던 물안개와 수없이 많았던 밤하늘의 별들에 대한 추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삶을 만들어 간 낚시
학교에 자리 잡은 나에겐 많은 양의 일거리를 처리해야 하는 교수로서의 일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의 등 교육과 연구, 그리고 교내의 사회봉사 영역의 일들이었는데 많은 일거리 때문에 자주 밤을 새웠다. 하지만 아무리 일이 많았어도 주말의 낚시는 거르지 않았다. 주말에 낚시 갈 시간을 만들기 위해 주중에 모든 일을 마무리하곤 하였는데 사실 이런 생활 패턴은 대학원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학위 논문을 쓰기 위한 실험들, 시험과 발표 준비, 조교 업무, 학회 논문 발표 등 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낚시 갈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주중에 다 해결하곤 하였다.
나의 이런 패턴은 본업을 잘하기 위한 재충전으로 낚시하는 것이 아니라 낚시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을 미리 처리하는 경우였다. 물론 피곤한 상태에서 낚시하러 가게 되고 밤을 새워 낚시한 후에 집에 돌아오게 되면 몸은 녹초가 되어 잠을 청하게 되지만 낚시는 일주일간의 생활을 잘 마무리하는 역할을 해주었다. 정년 퇴임한 이후로도 나의 출조는 유지되고 있다.
수공의 낚시 이야기
환경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붕어 낚시
사계가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계절에 따른 붕어 낚시의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같은 계절이라 하더라도 하루 중 시간대의 변화에 따라서도 붕어의 입질 빈도나 입질 형태 또는 나오는 붕어 크기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폭우, 폭설, 강풍, 한파, 폭염, 가뭄 등과 같은 급격하고 불순한 일기 변화는 낚시를 어렵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은 대상어인 물속 붕어가 온전히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풍부한 먹잇감, 18~24℃ 정도의 적절한 수온, 원활한 산소 공급, 그리고 다양한 은신처를 제공하는 물속 환경 조건이 되면, 붕어는 활발한 먹이 활동을 통해 생장과 번식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한파가 와 수온이 7~8℃ 이하로 떨어지며 물속 산소 농도가 낮아지고 먹잇감이 줄어들게 되면 활발한 먹이 활동 대신 움직임을 줄이고 에너지 소모를 제한하여 불량 환경을 극복하게 된다.
결국 붕어 낚시는 붕어가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조건에 놓여 있느냐 아니면 위축된 먹이 활동을 해야만 하는 환경 조건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즉 어떤 환경을 갖는 낚시터에서 낚시를 진행하는가에 따라 입질 빈도, 입질 폭, 씨알 등 조과의 많은 부분이 결정될 수 있다.
조과에 영향을 주는 꾼의 낚시 능력
붕어 낚시 조황 잠재력은 붕어 활성과 자연환경 요인들에 의해 먼저 결정되지만, 실제적인 조과는 낚시꾼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꾼에 의해 결정되는 붕어 낚시 조과 관련 요인들을 간략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① 출조지와 포인트 선정
붕어 낚시에서 꾼이 만족할 만한 조과를 거두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붕어의 활성이 좋아 먹이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장소로 출조하는 것이다. 출조지를 정하는 과정은 다양하다.
② 낚싯대 편성
정해진 포인트에서 어떤 길이의 낚싯대를 몇 대나 펴고 낚시를 진행할지도 조과에 관련된 요인이다. 몇 대를 어떻게 펼지는 수초 분포나 수심 같은 포인트 상황과 어떤 미끼를 쓰고 어떤 형태의 낚시를 추구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③ 낚싯대 캐스팅
미끼가 달린 채비를 얼마나 정확하게 원하는 지점에 떨어트리냐는 조과와 직결된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곡물 떡밥을 사용해 붕어를 집어시키면서 낚는 경우에는 개인의 낚시 기술 가운데 핵심 부분에 해당한다. 낚싯대를 캐스팅하는 방법으로는 앞치기, 원돌리기, 반돌리기, 머리 위로 넘겨 치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④ 채비의 선택
붕어 낚시채비는 봉돌 하나에 외바늘 또는 양 바늘을 달아 쓰는 원 봉돌 채비로부터 봉돌을 분할하거나, 편대를 이용하거나, 또는 찌맞춤을 아주 가볍게 하는 스위벨 채비, 편대 채비, 얼레 채비, 옥 내림 채비, 방랑자 채비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사용되고 있다.
