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폭설 이후 /장 석
- [보도자료]
- 2024-12-01
폭설 이후
장 석
소나무 가지 솔잎 위에
흰 눈이 앉아 있다
허리가 부러지고 생살이 찢겨
산발한 머리를 바닥에 박은 그 나무 옆
밤을 밟아 부쉈던 소리 바로 옆
무엇에 마음을 빼앗겨
숲의 간이역에서 멈춘 납자처럼
우리는 무슨 일로 내려왔던가
고요히 날리는 일도
작은 발자국도 죄가 되리니
행각을 거두고 선정에 든 구름 한다발
솔잎은 이 차갑고 따뜻한
멈춤의 시간을 하얀 배 안으로
손을 넣어 붙잡고 있다
보라 모든 것들이 남 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언젠가는 겨울도 녹아 사라지리라