채비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 본 줄과 목줄의 굵기와 길이다. 그러나 이 부분도 사용하는 개인의 낚시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⑤ 찌의 선택과 찌맞춤
찌는 붕어의 미끼 흡입 동작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므로 어떤 찌를 어떻게 맞추어 쓰는가는 미끼 사용과 함께 조과를 좌우하게 된다. 막대형 찌, 오뚜기찌, 고추찌 등 다양한 형태의 몸통을 갖는 찌들이 사용되는데 꾼이 추구하는 낚시 형태나 선호하는 미끼의 종류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⑥ 미끼의 선택과 활용법
개인의 취향에 따라 생미끼나 옥수수를 써 다대 편성을 하고 대물만을 기다리는 낚시를 하거나 한 대만을 펴서 외바늘로 떡밥 낚시를 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원하는 조과를 위해서는 선택한 미끼 사용법이 적절해야 한다.
⑦ 입질 파악과 챔질
붕어 활성이 좋고 적합한 채비와 미끼를 사용하는 경우 꾼은 거침없는 찌올림을 보고 여유 있는 챔질을 통해 붕어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불량 환경 조건에서 낚시는 떨어진 붕어 미끼 흡입력으로 인해 움직임이 지저분해지거나 미약해 꾼은 입질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 따라서 적절한 챔질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아진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채비와 찌맞춤을 더욱 예민하게 하고 바늘을 한두 치수 작고 가벼운 것으로 교체하거나, 사용하는 미끼를 붕어가 작은 힘으로도 쉽게 흡입할 수 있게 크기를 작게 하거나 질감을 부드럽고 연하게 변화시켜 사용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미약한 찌 움직임 속에서도 일정한 패턴이 형성될 수 있고 그 패턴을 읽어 챔질 타이밍을 잡는 시도를 할 수 있는데 그 성공 여부에 따라 개인 간 조과 차가 발생할 수 있다.
붕어 낚시의 핵심 요소, 입질
낚시꾼이 낚싯바늘에 미끼를 달아 넣는 이유는 붕어가 미끼를 흡입하는 입질이 찌를 통해 표현되게 해서 붕어를 낚기 위함이다. 즉 물속 붕어와의 만남을 위한 낚시 행위 중 찌를 통한 입질의 표현은 낚시꾼에게 물속 붕어의 행동을 알 수 있게 하여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붕어 낚시의 즐거움은 출조 전 낚시 준비하기부터 시작해 출조지로 달려가기, 포인트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살피기, 대를 핀 후 믿기를 달아 넣고 찌 세우기, 입질 기다리기, 입질을 맞이해서 챔질하기, 챔질 된 붕어와 씨름 후 만나기, 낚아낸 붕어 방생하기,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귀가하기 등 낚시의 모든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만일 입질을 보지 못해 붕어를 만나질 못한다면 붕어 낚시의 즐거움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낚싯바늘에 미끼를 달아 넣은 낚시꾼의 최종 목적은 붕어와의 만남이고 붕어와 만나려면 반드시 입질을 받아야만 한다. 즉 입질을 받는 것은 낚시꾼의 최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입질을 통해 붕어와 만나는 것은 찌의 움직임을 감지하거나 파악하는 즐거움, 타이밍을 잡아 챔질하는 즐거움, 입 걸린 붕어와 힘겨루는 즐거움, 낚아낸 붕어를 손에 넣어보는 즐거움, 그리고 방생하는 즐거움 등 입질을 받지 못하는 낚시에서는 겪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즐기게 된다. 이렇듯 입질을 볼 수 있느냐 없느냐는 낚시의 목적인 붕어와의 만남을 달성하느냐 못하느냐와 직결되고, 달성하는 경우에는 낚시의 즐거움도 온전하게 충족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레 입질을 받기 위한 노력은 필사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어려운 낚시 환경에 처했을 때는 모든 노력을 다 쏟아붓게 되는데 열과 성을 당한 노력의 결과로 힘들더라도 입질을 받게 되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면 또한 붕어 낚시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붕어의 식욕을 촉진하는 물질
다양한 아미노산, 자당, 포도당, 과당, 구연산 등 여러 물질에 대한 어류의 맛 선호도를 조사한 연구에서 어류는 이들 물질의 종류에 따라 식욕 촉진이나 식욕 억제 또는 무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붕어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가지 아미노산 중에 아르지닌(arginne), 발린(valine), 아이소류신(isoleucine), 루이신(leucine) 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프롤린(proline)과 메타이오닌(methionine)에는 싫어하는 반응을 보여 아미노산 종류에 따른 맛 선호도가 다름을 나타내었다.
우리나라 붕어 낚시에서 전통적인 미끼로 사용된 곡물 떡밥의 주재료 중 하나는 콩이다. 한반도가 원산지인 콩은 40%가 단백질로 이루어지는데 이 콩 단백질에 가장 많이 포함된 아미노산이 붕어가 선호하는 루이신이다. 루이신 이외에도 붕어가 선호하는 발린과 아이소류신도 많이 포함됐지만 붕어가 싫어하는 메타이오인은 가장 적게 포함하고 있어 왜 붕어가 콩이 들어간 떡밥을 잘 받아먹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붕어는 또한 탄수화물인 자당과 포도당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으나 구연산은 싫어하는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곡류에는 많은 양의 녹말이 포함되어 있는데 녹말이 분해되면 포도당이 된다. 이 부분도 곡물 떡밥이나 옥수수가 붕어 미끼로 효력을 발휘하는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볼 수 있다.
붕어 낚시 미끼의 종류
붕어가 후각과 미각을 이용해 선호하는 먹이를 선택해서 섭식하는 과정을 이해하면 어떠한 미끼가 붕어 낚시에 유효할지를 생각할 수 있다. 꾼이 사용하는 미끼는 물속에 들어가면 붕어가 선호하는 냄새 물질 분자(선호하는 아미노산 또는 당류)를 충분히 방출하는 것이 첫 번째 조건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붕어 낚시 미끼인 떡밥, 어분, 글루텐, 지렁이, 새우, 참붕어, 옥수수 등은 종류와 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냄새 물질을 방출해서 붕어의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점은 같다. 다만 사계절에 따른 물속 환경 및 수온 변화와 붕어 활성에 따라 미끼로써 효율성이 달라진다. 따라서 어떤 조건에서 어떤 미끼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꾼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조과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부분이다.
곡물 떡밥에 씨알과 마릿수를 보장해 주는 겨울 물 낚시터
남부지방에는 셀 수 없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저수지, 수로, 댐 등의 낚시터가 있다. 이 중 겨울 낚시가 유리한 해남, 진도, 장흥, 보성, 고흥권에서 필자가 경험했던 저수지 낚시터 중 곡물 떡밥에 6치에서 월척 사이의 씨알로 마릿수 조항을 꾸준히 보인 네 곳씩을 소개한다.
해남권 : 신덕지, 옥동 농장제(옥연 1지), 옥동지, 사교지
진도권 : 사천1지, 둔전지, 심동지, 인천지
보성, 장흥권 : 영천지, 지정지, 수동 2지, 영보제
고흥권 : 매곡지, 내봉지, 오월지, 거군지
붕어 이야기
우리나라 붕어의 정체성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붕어는 학술적으로 모두 Carassius auratus로 불린다. 하지만 오랜 기간 낚시를 해온 분들이면 다 인지하다시피 다양한 종류의 붕어가 서식하고 있다. 여러 형태 중 가장 흔하게 만나는 붕어는 누런 금색의 비늘을 바탕으로 농 녹색을 띠는 붕어들인데 이들은 아마도 Carassius auratus auratus, 즉 wild goldfish일 것이다. 누런 금색 붕어 못지않게 은색 비닐을 바탕으로 한 꼬리가 약간 긴 형태의 붕어들도 만날 수 있는데 이들은 Carassius auratus gibelio이거나 Carassius auratus lansdorfii일 가능성이 크다. 셋째로 강원도의 산속 소류지 같은 곳에서는 체고가 아주 낮아져서 길어 보이는 붕어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일본 붕어 중 Carassius auratus buegeri와 닮은꼴로 여겨진다. 그 외에 경상도 지역에서 심심치 않게 낚시에 올라오는 희나리 붕어는 떡붕어의 원형적인 일본의 겡고로부나 Carassius auratus cuvieri와 분류학상으로 매우 근접할 듯한 느낌이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붕어들의 유전학적 정체성이 확립돼서 보다 확실한 분류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붕어의 후각 신경계
붕어의 후각 능력은 주변 환경에서 먹이를 찾거나 산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붕어는 입과 눈 사이에 두 개의 콧구멍을 갖고 있다. 콧구멍은 물을 통과시키는데, 물에 녹아 있는 물질들이 콧구멍을 통과하게 되면 조밀하게 자리 잡은 후각 감각신경세포(olfactory sensory neuron)인 움세포(Crypt cell)들이 방향성 물질들을 감지한다. 붕어의 콧구멍 안에는 후각 로제트(Olfactory rosette)라 불리는 기관이 있다. 이 후각 로제트의 표피를 후각 상피조직(Olfactory epithelium)이라 하는데, 이곳에 움세포들이 표면 또는 조직 내부에 있다. 움세포들은 후각 신경구(Olfactory bulb)에 연결되어 있고 후각 신경구는 후각 로(Olfactory tract)를 통해 뇌로 연결된다. 따라서 후각 상피조직에 있는 움세포가 물속의 방향성 물질을 탐지하거나 성페로몬(Sex pheromone)을 탐지하게 되면 뇌에 전달돼서 먹잇감 쪽으로 이동하거나 산란 준비를 하는 행동 명령을 뇌가 내리게 된다. 움세포는 또한 물속 포식자로부터의 화학물질을 탐지해서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도 함으로써 붕어의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비늘의 형성
경골어류인 붕어는 지느러미를 제외한 몸 전체에 단단한 비늘(scale)을 갖고 있다. 몸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세포들을 상피조직(epithelium)이라고 하며, 맨 바깥쪽에 위치한 표피와 그 아래에 위치하는 진피로 나뉜다. 붕어의 비늘은 진피에서 합성돼서 자라게 된다. 생식을 통해 만들어진 수정란이 세포 분열과 기관 형성을 통해 하나의 개체로 발달하게 되는데 비늘은 이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 생성된다. 이렇게 어린 개체에 형성된 비늘은 그 개체가 성장함에 따라 일생 같이 생장한다. 일반적으로 이 비늘 수는 거의 일정하게 평생 유지된다.
측선의 구조
붕어 비늘을 살펴보면 아가미 뒤쪽부터 꼬리지느러미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붕어 몸통의 중심에 있는 비늘에 점 같은 흔적이 직선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측선이다. 측선 비늘을 맨눈으로 볼 때 점처럼 보이는 것은 측선공(extend opening)으로 작은 구멍이다. 이 구멍은 비늘 밑 진피 속의 측선관(lateral opening)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에는 신경소구(neuromast) 또는 촉감구라 불리는 감각기관이 존재한다. 각 신경소구는 끝이 젤리 같은 컵 모양의 봉우리(epula)로 씌워진 40~50개의 수용체 속 유모세포들로 구성된다. 이 신경소구 내 수용성 유모세포들이 측선과 측선관을 통해 외부로부터 들어온 자극(stimulus)을 감지하여 신경계를 통해 뇌로 전달하게 된다.
측선의 기능
측선은 감각기관으로 주변 물속에서의 움직임이나 진동, 그리고 압력의 변화를 감지한다. 이는 붕어가 물속에서 이동할 때 방향을 잡거나, 먹이 활동하거나, 포식자에 대한 방어 또는 여러 개체들이 무리를 이루는 사회적 군집화(social schooling)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여러 개체가 큰 무리를 이루는 군집화는 포식자의 직선 활동을 교란해 위험을 줄어들게 한다. 즉 한 마리의 먹이 개체가 독립적으로 있을 때는 도망가면서 만들어내는 파장이 단순하지만, 여러 마리가 동시에 수영하면서 만들어내는 물의 압력 변화는 복잡한 패턴을 만들기 때문에 포식자는 측선을 통해 먹이가 될 개체를 정확하게 포착할 수 없게 된다.
봄 포인트 선정 요령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산란 전의 붕어는 0.05℃의 미약한 수온 변화도 감지해 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더욱 따뜻한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 낚시할 포인트를 정할 때 먼저 고려해야 할 조건으로는 빠르게 수온이 상승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수온이 쉽게 오르면 수심이 얕아야 한다. 만약 넓은 지역이 편평하게 1m 전후 수심을 갖는 조건이라면 수온 상승에 유리한 곳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수초 분포로, 수초 지대가 열을 축적하는 효과가 있어 수온 상승을 도울 수 있다. 또한 수초는 붕어의 은신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산란장 역할을 하므로 이 시기에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세 번째는 물색, 즉 물의 탁도이다. 일반적으로 수온이 오르면서 플랑크톤을 포함하는 수생 생물들의 활성이 살아나 이들의 활동과 밀도가 높아지게 되면 물의 탁도도 증가한다. 투명도가 높은 물에 비해 탁도가 높은 물속 붕어는 먹이 활동에 대한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어 왕성한 먹이 사냥을 하게 된다.
네 번째는 포인트의 방향이다. 이 시기에는 따뜻한 남서풍이 자주 불게 되는데 남쪽을 향해 포인트를 잡으면 대개 바람을 안고 낚시를 하게 된다. 추운 겨울 같으면 바람직하지 않은 조건이지만 따뜻해진 이 시기에 바람에 의한 산소 공급의 혜택을 볼 수 있어 대물 붕어의 입질 받기에 유리해지는 조건이다.
다섯 번째는 비가 와서 수위가 약간 불어나는 상태라면 세상의 봄 낚시 조건이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비 온 후 갑자기 영하로 기온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이 아니라면 많은 봄 붕어를 만날 기회가 될 것이다.
수공의 곡물 떡밥 낚시
사계절 미끼, 곡물 떡밥
곡물 떡밥의 사용은 계절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곡물 떡밥은 봄부터 가을까지 수온이 높은 제철뿐 아니라 수온이 낮은 겨울, 비철 시즌에도 탁월한 붕어 낚시 미끼로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주재료인 콩, 보리, 밀, 옥수수를 저수온의 물속에서 잘 용해해서 미세한 분자 형태의 아미노산이나 탄수화물 체 형태로 멀리까지도 확산이 일어날 수 있게 적절하게 가공해서 사용하고, 채비를 예민하게 세팅한다면 한겨울에도 충분한 챔질 타이밍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매년 겨울이면 해남, 진도, 고흥 같은 전남 지방으로 겨울 물 낚시를 다녔는데, 직접 만든 수제 곡물 떡밥을 사용해 굵은 씨알의 붕어를 만나 볼 수 있었다.
겨울에 하는 물 낚시
90년대 이전에는 얼음이 20~30cm 두께로 두껍게 언 상태에서 안전하게 얼음낚시를 해왔다. 하지만 90년대 어느 해부턴가 겨울에 얼음이 얼지 않거나 얼음이 약해서 불안한 상태에서 낚시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90년대 초부터 불안한 얼음낚시 대신 따뜻한 해남, 진도, 고흥, 여수 등 남녘을 찾아 겨울 물 낚시를 시도하게 되었다.
겨울에 남녘에서 물 낚시를 함으로써 맛보게 된 가장 큰 놀라움은 떡밥을 잘 먹으며 밤낚시가 잘 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나오는 붕어의 씨알도 월척급들을 포함한 굵은 붕어들이고 때에 따라서는 마릿수도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제철보다 훨씬 더 큰 기대감과 긴장감을 느끼고 낚시를 하게 되었다. 또한 바람이 강해지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것과 같은 악조건에 놓였을 때 그것을 극복하고 받아냈을 때의 성취감은 제철 낚시 때와는 크게 달랐다.
◎ 수공 최근원 지음,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붕어 낚시≫, 창조와 지식, 2025
☞ 저자 최근원 : 낚시 전문가. 1955년 서울 출신 수공 최근원은, 어릴 적부터 낚시를 접하여 꾸준히 낚시를 해왔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원예학과에서 이학박사를 마치고 경희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원예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 정년퇴임 후 붕어 낚시에 관한 글을 써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